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기준 설계 책임자 내부 수혈 추진했지만 규칙 개정 '실패'
전임 심평원장 추진했던 질환심사…반년 만에 조직폐지 '없던 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사 중심 '전문심사'를 총괄하는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방향성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심사기준 설계자를 내부에서 수혈키로 한 계획을 철회하는가 하면 지난해 말부터 심사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추진한 '질환심사' 계획을 돌연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심평원은 개방형 직위로 운영 중인 '심사기준실장'을 일반직 직위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직제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심사기준실장은 심평원 업무상 기관 설립 이래 가장 큰 변화인 심사평가체계 개편과 맞물려 중추적 역할을 하는 자리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을 추진하며 심평의학이라고 일컫는 심사와 급여기준 설계를 총괄하는 역할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복지부 고시 개정으로 공개되지 않은 심사지침이나 이전 사례를 가지고 진료분에 대한 삭감을 하지 못하면서 기관 입장에서 심사기준 개발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상황.
이 때문에 심평원은 심사기준 개발을 총괄하는 심사기준실장을 더 이상 공석으로 비워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최근 외부 전문가 영입을 포기하고 아닌 내부 인사로 대신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한 차례 외부 전문가 영입을 추진했지만, 심평원이 원하는 '의사' 출신 전문가들의 지원은 전무 했던 것도 내부 수혈의 이유가 됐다.
하지만 취재 결과, 심평원은 이러한 '직제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돌연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견수렴 과정에서 복지부에서 심평원의 규칙 개정을 반대했다는 후문으로, 일련의 반대 과정이 계획 철회의 가장 큰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심평원은 7월 1‧2급 실‧부장 정기인사에서 심사기준실장을 임명하지 못하고, 2년 가까이 부장 대행 체재로 심사기준실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
익명을 요구한 심평원 관계자는 "심사체계 개편은 기관의 역할을 바꿔놓을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심사체계 개편에서도 가장 핵심이 심사기준 개발업무다. 하지만 공석으로 유지된 지 2년 가까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공개된 심사기준에 의해서만 심사와 삭감을 할 수 있다"며 "엄청난 변화인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대행체제로 유지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시행 반년 만에 돌연 폐지된 '질환심사'
여기에 심평원은 올해 초 양훈식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질환심사추진단'을 구성해 추진했던 '질환심사' 운영을 사실상 폐지했다. 이를 전담하던 내부조직을 8월 인사개편에 맞물려 폐지하면서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것이다.
질환심사는 전 김승택 심평원장 재임시절 막판 추진했던 것으로 1차 심사서부터 심사직과 의사출신인 심사위원이 함께 심사물량을 처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과정에서 질환심사는 병‧의원 진료 청구분의 심사를 하면서도 복지부 고시나 심사지침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진료 항목을 발굴하고 심사위원이 이를 수가나 지침개발 부서에 건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올해 상반기 시범사업 형태로 내과계는 순환기와 소화기로 나눠 스텐트를 포함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과 B형간염약제를, 외과는 정형외과 분야 중 고관절과 견관절 질환 청구분을 질환심사에 적용해왔다.
하지만 시행 반년 만에 질환심사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김선민 심평원장 부임 이 후 첫 정기인사와 맞물리면서 전담조직은 폐지된 것인데, 이 과정에서 서울지원에 질환심사를 위해 파견됐던 '심사위원'들은 퇴직 혹은 겸임 심사위원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심사위원으로 원주 본원 복귀를 택하는 대신 3일만 출근하는 겸임 심사위원으로 전환해 서울에 잔류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은 최근 정기채용으로 변경한 바 있는 대규모 의사출신 심사위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심평원 내부적으로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심평원 고위직 인사는 "전임 심평원장이 추진했던 것이지만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이 단장으로 추진했던 사안이었는데 8월 돌연 부서가 폐지됐다"며 "상반기 별도예산까지 지원받아 서울지원에 별도 사무실까지 꾸리기로 했는데 모든 것이 없던 일이 됐다"고 귀띔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단체 임원은 "심사체계 개편이 기관의 핵심 화두인데 이를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할 진료심사평가위원회가 안팎으로 흔들리는 것 같다"며 "앞으로 심사체계 개편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 분석심사가 확대된다면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심사기준 설계자를 내부에서 수혈키로 한 계획을 철회하는가 하면 지난해 말부터 심사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추진한 '질환심사' 계획을 돌연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심평원은 개방형 직위로 운영 중인 '심사기준실장'을 일반직 직위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직제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심사기준실장은 심평원 업무상 기관 설립 이래 가장 큰 변화인 심사평가체계 개편과 맞물려 중추적 역할을 하는 자리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을 추진하며 심평의학이라고 일컫는 심사와 급여기준 설계를 총괄하는 역할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복지부 고시 개정으로 공개되지 않은 심사지침이나 이전 사례를 가지고 진료분에 대한 삭감을 하지 못하면서 기관 입장에서 심사기준 개발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상황.
이 때문에 심평원은 심사기준 개발을 총괄하는 심사기준실장을 더 이상 공석으로 비워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최근 외부 전문가 영입을 포기하고 아닌 내부 인사로 대신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한 차례 외부 전문가 영입을 추진했지만, 심평원이 원하는 '의사' 출신 전문가들의 지원은 전무 했던 것도 내부 수혈의 이유가 됐다.
하지만 취재 결과, 심평원은 이러한 '직제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돌연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견수렴 과정에서 복지부에서 심평원의 규칙 개정을 반대했다는 후문으로, 일련의 반대 과정이 계획 철회의 가장 큰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심평원은 7월 1‧2급 실‧부장 정기인사에서 심사기준실장을 임명하지 못하고, 2년 가까이 부장 대행 체재로 심사기준실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
익명을 요구한 심평원 관계자는 "심사체계 개편은 기관의 역할을 바꿔놓을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심사체계 개편에서도 가장 핵심이 심사기준 개발업무다. 하지만 공석으로 유지된 지 2년 가까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공개된 심사기준에 의해서만 심사와 삭감을 할 수 있다"며 "엄청난 변화인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대행체제로 유지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시행 반년 만에 돌연 폐지된 '질환심사'
여기에 심평원은 올해 초 양훈식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질환심사추진단'을 구성해 추진했던 '질환심사' 운영을 사실상 폐지했다. 이를 전담하던 내부조직을 8월 인사개편에 맞물려 폐지하면서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것이다.
질환심사는 전 김승택 심평원장 재임시절 막판 추진했던 것으로 1차 심사서부터 심사직과 의사출신인 심사위원이 함께 심사물량을 처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과정에서 질환심사는 병‧의원 진료 청구분의 심사를 하면서도 복지부 고시나 심사지침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진료 항목을 발굴하고 심사위원이 이를 수가나 지침개발 부서에 건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올해 상반기 시범사업 형태로 내과계는 순환기와 소화기로 나눠 스텐트를 포함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과 B형간염약제를, 외과는 정형외과 분야 중 고관절과 견관절 질환 청구분을 질환심사에 적용해왔다.
하지만 시행 반년 만에 질환심사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김선민 심평원장 부임 이 후 첫 정기인사와 맞물리면서 전담조직은 폐지된 것인데, 이 과정에서 서울지원에 질환심사를 위해 파견됐던 '심사위원'들은 퇴직 혹은 겸임 심사위원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심사위원으로 원주 본원 복귀를 택하는 대신 3일만 출근하는 겸임 심사위원으로 전환해 서울에 잔류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은 최근 정기채용으로 변경한 바 있는 대규모 의사출신 심사위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심평원 내부적으로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심평원 고위직 인사는 "전임 심평원장이 추진했던 것이지만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이 단장으로 추진했던 사안이었는데 8월 돌연 부서가 폐지됐다"며 "상반기 별도예산까지 지원받아 서울지원에 별도 사무실까지 꾸리기로 했는데 모든 것이 없던 일이 됐다"고 귀띔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단체 임원은 "심사체계 개편이 기관의 핵심 화두인데 이를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할 진료심사평가위원회가 안팎으로 흔들리는 것 같다"며 "앞으로 심사체계 개편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 분석심사가 확대된다면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