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예고한 의원급 재택치료 왜 늦어지나 봤더니

발행날짜: 2021-12-25 05:45:58
  • 서울시 내 일부 구청 비협조 원인…구로구 스타트 유력
    개원가 행정업무 과중 우려, 의사회 인력 충원도 검토

서울특별시에서 의원급 재택치료가 지난 21일 첫 발을 내딛었지만 구청의 미온적인 태도로 난항을 겪고 있다. 다만 협조적인 곳도 있어 이르면 다음 주 초, 구로구부터 의원급 재택치료가 시행될 전망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을 출범하고 참여기관을 선정한 뒤 21일부터 재택치료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현재 구별로 10개소 규모의 의료기관을 확보했고 참여의사를 밝히는 의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환재 배정이 지연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출범식에서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일부 구청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행정업무가 과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도 확진자 증가세로 행정업무에 로딩이 걸리고 있는데 의원급 재택치료기관이 늘어나면 과부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재택치료자가 증가세긴 하지만 아직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은 만큼, 현재의 재택치료 모델에 안주하려는 생각도 이런 태도에 한 몫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사회는 재택치료자 폭증으로 기존 재택치료 의료기관의 업무 과부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서울시 차원에서도 해당 사업에 힘을 싣고 있지만, 일부 구청이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월 2000명 대였던 재택치료 환자는 이달 들어 3만2000명 대로 15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사업 추진을 위해 이런 우려를 해소해주는 것이 중요한 만큼, 서울시의사회는 각 구의사회에 행정인력을 충원해 구청의 행정부담을 일부 줄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가 의원급 재택치료에 협조적인 것은 긍정적이다.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의원급 재택치료가 구로구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구로구에서 의원급 재택치료가 문제 없이 진행되는 것을 증명하고 이를 다른 구청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박명하 회장은 "병원의 재택치료 환자는 적정 인원을 넘어선 지 오래"라며 "앞으로 병원급은 중증환자, 입원, 단기외래 등을 맡고, 의원급이 재택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은 성공해야 하고 구조상 성공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도, 인천, 부산 등 각 시도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자료를 요청하고 있는 만큼 모델이 문제 없이 작동하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은 ▲하루 2회 환자 건강모니터링 ▲비대면 상담 및 처방 ▲의료진 메모 ▲지자체 보건소에 응급상황 전달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1개 의료기관이 단독으로, 2개 이상의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담당 환자는 의사 1인 당 최대 50명이다. 간호 인력은 재택치료환자가 25명 당 1명 꼴로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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