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로 응급병상도 구멍...학회 '배정 개선' 촉구

발행날짜: 2021-12-01 11:59:00
  • 중환자의학회, 긴급 담화 '중환자실 입‧퇴실 기준' 개선 요구
    "현행 배정 방식, 적절한 치료 못 받는 환자 발생 초래"

#. A병원에서 연명의료 중단 동의를 받고 요양원에서 침상생활에 의존하던 89세 환자가 코로나 감염으로 의식 저하 및 산소요구량이 증가해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배정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이에 따른 병상부족으로 인해 해당 병원은 39주(35세) 코로나 확진 환자를 전원 받지 못했다.

12월의 첫 날,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의학계가 정부의 중환자 진료체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상급종합병원 병상 동원을 위주로 한 코로나 중환자 병상 확보 방법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못하다면서 관련된 '중환자실 입‧퇴실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긴급 담화문을 내고 재난상황에서 중환자실 입실 우선순위 반영 등 비코로나 중환자 진료 공백 최소화 방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 대유행 장기화에 대비한 중환자 진료체계' 담화문을 발표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5123명을 기록했다.

위중증환자 수 또한 721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연일 위중증환자의 최대치 경신 소식이 들려왔지만 지금까지는 500~600명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1일, 700명을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병상 동원령에 따라 상급종합병원들은 이미 허가 병상의 1.5%를 코로나 중환자 병상으로 마련했다.

이를 위해 비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10% 이상 축소한 상황.

각 진료과목 별로 중환자 병상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일부 병원들은 이를 둘러싼 갈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환자의학회는 "향후 중등증 코로나 환자를 위해 허가병상의 3%가 추가 동원될 경우 인력, 공간, 시설, 장비 등의 부족으로 비코로나 중환자 병상은 30% 이상 축소운영이 불가피 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환자병상은 일반 병상과 달리 전문성과 특수성으로 인해 확장성이 매우 낮다"며 "코로나 중환자병상의 확장은 비코로나 중환자 병상의 심각한 축소를 초래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암, 심장, 뇌수술 환자의 집중치료와 응급 중환자의 진료가 제한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환자의학회는 정부에 합리적인 '중환자실 입‧퇴실 기준' 개선을 촉구했다.

정부가 코로나 중환자의 입‧퇴실 관리를 총괄하는 상황이 아닌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중환자 운영체계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중환자의학회는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중증도 및 치료 후 회복 가능성 등에 대한 적절한 고려 없이 진행되고 있는 현행 병상 배정 방식은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며 "제한적인 중환자 병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중환자실 입‧퇴실 기준 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보건당국은 단순히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을 동원하는 것을 위주로 하는 중환자병상 확보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중환자 진료체계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환자 병상의 효율적 운영 및 중환자 진료체계 정비 및 구축을 위해 의료계와의 논의 창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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