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코로나19 백신 허가, 꼭 지금이어야 했나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21-02-15 05:45:50
  • 강윤희 전 식약처 심사위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이 결국 허가됐다. 그런데 이 백신의 문제가 마치 65세 이상에서의 유효성 한가지인 것처럼 잘못 이슈화되고 있어서, 필자가 이전 칼럼(2020년 12월14일자 칼럼)에서도 다루었지만, 다시 한 번 이 백신의 문제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문제점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과연 50% 이상의 효과가 나올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50%를 넘을 것으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만약 50%를 넘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 필자도 그렇게 우려를 표현하지 않을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식약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허가를 위한 자료는 Lancet에 발표된 중간 분석 결과가 주된 데이터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Lancet 논문에 따르면 1,2차 모두 표준용량을 접종받은 군에서의 유효성은 62.1% 인데, 신뢰구간이 41.0~75.7% 이다. 신뢰구간 하한이 50% 미만이라는 점은 3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접종 간격인데, Lancet 논문에 따르면 1,2차 접종간격이 길수록 유효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6주 이상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한 경우 유효성은 65.4%이고, 신뢰구간 41,1~79.6%이나, 6주 미만 간격으로 접종받은 경우에는 백신의 효과가 53.4%로 감소하는데, 문제는 신뢰구간이 -2.5~78.8%로 사실상 그 효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다(신뢰구간 하한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효과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데 미국 3상의 접종 간격은 4주이다. 따라서 이 데이터에 근거해서 추론하면 미국 3상에서 백신 유효성이 50%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코로나 백신 허가를 위한 유효성 기준은 50%,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있는 바람직한 유효성은 70%이다. 즉, 적어도 50%를 넘겨야 허가가 가능하다. 그런데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3상에서 50% 미만으로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그러니 만약 지금 시점에서 이 백신을 허가하고, 1,2차 접종을 완료했는데, 4월경 미국 3상에서 50% 미만의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식약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설명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접종 뒤 3차 부스터의 효과 추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만약 미국 3상에서 유효성이 50% 미만으로 좋지 않게 나오더라도 3차 부스터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면 낮은 유효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중 발생한 오류로 인해 1차 접종을 저용량으로 접종받은 사람들에게서 유효성이 현저하게 좋았다.

이 이유를 설명하는 한가지 기전이 저용량으로 접종받은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항원 운반체인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덜 생겨서, 2차 접종 때 백신에 대한 공격이 낮았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 점은 추정되는 가설 중 하나이기는 하나, 다른 설명 가능한 기전이 없기 때문에 이 가설이 어느 정도 타당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가설대로라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을 여러 차례 할수록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즉 3차 부스터 이상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 대한 추가 방역 대책이 안드로메다로 가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위에 설명한 두번째 문제로 인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예: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등)에 대한 추가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하는 플랫폼에 대해서는 이미 벡터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져, 같은 플랫폼에 변이 바이러스를 얹는 형식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물론 벡터에 대한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정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말이다.

정리하면 발표된 데이터를 근거로 추론할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3상에서 50% 이상의 유효성을 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 백신은 반드시 미국 3상 결과를 보고 허가를 했어야 했다. 미국의 FDA와 스위스가 65세 이상 접종 제한이 아니라 아예 허가 자체를 보류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식약처의 답정너 심사로 결국 이 백신이 이 시점에 허가돼 심히 유감이다. 2개월 정도만 기다리면 미국 3상 결과가 나올텐데 말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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