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 1천만원대 로봇수술 포괄수가서 빠진다

발행날짜: 2020-01-30 05:45:56
  • 심평원, 신포괄 이어 7개 질병군 포괄서도 다빈치 로봇 제외
    관계자 "의료현장 로봇수술 현황파악 결과 제외키로 결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소위 '묶음수가'로 불리는 포괄수가 대상에서 '로봇수술'은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액제 대신에 행위별 수가제로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급여권에 포함된 진단과 입원료보다 비급여인 수술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30일 심평원에 따르면, 신포괄수가제와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대상에 당초 '다빈치 로봇수술'이 포함됐지만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이를 제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포괄수가제의 경우 기존 포괄수가제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개발된 의료기관 진료비 지급 모형으로 입원료와 처치 등은 포괄 묶음 수가로, 의사의 수술과 시술은 행위별 수가로 별도 보상하는 개념이다.

심평원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핵심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와 동시에 그동안 건강보험 일산병원 등을 포함한 공공병원들에게만 실시해오던 신포괄수가제를 민간병원에까지 확대하는 작업을 펼쳐왔다.

그 결과, 2020년 1월 31개 민간병원이 신포괄수가제 참여를 확정하면서 전국에 총 99개 병원이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심평원은 지난해 8월 신포괄수가제 개편 과정에서 다빈치 로봇수술을 묶음수가 대상에 포함시켰다가 다시 행위별수가제로 전환했다. 기존까지는 신포괄수가제 대상에 로봇수술을 포함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제도 참여 의료기관들은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해왔다.

여기에 더해 심평원은 신포괄수가제와 별도로 운영해오던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에서도 로봇수술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포괄수가제의 경우 신포괄수가제와 달리 검사, 투약, 처치, 입원기간 등에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받는 정액제 형태다.

그동안은 다빈치 로봇수술을 '신의료기술'로 비급여로 별도 보상하고 해당 의료기관의 자료제출을 통해 운영현황을 파악하고자 했지만, 활용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현재 운영되는 묶음수가 형태 지불제도 모두에서 로봇수술은 제외된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신포괄수가제와 포괄수가제 모두에서 다빈치 로봇수술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며 "소위 배보다 배꼽이 크기 때문이다. 두 제도 모두에서 의사의 수술비용이 나머지 포괄로 묶인 진료비용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빈치 로봇수술의 경우 비급여로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돼 왔다"며 "앞으로 입원, 처치 등에 진료비용도 포괄수가제가 아닌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가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한 다빈치 로봇수술의 관행가는 1000만원 수준으로 총 비급여 규모는 84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체 가능한 건강보험 의료행위인 복강경 수술의 비용은 200∼300만원 정도다.

현재 다빈치 로봇수술의 경우 정부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의 '마지막'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비용효과성 논란으로 급여 찬반여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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