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피디아]시부트라민 이어 두번째 참사…"약제 처방 위축 우려"
발암 발생률 통계적 유의성 없었지만 안전성 우려에 퇴출 결정
|메디칼타임즈=이인복 최선 원종혁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름잡았던 전통 강호 벨빅(로카세린)이 결국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으면서 비만약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0년 최다 처방량을 기록하다 퇴출된 리덕틸(시부트라민) 사태에 이어 안전성을 강조하던 약물이 퇴출되면서 다시 한번 파장을 예고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향후 비만 약물 처방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FDA 경고 이어 식약처 판매 중지 결정…파장 불가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4일 식욕 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로카세린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판매 중지 및 회수를 결정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로카세린 성분의 식욕 억제제 즉 비만약은 일동제약의 벨빅과 벨빅엑스알정 등 2가지 품목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벨빅의 시장 퇴출을 결정한 셈이다.
이번 판매 중지 결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FDA는 현지시각으로 13일 벨빅이 약물의 위험성에 비해 이점이 적다며 에자이에 자발적으로 약물을 회수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에자이측은 즉각적으로 미국 내에서 자발적 회수 조치를 결정했고 미국에서도 사실상 벨빅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식약처도 판매 중지 결정의 배경으로 FDA의 요청과 에자이의 자진 회수를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의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위해성이 유익성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FDA 등의 조치를 참고해 판매 중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퇴출로 이어진 암 발생 논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가
그렇다면 이렇게 약물 퇴출로까지 이어진 암 발생 위험은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이 논란의 시작은 비만약 최초로 이뤄진 5년간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 'CAMELLIA-TIMI 61'이 불씨가 됐다.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 임상인 CAMELLIA-TIMI 61 연구는 미국 등 8개국 400여 의료기관에서 심혈관 질환을 가진 비만환자 1만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스터디다.
이 연구에서 벨빅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심혈관계 사건(MACE)이 2.0%로 위약군의 2.1%와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며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시된 이 논문에서 암 발생과 관련한 위험성이 눈에 띈 것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 벨빅 투여군은 모든 종류의 암(any cancer) 발생률이 3.59%로 위약군 3.50%에 비해 일정 부분 높았다.
또한 대조 임상 전 동물시험 등에서도 유방암 발생 위험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실제로 3상 임상 결과를 보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1.18배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당시 에자이를 비롯해 대다수 의학자들은 이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암 발생 위험을 보기 위한 연구가 아닌 만큼 이에 대한 전향적 통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3.59%와 3.50%의 차이가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FDA는 지난 1월 16일 이러한 자료를 기반으로 짧은 리포트를 내며 벨빅의 암 발생 위험을 경고했다. 그러나 이때도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며 위험성이 이점보다 클 수 있다는 정도의 짧은 메시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지시각으로 13일 FDA는 안전성 서한을 통해 에자이에 제품 회수를 요구했고 이는 곧 시장퇴출로 이어졌다. 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FDA가 내놓은 자료는 매우 제한적이다. 연구 기간 동안 벨빅을 처방받은 그룹에서 462명이 암에 걸렸고(7.7%) 위약군은 423명(7.1%)가 발행한 만큼 위험성이 이점을 앞선다는 분석이다.
또한 FDA도 이러한 통계적 한계를 인정한 듯 이러한 차이만으로는 유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보다 장기 복용하거나 오랜기간 추적 관찰하게 된다면 그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의학자들이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연구에서 나온 통계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시장 퇴출까지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대한비만학회 김대중 총무이사(아주대병원)는 "FDA가 공개한 근거를 보면 실제로 암 발생 위험이 크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벨빅 투여군에서 좀 더 암 환자가 나왔다는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통계적 검증이 따라와야 하는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퇴출 절차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NEJM에 나온 연구 결과와 FDA가 내놓은 자료 사이에 환자 수 등 괴리가 있는 것을 보면 에자이측에 좀 더 많은 백데이터를 요구해 분석한 것으로는 보여진다"며 "결국 이 데이터가 모두 공개되기 전까지는 의문만을 남길 수 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리덕틸 이어 다처방약 퇴출…안전성 논란 불가피
의학적, 통계적 근거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결국 벨빅이 퇴출 수순을 밟으면서 비만약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또 다시 불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덕틸(시부트라민)에 이어 다처방약이 퇴출되는 결과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9월 이뤄진 리덕틸의 시장 퇴출은 성장하던 비만약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당시 100억원이 넘는 처방액을 기록하며 비만약 부분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FDA는 리덕틸을 대상으로 이뤄진 심혈관계 안정성 평가 연구인 SCOUT를 기반으로 약의 위험성이 이점을 앞선다며 벨빅과 마찬가지로 자발적 회수를 권고했다.
당시 SCOUT 연구를 보면 리덕틸을 처방받은 그룹은 뇌졸중이나 심장발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16%로 위약군 10%보다 높았다.
또한 비치명적인 심장 발작도 리덕틸 그룹이 4.1%, 위약군 3.2%로 분석됐고 비치명적 뇌졸중 또한 리덕틸 그룹은 2.6%, 위약군은 1.9%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자 미국 애보트는 즉각 이를 철수하기 시작했고 이후 호주와 대만, 홍콩 등 세계 각국에서 판매 중지, 회수 조치가 이뤄지며 리덕틸은 이후 시장에서 볼 수 없었다.
벨빅이 시장에 나온 뒤부터 크게 주목받은 부분도 여기에 있다. 리덕틸 퇴출 이후 마땅히 대안이 없었던 비만약 시장에 심혈관 안전성을 강조하는 신약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결국 벨빅조차 시장에서 퇴출되는 결과를 맞으면서 비만약 전체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약 안전성 논란 우려감 팽배 "의사·환자 모두 위축"
실제로 전문가들은 비만약 분야에서 상당한 지배력이 있는 벨빅의 퇴출은 안전성 논란에 불을 지필 수 밖에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리덕틸에 이어 비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던 약물이 안전성을 이유로 퇴출된 것은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벨빅의 경우 비만약 중에서 유일하게 장기간 안전성 연구를 진행한 약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리덕틸에 이어 벨빅의 퇴출은 결국 비만약 전체에 대한 안전성 이슈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며 "그나마 벨빅은 장기간 스터디라도 있었지만 다른 약제들은 아예 그러한 근거조차 없는 상황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국내에서 벨빅의 경쟁 약제로 분류되는 약들은 아예 안전성 연구조차 없는 상황이라 의사로서 안전하다고 얘기할 근거도 없는 상태"라며 "그나마 심혈관 안전성이라도 검증된 약이 벨빅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비만약 전체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의 의견을 내고 있다. 벨빅 퇴출이 비만치료와 약물 처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벨빅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의 자료를 보면 2018년 원외 처방액이 90억 76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한 디에타민(84억 8100만원), 3위 휴터민(78억 6000만원) 등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벨빅의 퇴출은 비만약 시장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비만 약물 처방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대한비만학회 김대중 이사는 "벨빅의 퇴출은 혹여 비만약 자체가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특히 환자들 뿐만 아니라 비만을 약물로 치료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던 의사들조차 처방을 망설이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의사가 확신을 가져야 환자를 설득해서 약물 처방을 내는데 이러한 이슈가 계속되면 약을 권하는 행위 자체가 위태로워지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실제 임상 현장에서 비만 환자를 보고 있는 의사들은 대체약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당분간은 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은 "그나마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한 장기간 스터디가 나온 약이 벨빅 밖에 없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약의 퇴출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만성 질환 환자가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옵션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대안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 사태로 비만약 전체를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럽다"며 "지금으로서는 이러한 환자군들에게 쓸 수 있는 약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의사들과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최다 처방량을 기록하다 퇴출된 리덕틸(시부트라민) 사태에 이어 안전성을 강조하던 약물이 퇴출되면서 다시 한번 파장을 예고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향후 비만 약물 처방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FDA 경고 이어 식약처 판매 중지 결정…파장 불가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4일 식욕 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로카세린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판매 중지 및 회수를 결정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로카세린 성분의 식욕 억제제 즉 비만약은 일동제약의 벨빅과 벨빅엑스알정 등 2가지 품목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벨빅의 시장 퇴출을 결정한 셈이다.
이번 판매 중지 결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FDA는 현지시각으로 13일 벨빅이 약물의 위험성에 비해 이점이 적다며 에자이에 자발적으로 약물을 회수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에자이측은 즉각적으로 미국 내에서 자발적 회수 조치를 결정했고 미국에서도 사실상 벨빅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식약처도 판매 중지 결정의 배경으로 FDA의 요청과 에자이의 자진 회수를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의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위해성이 유익성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FDA 등의 조치를 참고해 판매 중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퇴출로 이어진 암 발생 논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가
그렇다면 이렇게 약물 퇴출로까지 이어진 암 발생 위험은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이 논란의 시작은 비만약 최초로 이뤄진 5년간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 'CAMELLIA-TIMI 61'이 불씨가 됐다.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 임상인 CAMELLIA-TIMI 61 연구는 미국 등 8개국 400여 의료기관에서 심혈관 질환을 가진 비만환자 1만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스터디다.
이 연구에서 벨빅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심혈관계 사건(MACE)이 2.0%로 위약군의 2.1%와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며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시된 이 논문에서 암 발생과 관련한 위험성이 눈에 띈 것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 벨빅 투여군은 모든 종류의 암(any cancer) 발생률이 3.59%로 위약군 3.50%에 비해 일정 부분 높았다.
또한 대조 임상 전 동물시험 등에서도 유방암 발생 위험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실제로 3상 임상 결과를 보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1.18배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당시 에자이를 비롯해 대다수 의학자들은 이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암 발생 위험을 보기 위한 연구가 아닌 만큼 이에 대한 전향적 통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3.59%와 3.50%의 차이가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FDA는 지난 1월 16일 이러한 자료를 기반으로 짧은 리포트를 내며 벨빅의 암 발생 위험을 경고했다. 그러나 이때도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며 위험성이 이점보다 클 수 있다는 정도의 짧은 메시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지시각으로 13일 FDA는 안전성 서한을 통해 에자이에 제품 회수를 요구했고 이는 곧 시장퇴출로 이어졌다. 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FDA가 내놓은 자료는 매우 제한적이다. 연구 기간 동안 벨빅을 처방받은 그룹에서 462명이 암에 걸렸고(7.7%) 위약군은 423명(7.1%)가 발행한 만큼 위험성이 이점을 앞선다는 분석이다.
또한 FDA도 이러한 통계적 한계를 인정한 듯 이러한 차이만으로는 유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보다 장기 복용하거나 오랜기간 추적 관찰하게 된다면 그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의학자들이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연구에서 나온 통계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시장 퇴출까지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대한비만학회 김대중 총무이사(아주대병원)는 "FDA가 공개한 근거를 보면 실제로 암 발생 위험이 크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벨빅 투여군에서 좀 더 암 환자가 나왔다는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통계적 검증이 따라와야 하는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퇴출 절차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NEJM에 나온 연구 결과와 FDA가 내놓은 자료 사이에 환자 수 등 괴리가 있는 것을 보면 에자이측에 좀 더 많은 백데이터를 요구해 분석한 것으로는 보여진다"며 "결국 이 데이터가 모두 공개되기 전까지는 의문만을 남길 수 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리덕틸 이어 다처방약 퇴출…안전성 논란 불가피
의학적, 통계적 근거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결국 벨빅이 퇴출 수순을 밟으면서 비만약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또 다시 불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덕틸(시부트라민)에 이어 다처방약이 퇴출되는 결과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9월 이뤄진 리덕틸의 시장 퇴출은 성장하던 비만약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당시 100억원이 넘는 처방액을 기록하며 비만약 부분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FDA는 리덕틸을 대상으로 이뤄진 심혈관계 안정성 평가 연구인 SCOUT를 기반으로 약의 위험성이 이점을 앞선다며 벨빅과 마찬가지로 자발적 회수를 권고했다.
당시 SCOUT 연구를 보면 리덕틸을 처방받은 그룹은 뇌졸중이나 심장발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16%로 위약군 10%보다 높았다.
또한 비치명적인 심장 발작도 리덕틸 그룹이 4.1%, 위약군 3.2%로 분석됐고 비치명적 뇌졸중 또한 리덕틸 그룹은 2.6%, 위약군은 1.9%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자 미국 애보트는 즉각 이를 철수하기 시작했고 이후 호주와 대만, 홍콩 등 세계 각국에서 판매 중지, 회수 조치가 이뤄지며 리덕틸은 이후 시장에서 볼 수 없었다.
벨빅이 시장에 나온 뒤부터 크게 주목받은 부분도 여기에 있다. 리덕틸 퇴출 이후 마땅히 대안이 없었던 비만약 시장에 심혈관 안전성을 강조하는 신약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결국 벨빅조차 시장에서 퇴출되는 결과를 맞으면서 비만약 전체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약 안전성 논란 우려감 팽배 "의사·환자 모두 위축"
실제로 전문가들은 비만약 분야에서 상당한 지배력이 있는 벨빅의 퇴출은 안전성 논란에 불을 지필 수 밖에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리덕틸에 이어 비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던 약물이 안전성을 이유로 퇴출된 것은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벨빅의 경우 비만약 중에서 유일하게 장기간 안전성 연구를 진행한 약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리덕틸에 이어 벨빅의 퇴출은 결국 비만약 전체에 대한 안전성 이슈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며 "그나마 벨빅은 장기간 스터디라도 있었지만 다른 약제들은 아예 그러한 근거조차 없는 상황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국내에서 벨빅의 경쟁 약제로 분류되는 약들은 아예 안전성 연구조차 없는 상황이라 의사로서 안전하다고 얘기할 근거도 없는 상태"라며 "그나마 심혈관 안전성이라도 검증된 약이 벨빅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비만약 전체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의 의견을 내고 있다. 벨빅 퇴출이 비만치료와 약물 처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벨빅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의 자료를 보면 2018년 원외 처방액이 90억 76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한 디에타민(84억 8100만원), 3위 휴터민(78억 6000만원) 등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벨빅의 퇴출은 비만약 시장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비만 약물 처방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대한비만학회 김대중 이사는 "벨빅의 퇴출은 혹여 비만약 자체가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특히 환자들 뿐만 아니라 비만을 약물로 치료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던 의사들조차 처방을 망설이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의사가 확신을 가져야 환자를 설득해서 약물 처방을 내는데 이러한 이슈가 계속되면 약을 권하는 행위 자체가 위태로워지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실제 임상 현장에서 비만 환자를 보고 있는 의사들은 대체약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당분간은 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은 "그나마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한 장기간 스터디가 나온 약이 벨빅 밖에 없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약의 퇴출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만성 질환 환자가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옵션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대안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 사태로 비만약 전체를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럽다"며 "지금으로서는 이러한 환자군들에게 쓸 수 있는 약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의사들과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