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 첫 타깃 복부초음파...잇단 '삭감'에 곡소리

발행날짜: 2020-06-01 05:45:58
  • [메타포커스]급여기준 상 허점 드러나…진료왜곡 현상 벌어져
    췌장‧담도 이어 간 초음파까지 현장선 삭감 '와장창' 지적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되고 있는 보장성 강화 정책이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 가운데 소위 문재인 케어 시행에 첫 타자이자 대명사로 꼽히는 '상복부초음파'가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된 지 2년이 지났다. 초음파는 이제 심장과 근골격계, 혈관 등 몇 가지를 빼고서는 대부분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상복부초음파는 2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의료현장 곳곳에서 급여기준의 문제점이 감지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상복부초음파를 건강보험으로 적용한 지 2년이 지나면서 급여기준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1일 메디칼타임즈는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건강보험으로 전환된 상복부초음파 급여기준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서 삭감 1위 췌장‧담도

앞서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8년 4월부터 간‧담낭‧담도‧비장‧췌장 등 상복부 초음파를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전환하는 한편, 급여기준 상으로 정한 시행 횟수를 넘어설 경우 환자 본인부담율을 80%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상복부초음파를 시행하는 소화기내과계에선 췌장과 담낭 초음파 급여기준에 문제가 있다며, 급여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일단 심평원이 제시한 급여기준을 살펴보면, 우선 상복부(간·담낭·담도·비장·췌장) 질환이 의심돼 진단을 위해 시행한 경우 초음파(일반) 1회가 건강보험으로 적용된다. 다만, 30일 초과하고 최초 진단과 다른 질환이 의심돼 시행한 경우에는 별도 산정 가능하다. 동시에 용종의 크기 등 진료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경과관찰이 필요한 담낭용종 환자에게 초음파(일반)를 시행한 경우 1년에 1번만 건강보험 급여로 신청할 수 있다.

소화기내과계에선 담당 용종의 경우 암의 위험인자라 추적관찰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존재하지만, 연 1회로 제한한 터라 진료왜곡이 벌어진다고 지적한다. 본인부담률이 80%로 올라가는 탓에 초음파가 아닌 CT로 촬영으로 이어진다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마저도 상황은 나은 편이다. 췌장 낭종이나 종양, 비장병변 등은 간이나 담낭 용종과 달리 초음파 추적이 급여가 적용안되기 때문에 환자가 진료비의 80%를 부담해야한다.

서울 A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낭 용종은 암의 위험인자"라며 "췌장도 마찬가지인 상황인데 만성 B형‧C형 간염 환자는 연 2회까지 급여가 가능한데 담낭 등 나머지는 1회이다. 형평성에 맞지 않으며 동일한 급여조건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정기준이 넘어서면 환자 본인부담이 80%로 증가하는데 타 병원으로 이동하거나 초음파가 아닌 CT 촬영을 하는 등 진료 왜곡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상복부초음파 건강보험 급여기준 중 일부분(자료제공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 때문에 각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내에서 '췌장‧담도' 전문의가 삭감 1위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대한췌장담도학회 임원인 또 다른 교수는 "실제 간‧췌장‧담낭‧담도‧비장질환 중 초음파에서 잘 관찰되는 환자는 CT나 MRI보다 복부초음파로 추적검사를 시행해도 된다"며 "복부CT는 방사선의 부담도 있고 조영제사용으로 인한 부작용도 있어, 복부CT시행이 어려운 환자 중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잘 관찰된 경우는 복부 초음파검사가 급여가 돼 추적하는 것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환자에게 더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급여시스템에서는 병원을 돌아다니며 초음파검사를 받는 경우는 초진에서 모두 급여가 가능하다"며 "불필요한 보험재정의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약제사용이 전산화로 조회가 되듯이 영상검사도 전산화로 조회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급여기준, 조금만 벗어나면 'OUT'

불만의 목소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간 초음파에서도 삭감 우려가 터져 나온다.

현재 간 초음파의 경우 급여기준 상으로 간경변증, 만 40세 이상 만성 B형‧C형간염 환자에게 간암 감시검사를 시행한 경우 초음파(정밀)를 연 2회까지 건강보험으로 적용하고 있다.

췌장과 담낭과 비교하면 기준상으로 급여범위가 넓지만, 이전과 다르게 최근 진료비 삭감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의료현장의 의견이다. 선별급여로 건강보험으로 전환된 탓에 급여기준 상으로 조금만 맞지 않아도 '무 자르듯' 삭감이 벌어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최근에는 전산을 통해 조금만 급여기준과 다르다면 걸러지는 탓에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른 진료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된 불만이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에서 보고한 보장성 강화 항목 재정추계 일부분이다. 상복부를 포함한 초음파 항목은 예상보다 재정이 적게 투입됐다.(단위 : 억원)
B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그동안은 모니터링만 한다고 해 느끼지 못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심하게 말하면 삭감이 와장창 되고 있다"며 "급여기준 원칙에서 벗어나면 전산에서 자동 삭감으로 이어진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만성 B형‧C형간염 환자의 경우 만 40세 이상이 기준이 되는데 가령 만 39세 환자의 경우는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병원마다 이러한 일이 최근 벌어지고 있다"며 "간학회 차원에서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심사자가 하는 심사와 전산심사에서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의료현장에서는 만 40세 이전이라도 연 1회 이상 B‧C형간염 환자가 건강보험으로 초음파를 받을 수 있게 급여기준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화기연관학회 보험정책단의 한 위원은 "복부초음파의 경우 특히 추적검사가 선별급여로 지정돼 있다"며 "선별급여는 급여화로 진행되는 과정이다. 적응증과 검사횟수 등의 조사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급여기준 확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기본적인 심사만 진행…현재도 모니터링만"

이 가운데 심평원 측은 의료계의 주장과 달리 상복부초음파는 현재 산정부위 착오나 청구방법 오류 등 기본적인 심사만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료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급여기준에 맞지 않는 청구 및 산정기준 착오에 대해 조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별급여로 청구해야 하는데 급여로 청구했다거나, 비급여인 것을 급여로 청구했을 경우 의료계에서 말하는 삭감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급여기준을 둘러싼 의료계와 심평원 간의 인식 차이에 따라 삭감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심평원은 복지부가 예고한 상복부초음파의 고강도 심사는 돌입하지 않고, 청구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거나 삭감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현장심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초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장성강화 정책에 따른 재정추계를 공개하면서 지난 3월부터 고강도 심사를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상복부초음파는 분석심사 선도사업 대상이 아니다"라며 "일단 현재까지도 모니터링만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산정착오 등의 심사만 펼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의료기관은 현장심사를 하는 수준"이라고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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