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호 회장 "최하위 이비인후과, 중흥기 도래에 총력"

발행날짜: 2022-02-18 05:30:00
  • ENT 코로나 직격탄, 의사 당 매출 37% 급감…폐업률 50% '증가'
    황 회장 "감염관리료 등 개원가 보상 시급…감염 노출 위험 불구 진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12대 집행부를 이끌게 된 황찬호 회장은 본인이 의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다른 의사 회원들에게 베풀 수 있는 회장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가 처음 이비인후과의사회와 연을 맺은 것은 2010년이다. 초짜 개원의였던 당시 황 회장은 의사회 학술대회를 통해 보험청구·세금 등 세무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의원 운영이나 환자 대응 등에서 있었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회 자유게시판인 횡설수설방에 살다시피 했다.

10년이 넘게 의원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엔 의사회의 도움이 컸던 만큼, 본인 대의 이비인후과의사회도 다른 회원들에게 그런 존재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은 회원 의원들의 생존전략 수립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황 회장은 "본인에게 의미가 큰 이비인후과의사회 회장에 당선돼 굉장히 큰 영광이다"라며 "취임 후 한 달 가량 지났는데 그동안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보람차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비인후과의사회 회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이비인후과 개원가 민생고를 해결할 장기적인 생존 전략 수립 및 실천을 꼽았다. 본과 수가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인 만큼 이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

황 회장은 "이비인후과는 대학병원에선 인기과지만 개원가로 나오면 최하위권 매출을 도맡아 하는 진료과"라며 "급여 항목이 대부분이고 피부미용 등 비급여로 수익을 보전하는 원장도 적다. 그럼에도 의원 수가 많아 수가 통제 대상이 되기 일쑤"라고 전했다.

더욱이 이비인후과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에 따르면 2020년 이비인후과 의사 1인 당 매출은 전년대비 37.5% 감소했으며, 지난해엔 25개 진료과 중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폐업률 역시 5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이비인후과의사회 주요 사업으로 ▲호흡기 질환 진료 관련 수가 인상 및 보상책 마련 ▲이비인후과 강처치 수가 신설 ▲이비인후과 전문의 수 감축 강력 추진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심포지엄, 학술 교육, 보험부 강화 등으로 회원 혜택을 늘리고 정부 대응력을 키워 난청·청력검진 등의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비인후과의사회는 그 어떤 과보다 잘 조직돼 있고 회원 간 결속력이 있으며,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정보·인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이비인후과의사회의 전통을 잘 계승하는 한편, 본 집행부가 당면한 과제도 실수 없이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찬호 회장은 코로나 극복을위한 이비인후과 의원급 노력에 대한 보상을 주문했다. 코로나 환자 상담 모습.

황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비인후과 개원의들이 코로나19 일선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의원급 코로나19 검사, 재택치료가 시행 이전에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걸핏하면 자가격리 등 제재를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하지만 이젠 신속항원검사 참여에 앞장서며 어느 과보다 정부 방역대책에 협조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

정부가 이런 이비인후과 개원가의 노력을 안다면 보상 역시 전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황 회장의 바람이다.

그는 "지금의 방역대책 이전에도 코로나19 확진자는 누군가는 봐줘야 하는 환자였다"며 "호흡기에 전문성을 가진 이비인후과는 그 역할을 다했을 뿐인데, 매번 자가격리 대상이 돼 '마스크를 내렸냐'거나 'CCTV 영상을 제출하라'는 등의 대접을 받아 상처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마스크를 벗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이비인후과 특성 상 많은 개원의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 13일엔 성남시에서 이비인후과 의원을 운영하던 고(故) 이원태 원장이 코로나19 투병 끝에 사망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황 회장은 "의사들 중에 50대 이상에 기저질환을 가진 분들이 있고, 마스크를 내린 환자를 봐야 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대응은 이비인후과가 가장 잘하는 분야고, 확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체 채취 기술도 본과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비인후과 개원가는 이런 특징을 살려 코로나19 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정부도 감염관리료 등의 수가를 신설해 지속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임 회장으로서의 다짐을 묻는 질문에 "지난 10년 간 본회 이사를 맡으면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다시 한번 이비인후과의 중흥기가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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