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지역거점병원으로 응급실 폐쇄 첫 사례...환자 안전 도마
최석재 응급센터장 "고통은 병원 몫…이래선 더 못견딘다" 하소연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에 위치한 엘리야병원.
관절‧척추 진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병원이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실을 운영하면서 지역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충실하게 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천 엘리야병원 응급실에 큰 위기가 닥쳤다.
확진자가 다녀가지도 않았는데 폐쇄결정이 내려졌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급기야 응급실 폐쇄 논의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논의 끝이 응급실은 당분간만이라도 열기로 했지만 운영을 도맡던 응급의학과는 결국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응급실 운영을 도맡던 응급의학과 의료진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
메디칼타임즈는 8일 이천 엘리야병원 최석재 응급센터장(사진)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응급실 폐쇄를 논의할 수 밖에 없었던 의료기관의 상황을 들어봤다.
1995년 '장호원성모병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최근 명칭이 바뀐 엘리야병원은 관철‧척추 진료 중심으로 한 100병상 규모의 지방 중소병원이지만,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면서 이천 지역뿐 아니라 여주와 충북 음성, 멀게는 안성시 응급환자까지 커버하는 경기남부 지역 거점 의료기관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그 여파가 엘리야병원 응급실에까지 미친 것.
인터넷 카페 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엘리야병원 응급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망해 응급실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다. 사망환자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19 음성으로 판명된 데다 24시간 방역 조치를 하기 위해 응급실을 임시로 닫은 것이 와전된 것이다.
명백한 '가짜뉴스'였지만 소문의 위력은 대단했다. 평일 밤에 30~50명, 주중에는 최대 110명 가까이 응급실로 오던 환자들이 절반 이상 줄었다. 결국 엘리야병원 측은 운영의 어려움이 닥치자 응급실 폐쇄를 결정하고 이를 최 센터장에게 통보했다.
다만, 해당사실이 알려지자 지자체인 이천시 측에서 응급실 폐쇄 재고를 요청, 당분간 그대로 운영하기로 했지만 그 대신 응급의학과는 없애기로 했다. 이 때문에 최 센터장은 오는 12일까지만 근무해야 하고 병원을 떠나야할 처지가 됐다.
최 센터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환자가 응급실에 20명도 안되게 오고 있다"며 "응급실을 폐쇄하겠다고 했지만 이천시와 논의하면서 응급실은 유지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응급의학과는 배제됐는데 결국 전문의 없이 응급실을 운영하게 되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적자로 허덕였던 응급실 "폐쇄 앞당겨졌을 뿐"
하지만 최 센터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응급실 폐쇄 논의가 앞당겨졌을 뿐 언젠가는 벌어졌을 일이었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그동안 곪았던 고름이 일찍 터졌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10월부터 엘리야병원 응급실을 11개월 동안 응급실을 혼자 지켜왔던 최 센터장은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15시간, 주6일 근무로 근무를 해왔다. 이후 2019년 8월과 9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각각 1명씩 충원되면서 최근에서야 24시간 응급실 운영에 숨통의 트는 정도였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수가가산을 받을 수 없는 응급실이었다는 점이다.
복지부로부터 지역응급의료센터나 기관으로 지정을 받지 않은 이상 일반 응급실은 환자진료에 따른 수가가산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받을 수 있는 것이 야간 또는 공휴일 응급진료에 따른 50%의 수가가산이다. 응급실 운영에 따른 보상격인 '응급의료관리료'는 기대할 수 조차 없다. 현재 제도상 응급의료관리료는 지역응급의료기관 이상이어야지만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최 센터장은 "병원 입장에서는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받지 못한 응급실이기 때문에 야간 진료에 따른 수가가산이 전부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고용할 수 없는 수익구조로 그나마 최근까지는 지자체인 이천시의 보조비 형식으로 도움을 받아 운영할 수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 때문에 병원이 응급실을 문을 닫거나 응급의학과 폐지를 결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고통을 전적으로 병원이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러한 일이 앞당겨졌을 뿐이지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었다. 이전 병원서 인정을 받고 무언가 해보자고 자리를 옮겨 응급실 운영을 맡았는데 2년의 세월이 날아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문제는 엘리야병원의 여파가 고스란히 환자들이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센터장은 "이천시와 여주시 지역의 119가 당장 엘리야병원 응급실로 오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이천의료원과 안성의료원이 일반 환자를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상환자까지 모두 엘리야병원 응급실로 오는데 나중이 더 걱정이다. 현재는 이천시가 요청이 있어 유지하지만 언젠가는 닫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처럼 병원 측이 전적으로 고통을 분담한다면 응급실 운영이나 기관 지위를 반납하는 곳은 계속 나올 것"이라며 "소외된 지역 응급실 운영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절‧척추 진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병원이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실을 운영하면서 지역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충실하게 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천 엘리야병원 응급실에 큰 위기가 닥쳤다.
확진자가 다녀가지도 않았는데 폐쇄결정이 내려졌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급기야 응급실 폐쇄 논의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논의 끝이 응급실은 당분간만이라도 열기로 했지만 운영을 도맡던 응급의학과는 결국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응급실 운영을 도맡던 응급의학과 의료진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
메디칼타임즈는 8일 이천 엘리야병원 최석재 응급센터장(사진)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응급실 폐쇄를 논의할 수 밖에 없었던 의료기관의 상황을 들어봤다.
1995년 '장호원성모병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최근 명칭이 바뀐 엘리야병원은 관철‧척추 진료 중심으로 한 100병상 규모의 지방 중소병원이지만,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면서 이천 지역뿐 아니라 여주와 충북 음성, 멀게는 안성시 응급환자까지 커버하는 경기남부 지역 거점 의료기관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그 여파가 엘리야병원 응급실에까지 미친 것.
인터넷 카페 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엘리야병원 응급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망해 응급실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다. 사망환자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19 음성으로 판명된 데다 24시간 방역 조치를 하기 위해 응급실을 임시로 닫은 것이 와전된 것이다.
명백한 '가짜뉴스'였지만 소문의 위력은 대단했다. 평일 밤에 30~50명, 주중에는 최대 110명 가까이 응급실로 오던 환자들이 절반 이상 줄었다. 결국 엘리야병원 측은 운영의 어려움이 닥치자 응급실 폐쇄를 결정하고 이를 최 센터장에게 통보했다.
다만, 해당사실이 알려지자 지자체인 이천시 측에서 응급실 폐쇄 재고를 요청, 당분간 그대로 운영하기로 했지만 그 대신 응급의학과는 없애기로 했다. 이 때문에 최 센터장은 오는 12일까지만 근무해야 하고 병원을 떠나야할 처지가 됐다.
최 센터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환자가 응급실에 20명도 안되게 오고 있다"며 "응급실을 폐쇄하겠다고 했지만 이천시와 논의하면서 응급실은 유지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응급의학과는 배제됐는데 결국 전문의 없이 응급실을 운영하게 되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적자로 허덕였던 응급실 "폐쇄 앞당겨졌을 뿐"
하지만 최 센터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응급실 폐쇄 논의가 앞당겨졌을 뿐 언젠가는 벌어졌을 일이었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그동안 곪았던 고름이 일찍 터졌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10월부터 엘리야병원 응급실을 11개월 동안 응급실을 혼자 지켜왔던 최 센터장은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15시간, 주6일 근무로 근무를 해왔다. 이후 2019년 8월과 9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각각 1명씩 충원되면서 최근에서야 24시간 응급실 운영에 숨통의 트는 정도였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수가가산을 받을 수 없는 응급실이었다는 점이다.
복지부로부터 지역응급의료센터나 기관으로 지정을 받지 않은 이상 일반 응급실은 환자진료에 따른 수가가산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받을 수 있는 것이 야간 또는 공휴일 응급진료에 따른 50%의 수가가산이다. 응급실 운영에 따른 보상격인 '응급의료관리료'는 기대할 수 조차 없다. 현재 제도상 응급의료관리료는 지역응급의료기관 이상이어야지만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최 센터장은 "병원 입장에서는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받지 못한 응급실이기 때문에 야간 진료에 따른 수가가산이 전부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고용할 수 없는 수익구조로 그나마 최근까지는 지자체인 이천시의 보조비 형식으로 도움을 받아 운영할 수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 때문에 병원이 응급실을 문을 닫거나 응급의학과 폐지를 결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고통을 전적으로 병원이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러한 일이 앞당겨졌을 뿐이지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었다. 이전 병원서 인정을 받고 무언가 해보자고 자리를 옮겨 응급실 운영을 맡았는데 2년의 세월이 날아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문제는 엘리야병원의 여파가 고스란히 환자들이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센터장은 "이천시와 여주시 지역의 119가 당장 엘리야병원 응급실로 오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이천의료원과 안성의료원이 일반 환자를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상환자까지 모두 엘리야병원 응급실로 오는데 나중이 더 걱정이다. 현재는 이천시가 요청이 있어 유지하지만 언젠가는 닫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처럼 병원 측이 전적으로 고통을 분담한다면 응급실 운영이나 기관 지위를 반납하는 곳은 계속 나올 것"이라며 "소외된 지역 응급실 운영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