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초음파 급여화에 '영상의학과' 매출 고공행진

발행날짜: 2020-06-24 05:45:59
  • 분석보장성강화 수혜 입은 비뇨‧정신과, 요양급여비 성장세
    답이 없는 '소청과' 요양급여 상승률 수가인상률 보다 저조

지난해 영상의학과 의원의 급여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상의학과 의원의 기관수는 줄어드는 가운데 이룬 성장이라 주목할 만하다.

동시에 신경과와 정신의학과, 비뇨의학과 등도 급여 매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표시과목별 의원 중 최악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자료사진. 2019년도는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 효과를 본 특정 진료과목의 급여 매출 증가세가 확연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심사실적 기준 '2019년도 진료비 통계지표'를 토대로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 매출 변화를 비교했다.

전년도인 2018년도 심사실적 기준 진료비 통계지표와 비교‧분석한 것으로, 월 급여 매출은 진료과목별 요양급여비용을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 수로 나눈 값이다.

그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도 '영상의학과'의 건강보험 급여액 증가가 단연 독보적이었다. 2018년 보다 2019년 '27%'가 넘게 급여액이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영상의학과의 경우 지난해 월 평균 급여 매출은 6793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월 급여 매출이 4937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2000만원 가까이 급증했다.

결국 2018년 10월 급여권으로 들어온 뇌‧뇌혈관 MRI가 만들어 낸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같은 시기 개원한 영상의학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2018년도 153개소였던 영상의학과 의원은 2019년 151개소에 줄어들었던데 반해 급여 매출은 더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영상의학과의 고공행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MRI 급여화 효과다. 실제로 복지부가 지난해 하반기 MRI 급여에 따라 예측한 기존 재정 추계액 대비 66~71% 급증한 원인으로 병‧의원급의 검사건수 급증을 꼽았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각각 2.1배, 3.4배 검사 건수가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병‧의원은 6배나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복지부와 심평원은 올해 상반기 뇌‧뇌혈관 급여기준을 강화한데 이어 최근에는 심사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해당 자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8년도, 2019년 심사실적 기준 진료비 통계지표를 분석한 것이다. 해당 자료는 요양급여비용은 비급여를 제외하고, 건강보험 부담금과 (법정)본인부담금을 합한 것이다. 일반의의 경우 미표시 전문의 포함했다.
의료계에서는 뇌‧뇌혈관 MRI 급여화 효과에 더해 영상의학과가 안과나 정형외과처럼 단독이 아닌 공동개원 성향이 강해졌다는 데에서 이유를 찾았다. 이전부터 영상의학과의 경우 공동개원 형태로 건강검진센터를 함께 대규모로 운영했는데 여기에 MRI 급여화 효과까지 겹치면서 몸집이 커졌다고 분석다.

서울의 A중소병원장은 "영상의학과의 건강보험 급여액이 늘어난 것은 MRI와 초음파의 영향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검사건수 증가도 있지만 기존 비급여 영역이었던 것이 급여로 청구되면서 늘어난 영향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상의학과 의원의 경우 영상진단과 건강검진센터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MRI 급여화 효과와 건강검진센터 운영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당연히 건강보험 급여 청구가 이전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의료 환경이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의원 수가인상률보다 못한 성장…출구 없는 소청과

이 가운데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가장 저조한 급여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8년 대비 2019년 2.3% 급여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2019년 수가인상률인 2.7%보다도 못한 수치. 2018년 월 평균 2951만원이었던 급여 매출은 2019년 3021만원으로 100만원도 늘어나지 못했다.

가정의학과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소청과와 마찬가지로 해당년도 수가인상률에 못 미치는 2.5% 급여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한 의료단체 보험이사는 "소청과는 더 이상 단편적인 수가인상 등의 방법만으로는 급여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본격화 되고 있는 이상 더 이상 의원급 의료기관 시장에서 역할 확대를 바랄 수 없는 지경이다. 일부 진료과목의 주장처럼 인두제 도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의료시장에서 소아청소년과와 비뇨의학과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그 사이 비뇨의학과와 흉부외과,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는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 수혜를 입으면서 급여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는 종합신경인지검사(SNSB, CERAD-K 등)가, 흉부외과와 비뇨의학과는 초음파 급여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일부 진료과목에서는 그동안 비급여 진료에 집중했던 진료패턴이 급여항목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뇨의학과인데 기존에는 남성수술 등 비급여 시장에 의존했던 비뇨의학과 의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학병원급 진료를 표방한 고난도 진료를 내세운 비뇨의학과 의원이 많아졌다.

비뇨의학과의사회장을 역임한 어홍선 PSI어비뇨의학과 원장은 "인구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비뇨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전에는 비급여 진료 중심이었던 비뇨의학과 의원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비뇨질환 치료에 초점을 맞춰 전문화되고 특성화된 의원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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