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진단 허가사항 민원 해프닝 끝에 본격적으로 처방 현장 진입
폐암 진료 종양‧호흡기내과 의료진 대상 전방위 마케팅 전략 돌입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초고속으로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되면서 마침내 처방 시장에 들어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 이후 반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과지만 7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시점을 전‧후로 '동반 진단'을 둘러싼 민원이 제기되면서 최종 확정 고시가 늦어지는 해프닝도 발생했던 상황.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오후 보건복지부가 고시를 확정 발표하면서 대형병원 중심으로 렉라자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와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급여 적용 발목 잡힐 뻔했던 '동반진단' 허가사항
그렇다면 지난 달 25일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까지 최종 통과했던 렉라자 관련 고시가 늦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건정심 통과 후 뒤늦게 렉라자를 둘러싼 식약처의 허가 사항에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있다.
일단 렉라자는 이전에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KI)로 치료받은 적 있는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의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권에 들어왔다.
문제는 의료현장에서 실제 처방을 하려면 폐암 환자에게 EGFR T790M 변이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렉라자에 대한 허가 사항(용법용량)을 보면 'EGFR T790M 변이 상태는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체외진단 의료기기를 사용해 평가한다'고 돼 있었다.
현재 EGFR T790M 변이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환자의 암세포가 포함된 조직을 떼어 검사하는 조직생검과, 혈액으로 확인하는 혈액생검이 있다.
렉라자와 적응증이 같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혈액검사로 변이 상태를 확인하고, 투약해도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혈액검사를 하는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허가 사항에 '타그리소'에 적용하라고 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해당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허가 사항에 '렉라자'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하면 결국 해당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허가사항에 타그리소와 함께 렉라자도 함께 추가해 바꿔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이 같은 문제점이 민원을 통해 식약처에 제기되면서 혼선이 빚어진 셈이다.
그 결과, 식약처는 건정심이 정한 급여 적용 시점 하루 전인 6월 30일 급하게 렉라자의 허가 사항을 변경하기에 이른다.
기존 문구 대신에 'EGFR T790M 변이 상태는 충분히 검증된 신뢰성 있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 시험방법을 사용해 확인하여야 한다'고 수정한 것이다.
또한 다음 날인 1일 심평원도 관련해 회의를 갖고 오후에 최종 확정 고시를 통해 렉라자의 급여 적용을 확정하면서 마침내 이같은 해프닝은 정리가 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가 처음으로 개발까지 완료해 급여까지 적용받는 최초 사례인 만큼 일종의 행정상 시행 착오라고 평가했다. 의료 현장 처방에 지장을 주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암학회 이사장을 지낸 고대안암병원 김열홍 교수(종양내과)는 "치료제가 없어 표적을 새로 찾아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동반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런데 같은 타깃을 표적으로 삼는 약제가 후발주자로 나온다면 이미 허가받은 검사법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렉라자도 임상시험을 할 때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검사법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대상자들에게 투여한 것"이라며 "임상시험 프로토콜을 다룰 때 이미 식약처가 진단법을 승인했고, 이를 통해 효과를 입증했으니 그대로 진행하면 되는 만큼 허가 사항 문구라는 행정적 괴리에서 발생한 일로 처방에서 문제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종양‧호흡기내과 대상 마케팅…타그리소에 도전장
본격적인 급여 적용으로 이제 남은 것은 실제 처방 시장에서 의료진의 평가다.
지난 1월 렉라자 조건부 허가 때부터 제기되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게 된 셈이다.
일단 렉라자와 타그리소의 약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렉라자의 보험급여 약가는 1정(80mg)당 6만8964원이다. 하루 3정을 복용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총 약가는 20만 6892원이다.
반면, 타그리소는 약가는 40mg 11만 6563원, 80mg 21만 7782원으로 등재돼 있다.
80mg 기준으로 보면 두 약물간의 약가는 차이는 1만원 수준.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단독요법과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3상 외에도 CHRYSALIS 임상까지 관련 폐암 전체를 아우르는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관련 임상 종료 후 렉라자 적응증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확대 할 때마다 약가를 인하해야 하는 특성 상 너무 낮추기도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유한양행은 급여 적용 후 본격적인 마케팅‧영업 활동을 시작하며 타그리소와 본격 경쟁을 시작했다. 렉라자를 주로 처방하는 대형병원 종양내과와 호흡기내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벌써부터 펼치고 있다는 후문.
사실 유한양행은 올해 초 렉라자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할 '마케팅 4부'를 신설했다. 특정 품목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해당 부서에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항암제 마케팅을 펼쳐왔던 전문 인력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지난 상반기 동안 일선 대형병원 종양내과와 호흡기내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렉라자 허가에 따른 향후 계획들을 안내해왔다.
여기에 유한양행은 폐암 진료를 도맡아 하는 전국의 종양내과와 호흡기내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각각 급여를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렉라자의 경쟁력을 안내하면서 국내 폐암 처방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렉라자 급여 적용에 따른 효과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폐암학회 김영철 이사장(화순전남대 호흡기내과)은 "일단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같이 폐암 2차 치료제로서 급여가 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급여로 적용되면 의료현장에서 사용해보는 경향은 있을 것"이라며 "신약이고 안정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경쟁 약제보다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처방이 가능한 환자에게는 일단 좀 더 써보는 경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결국 처방하는 의사들 본인의 판단에 따라 갈릴 것"이라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새로 약을 사용하는 환자에서 렉라자를 써보지 않을까 싶다. 본격적인 추이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 이후 반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과지만 7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시점을 전‧후로 '동반 진단'을 둘러싼 민원이 제기되면서 최종 확정 고시가 늦어지는 해프닝도 발생했던 상황.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오후 보건복지부가 고시를 확정 발표하면서 대형병원 중심으로 렉라자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와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급여 적용 발목 잡힐 뻔했던 '동반진단' 허가사항
그렇다면 지난 달 25일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까지 최종 통과했던 렉라자 관련 고시가 늦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건정심 통과 후 뒤늦게 렉라자를 둘러싼 식약처의 허가 사항에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있다.
일단 렉라자는 이전에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KI)로 치료받은 적 있는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의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권에 들어왔다.
문제는 의료현장에서 실제 처방을 하려면 폐암 환자에게 EGFR T790M 변이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렉라자에 대한 허가 사항(용법용량)을 보면 'EGFR T790M 변이 상태는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체외진단 의료기기를 사용해 평가한다'고 돼 있었다.
현재 EGFR T790M 변이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환자의 암세포가 포함된 조직을 떼어 검사하는 조직생검과, 혈액으로 확인하는 혈액생검이 있다.
렉라자와 적응증이 같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혈액검사로 변이 상태를 확인하고, 투약해도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혈액검사를 하는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허가 사항에 '타그리소'에 적용하라고 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해당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허가 사항에 '렉라자'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하면 결국 해당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허가사항에 타그리소와 함께 렉라자도 함께 추가해 바꿔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이 같은 문제점이 민원을 통해 식약처에 제기되면서 혼선이 빚어진 셈이다.
그 결과, 식약처는 건정심이 정한 급여 적용 시점 하루 전인 6월 30일 급하게 렉라자의 허가 사항을 변경하기에 이른다.
기존 문구 대신에 'EGFR T790M 변이 상태는 충분히 검증된 신뢰성 있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 시험방법을 사용해 확인하여야 한다'고 수정한 것이다.
또한 다음 날인 1일 심평원도 관련해 회의를 갖고 오후에 최종 확정 고시를 통해 렉라자의 급여 적용을 확정하면서 마침내 이같은 해프닝은 정리가 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가 처음으로 개발까지 완료해 급여까지 적용받는 최초 사례인 만큼 일종의 행정상 시행 착오라고 평가했다. 의료 현장 처방에 지장을 주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암학회 이사장을 지낸 고대안암병원 김열홍 교수(종양내과)는 "치료제가 없어 표적을 새로 찾아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동반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런데 같은 타깃을 표적으로 삼는 약제가 후발주자로 나온다면 이미 허가받은 검사법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렉라자도 임상시험을 할 때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검사법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대상자들에게 투여한 것"이라며 "임상시험 프로토콜을 다룰 때 이미 식약처가 진단법을 승인했고, 이를 통해 효과를 입증했으니 그대로 진행하면 되는 만큼 허가 사항 문구라는 행정적 괴리에서 발생한 일로 처방에서 문제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종양‧호흡기내과 대상 마케팅…타그리소에 도전장
본격적인 급여 적용으로 이제 남은 것은 실제 처방 시장에서 의료진의 평가다.
지난 1월 렉라자 조건부 허가 때부터 제기되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게 된 셈이다.
일단 렉라자와 타그리소의 약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렉라자의 보험급여 약가는 1정(80mg)당 6만8964원이다. 하루 3정을 복용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총 약가는 20만 6892원이다.
반면, 타그리소는 약가는 40mg 11만 6563원, 80mg 21만 7782원으로 등재돼 있다.
80mg 기준으로 보면 두 약물간의 약가는 차이는 1만원 수준.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단독요법과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3상 외에도 CHRYSALIS 임상까지 관련 폐암 전체를 아우르는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관련 임상 종료 후 렉라자 적응증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확대 할 때마다 약가를 인하해야 하는 특성 상 너무 낮추기도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유한양행은 급여 적용 후 본격적인 마케팅‧영업 활동을 시작하며 타그리소와 본격 경쟁을 시작했다. 렉라자를 주로 처방하는 대형병원 종양내과와 호흡기내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벌써부터 펼치고 있다는 후문.
사실 유한양행은 올해 초 렉라자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할 '마케팅 4부'를 신설했다. 특정 품목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해당 부서에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항암제 마케팅을 펼쳐왔던 전문 인력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지난 상반기 동안 일선 대형병원 종양내과와 호흡기내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렉라자 허가에 따른 향후 계획들을 안내해왔다.
여기에 유한양행은 폐암 진료를 도맡아 하는 전국의 종양내과와 호흡기내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각각 급여를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렉라자의 경쟁력을 안내하면서 국내 폐암 처방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렉라자 급여 적용에 따른 효과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폐암학회 김영철 이사장(화순전남대 호흡기내과)은 "일단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같이 폐암 2차 치료제로서 급여가 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급여로 적용되면 의료현장에서 사용해보는 경향은 있을 것"이라며 "신약이고 안정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경쟁 약제보다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처방이 가능한 환자에게는 일단 좀 더 써보는 경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결국 처방하는 의사들 본인의 판단에 따라 갈릴 것"이라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새로 약을 사용하는 환자에서 렉라자를 써보지 않을까 싶다. 본격적인 추이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