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 조금준 센터장, 3년간 의료 기술 창업 성과 강조
"신약‧의료기기 개발 더해 스마트 헬스케어 전초 기지 성장"
병원과 제약‧의료기기 창업 기업 간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된 '개방형 실험실 구축사업'
시행 4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업 창업과 투자유치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단순히 기업 창업만이 아닌 기술 실용화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대구로병원 개방형 실험실을 이끄는 조금준 센터장(산부인과‧46)은 지난 14일 기자와 만나 지난 2년간의 운영 성과와 향후 개선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개방형 실험실 구축사업'은 병원과 창업기업 간 공동연구를 활성화해 보건의료분야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자 복지부가 2019년 처음 도입했다.
2019년 고대구로병원은 연구 및 사업화 역량을 인정받아 서울에서 유일하게 개방형 실험실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재선정됐다.
특히 고대구로병원의 개방형 실험실의 경우 연구시설 및 장비, 기업 입주공간, 네트워크 공간 등 창업기업 육성에 필요한 핵심시설을 제공하는 한편, 인근 '구로디지털단지' 내에 위치한 기업들과도 연계가 가능하다는 특징으로 의료사업화를 위한 최적의 인프라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개방형 실험실을 운영하며 98개 기업의 창업을 이끌었고, 309억원(룩시드랩스 120억원, 오썸피아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225억원 규모의 정부 과제를 수주하는 등 성과를 이뤄냈다.
총 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개방형 실험실 운영을 통해 끌어들인 셈이다.
또한 이들 창업기업의 기술 중 65건이 국내외에 특허 출원 또는 등록됐으며, 35건의 시제품이 개발되고, 12건의 상품은 시장에 출시되기도 했다.
특히 조금준 센터장은 지난 2년간의 운영 과정에서 의사들이 기업 창업을 이끌어내는 계기도 됐다고 평가했다.
조 센터장은 "병원 내 기업이 참여하는 개방형 실험실의 가장 큰 장점은 임상교수와 기업을 매칭함으로써 임상의 자문, 전임상‧임상시험 지원, 기술 마케팅, 투자연계 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라며 "특히 임상 교수의 경우 기업 간의 협력 과정에서 기술 창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는 점에서 병원에도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대의료원은 개방형 실험실 운영에 힘입어 교수들이 창업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총 교수가 창업한 기업만 총 18개사(구로병원 9개, 안암병원 9개)에 이른다.
그렇다면 조 센터장이 계획하는 앞으로의 개방형 실험실 운영 방향은 무엇일까.
기존 제약‧바이오와 의료기기의 기술창업 지원도 운영하면서도 디지털치료제를 필두로 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창업을 보다 주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 조 센터장의 구상이다.
동시에 새롭게 창업한 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임상의의 기술자문 뿐만 아니라 변리사, 노무사, 회계사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병원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센터장은 "기존 신약이나 의료기기 개발도 지원하지만 임상적으로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는 스마트 헬스케어라고 자체적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3월부터 입주기업을 모집하게 될 텐데 이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상의의 자문을 통해 가장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스마트 헬스케어라고 생각한다"며 "신약 개발의 경우 병원 임상의의 자문에 따른 확장성에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개방형 실험실에 입주한 기업들에 임상 자문을 맡은 병원 내 교수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 방안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숙제다.
조 센터장은 "기업들에 자문을 해주는 병원 내 교수들에 별도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은 공감한다. 다만, 예산이 한정적이기에 별도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며 "일단 교수뿐만 아니라 전공의와 학생 등 다양한 인력들의 참여 방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