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핵심은 '자가면역'...덩달아 치료제도 관심

원종혁
발행날짜: 2020-03-02 05:45:57
  • 감염자 80.9% 경증에 그쳐…자가면역 완치 사례도 보고
    증식 억제 초점 맞춘 치료제 더불어 면역증강 요법 주목

|메디칼타임즈=원종혁·최선 기자| 코로나19 대 치료제간의 전쟁이 막을 올랐다. 딱히 치료제가 없는 신종 감염병의 특성상 현재 치료는 증세의 완화에 초점을 맞춘 대증요법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특별한 치료제 없이도 완치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 대증요법 혹은 '자가 면역'의 힘을 빌어 완치된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까닭에 면역에 대한 강조가 눈에 띈다. 실제 노인 감염군에서 사망이 집중된다는 점, 당뇨병 등 기저질환자의 사망 비율이 높다는 점이 면역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이유다.

감염자 및 사망자의 특성과 이를 통해 지금까지 시도되고 있는 치료제 전략을 살폈다.

▲코로나19 사망자, 기저질환 비율 많아

코로나19 감염자 중 당뇨병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인원에서의 치사율이 높았다. 치사율은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들에서는 최대 3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명확한 기전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통계치들을 근거로 추정하면, 기저질환 환자군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정상적인 면역기능이 무너지면서 '급성호흡증후군'이나 '폐혈성쇼크' 증상 등 이차감염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칼레트라의 효능을 놓고 연구자들간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홍콩중의대 내분비내과 줄리아나 챈(Juliana C. N. Chan) 교수팀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응급상황으로 번져나가면서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에는 취약한 부분이 발생했다"며 "고령과 기저질환자을 가진 고위험군에서는 특히나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월 중순 중국 CDC가 집계한 보고서를 보면 COVID-19 확진자 4만 4672명 가운데 경증 증세가 80.9%를 차지한다. 치사율은 2.3%에 그친다. 2002년 SARS 9.6%,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34.4%보다는 치사율이 매우 낮은 수치.

다수는 경증에 그치는 반면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보다 높은 치사율을 기록한다. 80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14.8%라는 평균 대비 높은 치사율을 기록했다. 중국 CDC 조사 결과 기저질환이 없는 인원들의 치사율은 0.9%지만,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각각 10.5%와 7.3%로 치사율에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근거하면 "당뇨병 유병기간이 긴 고령 환자일 수록, 감염 악화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면역기능 감소,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위험 노출"

만성질환자들 감염 사례의 문제점들은 주요 논문들에서도 거론된다. 챈 박사팀이 주도한 연구는 당뇨병전문지 'Diabetologia' 1월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2Fs00125-019-05074-7).

연구는 같은 당뇨병 환자라도 젊은 환자 대비 고령 환자에서 사망률이 높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점막의 세포로 바이러스가 침투해 폐렴 증세를 일으킨다. 이를 고려하면 폐렴으로 인한 중증 폐손상이 면역이 약한 환자군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면역 저하 군에서 급성호흡곤란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이나 심할 경우 폐혈성쇼크(septic shock)로 전환,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사망의 주요 원인이 ARDS 및 폐혈성쇼크 증세였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실제 홍콩지역 39세 사망자는 당뇨병 환자였다. 이어 70세 사망자도 당뇨병, 고혈압, 만성신질환 등 다양한 기저질환을 동반한 상태였다.

챈 박사팀은 논문을 통해 "아직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감염에 취약성이 증가하는 부분은 명확히 설명되지 않지만, 높은 혈당수치가 면역체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감소시키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의견을 냈다.

▲학계 유력 기전 제시 "면역 저하→이차감염 진행"

국내 당뇨병 전문가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올해 1월 우한 지역 감염자 41명을 분석한 LANCET 게재 보고서는 "이중 당뇨병 환자가 20%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이번 사태에 앞서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유행을 할 때에도 건강한 일반인에 비해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심각한 경과를 보이고 입원을 요하는 경우가 6배, 폐렴 발생 위험이 4배,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배까지도 높았다는 결과들이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 당뇨병 환자에서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이유로 제시되는 기전은, T세포와 호중구의 기능을 감소시켜 선천적 면역체계 및 체액성 면역체계를 하향조절한다는 이론 등 다향하게 제시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2월부터 코로나19에 대한 아비간의 임상 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또한 고혈당은 호중구 및 대식세포의 화학주성(chemotaxis), 식세포작용(phagocytosis), 살균작용 같은 선천적 면역체계의 중요 요소에 장애를 야기시켜 이차감염으로 진행하기 쉬운 상황을 만든다는 의견도 나온다. 약화된 선척적 면역체계와 이에 따른 Th1의 Th2의 이동이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 때 관찰되는 알레르기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김홍빈 분당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다수는 감염된 뒤, 보통은 3일 내지 5일 후에 증상이 좋아진다"며 "중국CDC에서 확진자 수만 명을 분석해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80%는 경증으로 그냥 지나간다고 발표했다. 확진자의 대부분 그렇게 경증으로 지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병을 가지고 있는 중증 환자가 확진자가 되거나, 확진자에게 폐렴 합병이 발생할 경우"라면서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들이 위중한 상태에 빠지지 않게, 또는 폐렴이 생겼을 때도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할 것이냐,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실행에 옮기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다수는 경증에 불과…치료제 후보군 진짜 효과 있나?

인체는 세균 및 바이러스와 같은 항원이 들어오면 항체를 만들어 대항하는 자가 치유 면역 시스템을 갖고 있다. 대다수 코로나19 감염자가 경증에 그친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

바이러스의 증식 활동을 억제하고 체내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치료 약물들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도 비슷한 맥락이다.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아닌, 바이러스의 증식 활동으로 인한 기저질환의 악화가 주요 사망 원인이라면 바이러스의 증식 활동을 억제하고 면역을 활성화하는 치료전략이 주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서울대병원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에 나선 이뮨메드의 'HzVSFv 13주'도 비슷한 기전을 갖고 있다. HzVSF v13주는 바이러스억제물질인 VSF(virus suppressing factor)를 인체에서 바이러스질환 치료제로 인간항체화한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겨냥하진 않지만 바이러스 감염된 세포의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작용해, 다양한 바이러스의 병리 작용을 억제한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인체 내 면역 기능이 작동하기까지의 시간을 벌어준다는 것.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렘데시비르나 후지필름 도야마화학이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개발했던 아비간, 애브비가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모두 비슷한 기전을 가졌다.

렘데시비르는 광범위 항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이는데 에볼라 바이러스를 비롯한 마버그(Marburg), 메르스(MERS), 사스(SARS) 등과 관련한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용도로 전임상이 진행된 상황이다.

이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뿐 직접적으로 제거하지는 않는다. 다만 증식이 억제된 시간 동안 면역이 활성화돼 바이러스와 직접 싸울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

코로나19의 확산 사태로 면역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개원가에서는 면역요법이 마케팅 수단으로 등장했다.
칼레트라와 같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제제는 HIV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단백질과 결합하거나 효소에 결합하는 과정에 개입,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갖는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활동을 '정지' 수준으로 낮추기 때문에 코로나19에도 대안으로 적용되는 것일 뿐 딱히 "치료 효과가 있다"고 단언하긴 이르다. 치료 효과를 두고 학자간 이견이 나오는 것도 비슷한 이유.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과연 효과적인지 데이터만 놓고 볼 때는 불확실하다"며 "기전상 코로나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을 막는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들이 실제 바이러스 증식 억제 작용으로 효과를 낸 것인지, 대다수의 경증 완치 사례처럼 자가 치유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는 뜻이다.

▲재조명받는 면역력…NK세포도 임상 돌입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기 면역이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면역세포도 재조명받고 있다. 치료약 없이도 면역력으로 이겨낸 사례를 종합하면 , 면역 시스템만 '정상 작동'하면 경증 내지 무증상으로 완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세포는 종양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숙주를 죽이는 것이 주요 임무로, 사이토카인으로 체내 면역력을 올려주거나 다양한 장기와 조직에서 기능하는 세포다.

특히 면역세포 중 NK세포는 타고난 면역반응의 근간으로 몸의 면역계에서 방어 1선을 담당하고 있는 세포로 종양 세포나 바이러스 감염 세포 등 비정상세포를 즉각적으로 인식해 제거한다.

NK세포의 이런 능력을 활용해 허난성은 2월 21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성 폐렴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뉴저지에 있는 소렌토와 셀룰라리티사는 GMP에서 제조된 NK세포로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개발을 개시했다.

학계 역시 코로나와 같은 변종이 자주 출몰한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치료제로서의 NK세포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

면역 치료를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개원가를 중심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개인별 영양치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면역력 증강으로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흉선 추출 면역주사부터 고용량 비타민을 섞은 감초주사 등이 등장했다. 실제로 면역 능력이 부각되면서 이와 관련한 문의도 늘었다.

면역 및 NK세포 사업을 영위하는 티에스바이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면역세포 및 NK세포의 보관과 치료 및 적응증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며 "실제로 NK 세포가 임상 시험에서 바이러스 치료제로 사용된다는 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NK 세포 치료 역시 완벽한 치료 방식이거나 치료제로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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