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많은 임대인들이 선호하는 업종 중 하나이다.
새로 지은 건물에 의료기관이 입주하면 그 자체로서 건물의 가치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약국 자리 등에 프리미엄을 붙여 전매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축 건물주는 너도나도 메디컬 빌딩을 원하는 경우가 많고, 큰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인테리어 지원, 심지어 현금 선물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몇 년이 지나 건물의 가치가 상승한 후에는 태도가 바뀌어 임대료, 권리금 등을 두고 다툼이 발생하곤 한다.
임대할 부동산을 찾다 보면 임대료와 관리비가 비슷한 이상한 조건의 물건을 종종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임대료가 500만원인데 관리비도 500만원인 식이다. 절세 등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조건이 걸려 있는 물건은 추천하지 않는다.
일례로 최근에 상담했던 사례에서, 신축건물 입주 후 2년이 지나 임대료 시세가 많이 오르자 임대인이 “관리비”를 100% 인상하겠다고 통보하는 경우가 있었다.
상가임대차건물보호법에 따르면 임대료는 5% 이내로 인상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지만, 관리비에 관해서는 그런 규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 막아놓은 만큼 관리비를 인상하여 오른 만큼의 시세에 맞추겠다는 의도다.
물론 이런 일은 각 점포의 소유자가 다른 대형 상가 건물, 지식산업센터 등에서는 일어나기 힘들다. 집합건물에는 별도의 관리단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150가구 이상 집합건물은 관리비 사용 내역을 작성, 공개, 보관하고 매년 회계감사를 받아야 함).
결국 주로 한 명이 통으로 소유하고 있는 소규모 건물에서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처음부터 관리비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물건에서 그 조짐을 알아챌 수 있다. 그래서 관리비가 이상하게 높은 물건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관리비 인상에는 무조건 응해야만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관리비라 함은 건물을 청소·관리해주는 대가로 청구하는 일종의 용역대금이다. 따라서 법의 규제를 받는 집합건물 등이 아니라면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즉 주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약정을 체결하여 서비스 대금을 정할 수 있다.
임대인이 직접 건물을 관리하는 경우라면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할 때 특약사항 등에 관리비에 관한 내용을 기재할 것인데, 그 때 상승률 등을 명확히 기재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계약서 작성시 그 내용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다.
계약서에 명확한 문구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면 결국 관리비 인상의 타당성에 대해 다툼이 벌어질 것이고, 물가 상승 등 여러 요인을 따져보고 인상률이 적정한지 판단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럴 때 대한법률구조공단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한국부동산원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