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편두통 치료 판도…두통학회 새 진료지침 제정

황병우
발행날짜: 2021-10-25 05:45:56
  • 만성편두통‧CGRP 치료제 등 새로운 논의과제 담겨
    진료지침 개정 신약 급여 논의 위한 첫 단계 강조

"학회가 진료지침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향후 급여 논의를 위한 가장 첫 번째 장치라고 생각한다. 두통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어 향후 몇 년간은 진료지침을 적극적으로 바꿔 나갈 예정이다"

두통시장에 새로운 치료제가 연달아 등장하면서 치료환경 또한 급변하고 있다. 대한두통학회 역시 CGRP 표적 항체약품 등 편두통 치료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향후 치료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는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지난 23일 대한두통학회 심포지엄에서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동탄성심병원), 진료지침위원회 정재면 위원장(서울백병원), 오경미 홍보이사(고대구로병원), 등이 참석해 편두통 진료지침 개정과 급여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국내 시장에 등장한 CGRP 표적 항체의약품은 옵션은 앰겔러티(갈카네주맙)와 이 달 시장에 등장한 아조비(프레마네주맙)로 아직 급여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차세대 치료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이 경구형 편두통 예방치료제를 승인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앞서 열렸던 춘계학술대회 당시 두통학회는 임상현장에서 CGRP 표적 항체약품 계열 주사예방약제를 처방하고 있는 만큼 진료지침 개정을 예고했던 바 있다.

현재는 진료지침 개정이 마무리돼 최종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로 곧 새 지침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개정된 진료지침은 2019년 이후 약 2년 만에 내놓는 것으로 CGRP 표적 항체약품 등 총 14개 핵심질문이 담겼으며 그간 다루지 않았던 만성편두통 환자의 약물치료에 대한 기준점을 만들었다는 의견이다.

두통학회 진료지침 위원회 정재면 위원장은 "삽화편두통의 예방 치료약물에 대한 지침을 만든 이후 범위를 넓혀 만성편두통 환자의 약물치료와 관련해 2020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며 "그전에 다루지 않았던 주사제에 대한 내용 등 절차적, 방법론적인 내용을 새롭게 포함 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정 위원장은 "지침이 발표된 이후 1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임상현장 의사들의 설문조사나 건강보험공단의 약물사용 실태 등을 통해 점검할 계획도 있다"며 "두통분야에 표준화된 치료를 아직 잘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진료지침 개정과 함께 다음 진료지침 개정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는 게 두통학회의 설명.

실제 이번 진료지침 개정은 지난 2019년 이후 약 1년만인 2020년부터 준비를 시작했고 현재 새로운 약물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다음 진료지침 개정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진료지침위원회 정필욱 부위원장(강북삼성병원)은 "미국의 상황을 보면 지난 9월 아토게판트가 승인이 이뤄졌고 학회도 향후 1~2년 사이에 진료지침 변경을 예상하고 있다"며 "두통 시장이 워낙 판도가 바뀌고 있어 개정을 빠르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향후 몇 년간은 적극적으로 바꿔 나갈 예정이다"고 언급했다.
(왼쪽부터) 대한두통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정필욱 부위원장(강북삼성병원), 오경미 홍보이사(고대구로병원), 차영진 간사(국립경찰병원), 조수진(동탄성심병원) 회장, 진료지침위원회 정재면 위원장(서울백병원) .

"진료지침 개정 급여 논의 첫걸음"

학회 입장에서 진료지침과 함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새롭게 등장한 편두통 치료제들이 급여권에 들어올 필요가 있다는 점. 앰겔러티와 아조비가 급여를 신청했지만 아직 논의가 가시화되지 못한 상태다.

두통학회 조수진 회장은 이번 진료지침 개정이 정부에 급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장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회장은 "학회가 보험 등재의 주체일 수는 없지만 진료지침에 CGRP와 관련된 내용 등을 담는 등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복지부나 심평원에 협의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고 있고 진료지침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논의를 위한 가장 첫 번째 장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회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순 없지만 정부에서 요청받은 많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서 질의를 보내고 협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한편, 2019년 6월부터 두통학회를 이끌어온 조 회장은 지난 9월 2년간 회장 연임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앞으로 2년간 두통 클리닉 활성화 등을 목표로 학회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회장은 "두통 분야에 신약이 많이 나오다 보니 대학병원에서도 두통을 전문 분야로 다루는 교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두통진료에 좀 더 전문화되는 두통클리닉의 활성화를 통해 두통 환자가 존중받고 편안하게 진료 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학회가 우선적으로 신경써야할 분야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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