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첫 성적표 합격점…타그리소 아성 넘을 수 있을까

황병우
발행날짜: 2021-12-20 05:45:56
  • 국산 신약 프리미엄 안고 3분기 15억원 매출 기록 순항
    타그리소vs렉라자 처방 경쟁 '부작용‧급여범위' 핵심

국산 폐암 신약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건강보험 급여 문턱을 넘은 이래 꾸준히 처방액이 증가하며 순항하는 모습이다.

이제 막 시장에 발을 딛은 만큼 전체 규모면에서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임상현장에서 국산 신약이라는 프리미엄이 부각되며 처방이 늘고 있는 것.

결국 타그리소와 렉라자의 경쟁 구도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과연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왼쪽부터) 렉라자, 타그리소 제품사진.

19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렉라자는 지난 3분기 1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 급여권에 올라갔다는 점에서 첫 분기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주요 대학병원에서 약사위원회(drug committ)를 통과하면서 처방은 가능해졌지만 아직 적용이 가능한 환자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이 정도의 실적을 거둔 것은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는 것이 임상 현장의 의견.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동원 교수는 "최근 우리 병원도 약제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처방이 일단 가능해진 상황이다"며 "아직까지 대상 환자가 없어 처방 경험은 없지만 기대하고 있는 약제"라고 밝혔다.

또 대한폐암학회 장승훈 기획이사도 "현재 약품 코드가 잡혀 처방은 가능해진 상태지만 돌연변이가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처방을 내리지는 못했다"며 "하지만 국산 신약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은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즉, 아직 렉라자를 처방할 수 있는 환자가 없을 뿐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처방을 해보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셈이다.

실제 렉라자를 처방하고 있는 의료진은 새로운 국산 신약이라는 프리미엄이 분명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폐암학회 김영철 이사장은 "대상이 되는 환자의 경우 렉라자 처방을 진행해 보고 있는 상황이다"며 "타그리소의 경우 1차 치료가 비급여라는 점에서 대부분 2차로 쓰는 상황인데 타그리소를 쓸 환자의 일부에게 렉라자를 적용해보는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상급종합병원 종양내과 A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신약이 나오면 사용해보는 기조라는 점에서 환자의 절반 정도는 렉라자를 처방하고 있다"며 "주변을 봤을 때도 국내 신약이 나왔으니 한번 써보자는 시각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심평원 자료 재구성.

타그리소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 106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 70%, 글로벌 시장에서는 43억 달러로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올해 상반기 역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청구현황을 살펴봤을 때 약 534억원의 청구액을 기록하며 작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

결국 렉라자가 급여권 진입 이후 첫 분기에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에서 같은 분기 타그리소가 기록한 매출 약 274억원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만 임상 현장의 분위기를 봤을 때 분명하게 처방량 증가가 예측되는 부분이다.

렉라자vs타그리소 경쟁 뇌전이 시각은?

타그리소와 렉라자 경쟁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뇌전이 환자에서의 효과다.

특히, 후발 주자인 렉라자는 타그리소에 효과면에서 뒤지지 않으면서도 뇌전이에 탁월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의료 현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태.

이러한 공략점은 바로 렉라자가 뇌전이 환자 중 절반인 55%가 반응한다는 임상 결과에 기인한다.

1차 치료에 실패하고 2차 치료를 하는 폐암 환자 중 절반은 뇌전이를 동반하기 때문에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도 뇌전이 치료 효과 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선택은 의료진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연세암병원 홍민희·김혜련 교수와 국립암센터 안병철 교수의 연구를 보면 타그리소를 복용한 뇌전이 환자 54명에 대해 임상 경과를 분석한 결과 암이 줄어든 수치를 나타내는 두개내 반응률은 38.9%, 암이 줄어들거나 크기가 유지되는 두개내 질병조절률은 96.3%였다.

뇌병변 측정이 가능한 16명에서는 두개내 반응률은 62.5%, 두개내 질병조절률은 93.8%로 확인됐다.

결국 뇌전이 치료에서의 우월성 여부가 두 약물 간 폐암 2차 치료제 처방 시장 경쟁에서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
타그리소 복용 전(좌)과 복용 3개월 후(우) CT 사진. 하얀색이던 암 조직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박 교수는 "타그리소도 뇌전이에서 효과가 이미 많은 연구와 임상을 통해 알려져 있고 렉라자 또한 연구를 통해 효과를 밝힌 만큼 경쟁의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며 "타그리소가 1차와 2차 치료제로 우월한 부분이 있는 좋은 약제지만 렉라자 역시 효과 면에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A 교수는 "뇌전이의 경우 뇌실질 전이와 척수액 전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척수액 전이가 예후가 더 좋지 않다"며 "렉라자의 경우 뇌실질 전이에만 연구가 있고 타그리소는 척수액 전이도 자료가 있는 만큼 이런 부분도 면밀히 고려돼야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결국 선택은 둘 중 하나 임상현장 치료제 선택 포인트는?

렉라자와 타그리소의 경쟁이 주목받는 이유는 결국 급여기준 상 두 치료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결과는 유사하다는 점에서 결국 임상 현장에서는 렉라자가 리얼월드데이터로 실제 효과와 부작용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김 이사장은 "두 치료제가 효과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결정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부작용이 될 것으로 본다"며 "특정 부작용에 대해 데이터가 나오고 있고 렉라자의 경우 후속 데이터가 나오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의사들이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A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렉라자 처방 이후 치명적이진 않지만 손발저림 등 관리가 필요한 부작용이 관찰됐다"며 "반대로 드물지만 타그리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심장 부작용을 렉라자가 줄인 점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렉라자와 대비해 타그리소의 적응증 범위가 더 큰 만큼 타그리소가 가진 영역은 당분간 공고할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했다.

박 교수는 "현재 타그리소는 T790M 변이 외에도 일반 변이에 대해 1L의 옵션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며 "다만 렉라자가 또 하나의 옵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기대할 만 하다"고 언급했다.

장 이사 역시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보험 급여 인정기준으로 심평원 허가사항을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 같다"며 "타그리소는 T790M 전이가 없어도 제도를 이용해 뇌전이의 경우 쓸 수 있는데 렉라자는 아직 허가 사항이 미치지 못해 활용 폭이 제한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제약·바이오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