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 몰리는 소아 정형…중증도 조정 필요성 제기

발행날짜: 2021-11-16 05:45:58
  • 15세 미만 소아 환자 정형외과 질환으로 최대 92% 대형병원행
    소아 환자 입원 비율 지속적 증가세…"중증도 과소평가됐다"

소아 정형외과 환자 10명 중 최대 9명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지만 분류상 경증 환자로 나눠져 지정 기준 등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질병의 중증도가 과소평가되면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소아 환자를 의도적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아 정형외과 질환에 대한 중증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는 22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소아 정형외과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이용률 분석을 통해 중증도 분류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연구가 게재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에 일정 수준 이상의 중증 환자 비율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만약 경증 환자를 받을 경우 지정 기준 등에서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중 질병의 중증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전국 입원률이 활용되고 있는 상황. 즉 전국의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높으면(60% 이상) 중증 질환군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그러한 면에서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증질환 분류 체계가 나온 이후 소아 질환에 대한 중증도 분류에 대한 재평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소아 환자의 특성상 급격하게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으며 성인에 비해 진단과 치료가 더 어려운 만큼 이에 맞게 중증도를 재조정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아 정형외과 질환 등은 경증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사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강승철 교수가 주도하는 연구진이 실제 소아 정형외과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이용률 분석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소아 정형외과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어깨 골절 등 소아와 환자 모두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 7개를 분류해 소아와 성인간에 상급종합병원 입원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대퇴골두의 무혈성 골괴사(LCPD) 질병 코드를 보면 소아 환자의 경우 무려 90.2%가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인이 50%에 머무른 것에 비교하면 거의 두배 수준이다.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소아 환자의 경우 92.3%가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성인은 역시 절반만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질환들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요골 기형의 경우도 소아 환자는 88.2%가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했지만 성인은 7.7%에 불과했다.

주요 정형외과 질환별 소아와 성인간 상급종합병원 입원율 비교
그외 상완골 골절 등 다른 질환들을 종합하면 소아 정형외과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입원율은 최소 62.5%에서 최대 92.3%를 기록했다. 성인은 평균이 7% 수준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상완골 골절을 예를 들어 10년간 상급종합병원 입원율 추이를 살펴보자 성인은 15%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반면 소아는 20%에서 30%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현재 복지부가 제시하는 중증질환군의 상급종합병원 입원율이 60%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아 정형외과의 중증도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지적.

결국 현재 기준 상으로는 소아나 성인이 같은 분류 체계로 나눠져 동일하게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소아 정형외과에 대한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재 상급종합병원들은 병원의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경증 환자의 비율을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대로 소아 정형외과의 중증도가 과소평가된다면 전문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며 "소아 환자의 특성을 감안할 때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되듯 소아 정형외과 질환의 경우 상급종합병원 입원율이 62.5%에서 92.3%에 달하며 질병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증질환군에 포함되는 정의에 일치한다"며 "이에 맞게 성인 정형외과 질환과는 다른 분류 체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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