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스페셜]유럽으로간 국내 항원-항체 진단키트 정작 국내에선 규제
전문가들 의견 분분 "스크리닝에 필요" VS "위음성 혼란"
|메디칼타임즈=이지현·최선 기자| 10분만에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가 유럽 등 해외로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일각에선 수출하는 제품을 왜 정작 국내에선 사용할 수 없느냐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여전히 일부 전문가들은 정확도를 의심하는 것이다.
"우리 병원 환자, 지키겠다는데 왜 막나"
특히 요양병원 등 RT-PCR검사에 목말라 있는 일선 중소병원에선 빠르고 저렴한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 허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A중소병원 의료진은 고열을 동반한 장마비 환자가 내원해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응급처치가 시급한 환자였지만 해당 상급병원은 고열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검사 확진 후 내원할 수 있다며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할 것을 요구한 것.
RT-PCR 코로나19 진단검사 시간은 최소 6시간 이상. 자칫 환자가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해당 의료진은 "발열을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내원했을 땐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1분 1초가 아까운 의료현장에서 RT-PCR검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짧은시간에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B요양병원 의료진은 "최근 집단감염이 이슈가 되는 마당에 발열환자 발생시 즉각 검사를 통해 격리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검사결과까지 시간이 너무 길다"로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게다가 발열 환자 한명만 발생해도 스크리닝 차원에서 다른 병동까지 검사를 해보고 싶지만 RT-PCR검사는 비용도 시간도 부담스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B중소병원장은 "장기화 국면에서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처하려면 보조적인 진단법이 시급하다"고 했다.
글로벌 기준은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 권고
실제로 미국, 유럽 등에서 RT-PCR 검사와 면역항체 진단이 감염 확산 저지에 서로 보완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면역항체 진단이 신속하다는 점에서 지역내 대규모 집단을 검사하고, 고위험군을 빠르게 선별하는데 유리하기 때문. 면역항체 검사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이후 RT-PCR 검사로 정확한 확진 판정을 내린다면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6일 미국 FDA도 코로나19 진단키트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확대하면서 이와같은 용도 목적 구분을 통한 키트 사용이 보다 감염 예방에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FDA는 항면역항체 진단키트의 배포와 사용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부분을 포함하면서 항체 검사 하나만으로 코로나19을 진단하거나 감염 상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의심 환자에게는 항체 진단키트를 사용해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이후 RT-PCR 검사로 확진 여부를 판별하라는 취지다. WHO 역시 이런 내용으로 이달 2일 관련 지침을 업데이트했고, 이를 받아들인 중국CDC도 지난 3일 면역항체 진단키트의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특성상 가래, 콧물 등이 없는 무증상이거나 경증일 경우는 RT-PCR 방식으로는 오히려 검체 채취가 어렵거나, 이로 인한 오진, 진단율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WHO와 중국CDC는 무증상, 경증 환자에는 면역항원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WHO의 권고안은 "혈청(면역항체) 검사는 진행중인 감염병 발병의 조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유전자 검사가 음성이면서 코로나19 감염에 위험요인이 있을 경우 혈청검사는 진단의 지원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와 관련 체외진단기업협의회 관계자는 "WHO, 미국 FDA, 중국 등에서 혈청검사를 권고한다"며 "이번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징이 무증상 혹은 경미한 증상의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신속진단키트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증상 혹은 경증인 경우 가래도 콧물도 없어 검채 채취가 잘되지 않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때는 PCR과 항체 검사와의 병행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경우 퇴원후 재발하는 환자의 비율이 많이 항체 검사를 함께 하기를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항원항체 진단검사 도입두고 찬반 팽팽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두가지 진단법을 허용하는 가운데 국내에선 여전히 이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고려의대 예방의학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 최재욱 교수는 "RT-PCR과 면역항체 키트를 민감도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키트는 용도와 목적이 구분돼 있기 때문에 진단 정확성만을 가지고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며 "이 두가지를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부분도 모두 교과서에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스크리닝 용도로는 신속 진단이 가능한 면역항체 키트를, 이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정밀한 판단에는 RT-PCR 키트를 사용하는 것이 지역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이미 정립된 '학계 정설'이라는 것.
최 교수는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집단 감염을 사례를 막기위해서는 대규모 스크리닝 검사가 필요하고, 이때는 면역항체 검사가 효율적"이라며 "RT-PCR 진단 대비 1/8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의원에 배치해 검사하면 감염관리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 일부 전문의들은 여전히 검사의 정확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진단검사의학회 한 임원은 "항원항체 검사법의 정확도는 약 85%로 알려져 있다. 검사가 잘못된 15%의 환자는 누가 책임질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최근 코로나19 검사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는데 진단검사의학과는 임상의사가 필요해 검사를 의뢰하는 건에 대해 진행할 뿐"이라며 "만약 필요하고 정부도 검사의 정확도를 인정하면 승인해서 도입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료관련감염학회 엄중식 정책이사는 "더이상 미국, 유럽이 한국의 기준이 아니다. 한국처럼 RT-PCR를 하루 2만5천개씩 해낼 수있는 국가는 없다"며 "무엇보다 정확도가 높은 RT-PCR검사로도 위음성 여부를 놓고 사회가 떠들썩한데 정확도가 낮은 항원항체검사를 도입할 경우 굉장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수출하는 제품을 왜 정작 국내에선 사용할 수 없느냐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여전히 일부 전문가들은 정확도를 의심하는 것이다.
"우리 병원 환자, 지키겠다는데 왜 막나"
특히 요양병원 등 RT-PCR검사에 목말라 있는 일선 중소병원에선 빠르고 저렴한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 허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A중소병원 의료진은 고열을 동반한 장마비 환자가 내원해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응급처치가 시급한 환자였지만 해당 상급병원은 고열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검사 확진 후 내원할 수 있다며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할 것을 요구한 것.
RT-PCR 코로나19 진단검사 시간은 최소 6시간 이상. 자칫 환자가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해당 의료진은 "발열을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내원했을 땐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1분 1초가 아까운 의료현장에서 RT-PCR검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짧은시간에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B요양병원 의료진은 "최근 집단감염이 이슈가 되는 마당에 발열환자 발생시 즉각 검사를 통해 격리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검사결과까지 시간이 너무 길다"로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게다가 발열 환자 한명만 발생해도 스크리닝 차원에서 다른 병동까지 검사를 해보고 싶지만 RT-PCR검사는 비용도 시간도 부담스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B중소병원장은 "장기화 국면에서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처하려면 보조적인 진단법이 시급하다"고 했다.
글로벌 기준은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 권고
실제로 미국, 유럽 등에서 RT-PCR 검사와 면역항체 진단이 감염 확산 저지에 서로 보완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면역항체 진단이 신속하다는 점에서 지역내 대규모 집단을 검사하고, 고위험군을 빠르게 선별하는데 유리하기 때문. 면역항체 검사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이후 RT-PCR 검사로 정확한 확진 판정을 내린다면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6일 미국 FDA도 코로나19 진단키트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확대하면서 이와같은 용도 목적 구분을 통한 키트 사용이 보다 감염 예방에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FDA는 항면역항체 진단키트의 배포와 사용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부분을 포함하면서 항체 검사 하나만으로 코로나19을 진단하거나 감염 상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의심 환자에게는 항체 진단키트를 사용해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이후 RT-PCR 검사로 확진 여부를 판별하라는 취지다. WHO 역시 이런 내용으로 이달 2일 관련 지침을 업데이트했고, 이를 받아들인 중국CDC도 지난 3일 면역항체 진단키트의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특성상 가래, 콧물 등이 없는 무증상이거나 경증일 경우는 RT-PCR 방식으로는 오히려 검체 채취가 어렵거나, 이로 인한 오진, 진단율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WHO와 중국CDC는 무증상, 경증 환자에는 면역항원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WHO의 권고안은 "혈청(면역항체) 검사는 진행중인 감염병 발병의 조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유전자 검사가 음성이면서 코로나19 감염에 위험요인이 있을 경우 혈청검사는 진단의 지원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와 관련 체외진단기업협의회 관계자는 "WHO, 미국 FDA, 중국 등에서 혈청검사를 권고한다"며 "이번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징이 무증상 혹은 경미한 증상의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신속진단키트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증상 혹은 경증인 경우 가래도 콧물도 없어 검채 채취가 잘되지 않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때는 PCR과 항체 검사와의 병행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경우 퇴원후 재발하는 환자의 비율이 많이 항체 검사를 함께 하기를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항원항체 진단검사 도입두고 찬반 팽팽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두가지 진단법을 허용하는 가운데 국내에선 여전히 이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고려의대 예방의학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 최재욱 교수는 "RT-PCR과 면역항체 키트를 민감도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키트는 용도와 목적이 구분돼 있기 때문에 진단 정확성만을 가지고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며 "이 두가지를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부분도 모두 교과서에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스크리닝 용도로는 신속 진단이 가능한 면역항체 키트를, 이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정밀한 판단에는 RT-PCR 키트를 사용하는 것이 지역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이미 정립된 '학계 정설'이라는 것.
최 교수는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집단 감염을 사례를 막기위해서는 대규모 스크리닝 검사가 필요하고, 이때는 면역항체 검사가 효율적"이라며 "RT-PCR 진단 대비 1/8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의원에 배치해 검사하면 감염관리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 일부 전문의들은 여전히 검사의 정확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진단검사의학회 한 임원은 "항원항체 검사법의 정확도는 약 85%로 알려져 있다. 검사가 잘못된 15%의 환자는 누가 책임질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최근 코로나19 검사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는데 진단검사의학과는 임상의사가 필요해 검사를 의뢰하는 건에 대해 진행할 뿐"이라며 "만약 필요하고 정부도 검사의 정확도를 인정하면 승인해서 도입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료관련감염학회 엄중식 정책이사는 "더이상 미국, 유럽이 한국의 기준이 아니다. 한국처럼 RT-PCR를 하루 2만5천개씩 해낼 수있는 국가는 없다"며 "무엇보다 정확도가 높은 RT-PCR검사로도 위음성 여부를 놓고 사회가 떠들썩한데 정확도가 낮은 항원항체검사를 도입할 경우 굉장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