의약학술팀 최선 기자
최근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약 5조원 가량에 인수했다. 겨우(?) 배달 업체를 5조원에? 그렇다. 납득하기 어렵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건 또 있다.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회사가 요기요라는 경쟁 배달 앱 업체라는 점이다. 이미 기반 기술을 축적한 회사가 특수한 업종도 아닌 경쟁 배달 업체를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차라리 고작 몇 억으로 비슷한 카피 앱을 만드는 게 남는 장사가 아닐까, 본인도 그렇게만 생각했다.
정부가 15일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 합동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심의 의결했다. 주요 골자는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료 데이터는 사실상 기록확인 및 증빙용에 머물렀다.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죽은 데이터(dummy)에 불과했다는 뜻. 그간 AI, 빅데이터, 4차 산업 혁명 등 말만 거창했지 결과물은 보잘 것 없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일용할 양식은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회를 최근 통과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의료데이터를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명 처리'한 경우 제3자 제공이 가능해졌다. 이제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을 포함한 과학적 연구 활용범위가 확대됐다.
복지부는 "의료 빅 데이터 활용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기반 제공과 새롭게 부상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등 신기술 개발 그리고 저평가 트랙을 확대해 인공지능과 정밀의료 등 첨단 융복합 의료기술 혁신성을 보다 넓게 인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만난 모 의료정보 데이터 업체 대표는 근거(evidence) 중심의 의학의 근본에는 결국 데이터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의학을 경험 기반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리얼월드데이터와 같은 실재적인 증거들을 기반으로 한 근거 중심 의학 시대라는 것. 그리고 이후 시대는 데이터 주도 의학(data driven medicine) 시대가 열릴 것이라 확신했다.
환자의 상태 변화 등이 기록으로 남고 플랫폼을 통해 수집되고, 실시간 진단/치료 자료가 수집되고 이것이 신약 개발이나 의학적 근거 창출에 반영되는 구조. 말 그대로 데이터 주도의 의학 시대가 열린다는 뜻이다.
이런 설명을 들은 후에야 배달의 민족의 인수 합병 건에 보이지 않던 지점들이 보였다. 딜리버리히어가 정작 거금을 들여 구매하고 싶었던 건 플랫폼의 외형이 아니라 전국 유통망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음식 배달 및 취향, 지역별 선호도와 같은 '빅 데이터'였다고. 실제로 배달의 민족은 전국민의 절반 이상의 음식 취양, 행동 양태, 선호도 등 자료를 보유한 '데이터 회사'나 다름 없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의료정보 데이터의 활용을 가능케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이 바이오 산업 전체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런 수순. IT강국이면서 임상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내 환경에서 데이터의 활용만큼 확실한 추진체도 없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이 축적한 데이터의 가치가 5조원에 달한다면, 그간 국내에서 축적된 의료정보의 값어치는 어떨까. 그 데이터로부터 향후 파생될 부가가치의 총합은 어떻게 될까.
작년 방한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한국이 집중해야 할 목표로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을 꼽았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핵심은 질 좋은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했냐는 양에서 승부가 난다. 한국은 이제 막 신약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납득하기 어려운 건 또 있다.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회사가 요기요라는 경쟁 배달 앱 업체라는 점이다. 이미 기반 기술을 축적한 회사가 특수한 업종도 아닌 경쟁 배달 업체를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차라리 고작 몇 억으로 비슷한 카피 앱을 만드는 게 남는 장사가 아닐까, 본인도 그렇게만 생각했다.
정부가 15일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 합동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심의 의결했다. 주요 골자는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료 데이터는 사실상 기록확인 및 증빙용에 머물렀다.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죽은 데이터(dummy)에 불과했다는 뜻. 그간 AI, 빅데이터, 4차 산업 혁명 등 말만 거창했지 결과물은 보잘 것 없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일용할 양식은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회를 최근 통과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의료데이터를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명 처리'한 경우 제3자 제공이 가능해졌다. 이제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을 포함한 과학적 연구 활용범위가 확대됐다.
복지부는 "의료 빅 데이터 활용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기반 제공과 새롭게 부상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등 신기술 개발 그리고 저평가 트랙을 확대해 인공지능과 정밀의료 등 첨단 융복합 의료기술 혁신성을 보다 넓게 인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만난 모 의료정보 데이터 업체 대표는 근거(evidence) 중심의 의학의 근본에는 결국 데이터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의학을 경험 기반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리얼월드데이터와 같은 실재적인 증거들을 기반으로 한 근거 중심 의학 시대라는 것. 그리고 이후 시대는 데이터 주도 의학(data driven medicine) 시대가 열릴 것이라 확신했다.
환자의 상태 변화 등이 기록으로 남고 플랫폼을 통해 수집되고, 실시간 진단/치료 자료가 수집되고 이것이 신약 개발이나 의학적 근거 창출에 반영되는 구조. 말 그대로 데이터 주도의 의학 시대가 열린다는 뜻이다.
이런 설명을 들은 후에야 배달의 민족의 인수 합병 건에 보이지 않던 지점들이 보였다. 딜리버리히어가 정작 거금을 들여 구매하고 싶었던 건 플랫폼의 외형이 아니라 전국 유통망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음식 배달 및 취향, 지역별 선호도와 같은 '빅 데이터'였다고. 실제로 배달의 민족은 전국민의 절반 이상의 음식 취양, 행동 양태, 선호도 등 자료를 보유한 '데이터 회사'나 다름 없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의료정보 데이터의 활용을 가능케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이 바이오 산업 전체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런 수순. IT강국이면서 임상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내 환경에서 데이터의 활용만큼 확실한 추진체도 없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이 축적한 데이터의 가치가 5조원에 달한다면, 그간 국내에서 축적된 의료정보의 값어치는 어떨까. 그 데이터로부터 향후 파생될 부가가치의 총합은 어떻게 될까.
작년 방한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한국이 집중해야 할 목표로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을 꼽았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핵심은 질 좋은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했냐는 양에서 승부가 난다. 한국은 이제 막 신약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