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즌2 대비하라" 하반기 학회, 대응지침 준비

발행날짜: 2020-06-30 12:00:57
  • [메타 포커스] 심장학회, '방역' 초점 학회 운영 지침 마련
    코로나 장기화 전망…정부 권고 상회하는 자체안 도입 움직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 학술대회를 준비중인 학회들이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에도 학술대회를 진행했던 학회들은 정부 방역 권고안을 따르는 선에서 끝났지만 심장학회는 아예 지침을 만들어 향후 유사 사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심장학회는 내달 3, 4일 개최되는 2020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를 위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 지침'을 작성했다.

대응 지침은 코로나 장기화의 여파에 대한 자구책으로 마련됐다. 2~3월 춘계 학술대회 시즌 때만 해도 기온이 상승하는 6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이제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 2차 유행에 무게추가 쏠린다.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던 일부 학회들은 서울시와 관할 보건소의 집단 모임 개최에 대한 주의 권고 사항을 이행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심장학회는 학회의 눈높이에 맞는 지침을 신설했다.

학회는 지식 공유의 장을 넘어 외부 지역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사교의 장의 역할을 하기 때문. 게다가 참석 회원 외에 전시업체 및 제약사 부스까지 동원된다는 점에서 학회 사정에 맞는 디테일한 방역이 중요하다.

김기식 심장학회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며 "현재는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체계로 전환되어 일상생활과 경제, 사회 활동을 영위하면서 감염 예방활동을 지속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잡히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학회 개최와 운영에 우려가 있지만 참가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방역 및 예방활동에 최대한 힘을 모아 안전하게 학술대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 지침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 지침 중 일부. 학회장 도면 및 입장 관리 체계까지 기술해 놓았다.
대응지침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개요부터 ▲학회장 도면 및 입장 관리 체계 ▲학회장 주변 환경 관리 ▲학회 진행 요원 관리 ▲회원 참석자 예방 수칙 및 학회 운영 ▲전시업체 직원 관리 및 운영을 총망라해 정부의 권고 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김기식 이사장은 "현 지침은 정부에서 권고하는 기준을 상회할 뿐더러 의료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도의 방역수준"이라며 "이런 방역지침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학회장의 감염 예방 관리를 위한 내용과 학회 참석자, 전시업체 직원 및 학회 진행요원의 관리 및 운영까지 기술했다"고 강조했다.

▲입장 관리부터 퇴장까지 방역 지침 명문화

올초 진행된 학술대회는 행사 대행업체에 소독 및 방역을 일임했지만 완벽하진 못했다. 방역 관리 기준을 두고 진행된 학회는 국내외 모두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2월 학술대회를 진행한 모 학회 임원은 "당시엔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 지속될 것이란 판단을 하지 못했다"며 "당연히 소독 및 방역 지침도 정부 및 해당 관할 시의 방역 지침을 그대로 준용한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장케 했지만 입장 후에는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녀도 딱히 말릴 인원이나 규정이 없었다"며 "좌석도 양 옆에 한칸 씩 비워두고 착석을 유도했지만 친분이 있는 회원들끼리 모여 앉거나 같이 식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지적했다.

춘계에 진행한 학회들은 주로 마스크 착용 및 체온 검사 이후 학회 입장 및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학회장 내에서의 이동이나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에 대한 세세한 규정은 없었다.

반면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 지침'은 입장부터 퇴장까지 방역 관련 규정을 명시했다.

입장 순서는 다음과 같다. 모든 참가자들은 학회 양일 간 오전 7시에 건강상태 자가진단 문자를 발송하고 참가자들은 사전에 문진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일정 간격을 두고 입장해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체크 및 전신소독 분사기를 통과한다.

사전에 우편 수령한 네임텍 혹은 문자로 받은 등록 바코드로 건강상태확인 및 출결체크기계에 태그하고 입장 스티커를 부착 후 진행요원이 기념품 수령처로 안내한다. 기념품 수령처에서는 손소독제로 손 소독 후, 본인 확인을 완료하고 마스크, 일회용장갑, 기념품, 브로셔를 수령해야 입장이 끝난다.

학회장 주변 환경 관리도 임기응변이 아닌 세세한 디테일 모두 명문화했다.

병원균의 분무 발생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 빗자루나 진공청소기 등을 이용한 청소 방법보다는 청소용액이나 소독제를 적신 걸레를 이용해 청소를 시행해야 한다. 소독제를 분사해서 사용하지 않고, 깨끗한 타올에 소독제를 적시거나 제품화된 소독티슈(타올)를 이용하여 환경 표면을 철저하게 닦아야 한다. 또 학회장 청소 직원은 청소나 소독 시 개인보호구(KF80 마스크 이상의 호흡 기보호구, 장갑)를 착용하며, 소독 후 소독일지를 작성하도록 규정했다.

심장학회 관계자는 "매 강의 후 마이크 커버를 교체하게 하고 패널 좌석과 마이크 간격까지 신경썼다"며 "이외 학회 기간 중 다수가 모이는 단체 모임 및 회식 금지, 참석자간 악수 등 신체적 접촉 자제까지 엄격한 수준의 학회 예방 수칙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생활까지 파고든 코로나 방역...생활 지침도 나왔다

학회의 운영 지침에 이어 생활 속 지침도 나왔다.

23일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임현정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교수, 장피에르 캐나다 라발대학 교수가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영양과 운동에 대한 지침을 6월 국제 학술지 'Obesity(비만)' 인터넷판을 통해 발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이 다양한 규제를 두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규제는 개인의 신체 활동 감소와 건강한 식단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해 체중 증가, 혈당 상승, 고지혈증 악화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개최된 학회들의 코로나19 방역 대책들.
임수 교수는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은 신체 활동 부족과 불균형한 식생활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등에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신체활동 감소를 예방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권고사항을 정리해 발표했다"며 "개방된 공간에서 걷거나 조깅하기, 실내용 자전거나 러닝머신 활용하기 등과 같이 감염 위험에서 안전하게 신체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많은 사람들이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있으며, 공공 체육시설, 헬스장, 수영장, 공원과 같은 공간과 시설은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다. 이로 인해 움직이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해 줄어들고 있어 각자의 노력으로 신체 활동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안을 개발해야 할 상황이 됐다.

생활 지침에서는 불균형한 식생활에 대한 해법으로 반조리 및 신선 식품 섭취, 온라인 건강요리 강습 참여와 같은 방안도 제시했다.

집에 머무는 동안 배달음식과 인스턴트 음식, 패스트푸드의 소비가 증가할 경우 비만, 지방간, 대사증후군, 당뇨병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수 교수는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과 지속으로 인해 우리 주변의 생활 환경, 습관까지 코로나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에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전문가 권고사항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회는 전문가들만을 대상으로 한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와 일반인을 모두 아울러야 한다"며 "이런 지침 마련이야 말로 학자들이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권고사항 마련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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