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작년 2조 8천억 적립 현황 공개…지출 증가율 둔화세
문재인 대통령 "재정 악화니 부실이니 잘 모르고 하는 말" 평가
비급여의 급여화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시행에도 건강보험 재정은 '흑자'를 기록했다. 제도 시행 초기 재정 고갈 논란을 불러왔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흑자라는 결과를 불러온 것.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 운영 현황을 25일 공개했다.
지난해 현금흐름 기준 건보 재정은 2억8229만원 늘어 누적 적립금 20조2410억원이었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였던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수입은 7조746억원(9.6%) 증가하고 지출도 3조8976억(5.3%) 증가했다. 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소 약해진 틈을 타 2020년 증가율보다는 소폭 증가했다.
수입은 건강보험 가입자수와 직장 보수월액, 정부지원 규모 증가, 건강보험료율 인상 등으로 늘었다. 반면 지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개인위생 관리가 생활화되면서 호흡기‧소화기계 질환자 등이 감소한 탓이라고 건보공단은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건강보험 재정 준비금은 보장성 대책 계획 당시 예상한 범위(적립금 10조원 유지)안에 있다. 건강보험료율 역시 당초 연평균 3.2% 이내 인상하기로 했지만 낮은 수준(5년 평균 2.7% 인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는 ▴진단‧검사 비용 ▴격리‧치료 비용 ▴생활치료센터 치료 지원 ▴재택치료 지원 ▴예방접종 시행비 지원 등 의료‧방역 전 과정에 지난해 약 2조1000억원을 썼다.
상황은 이렇지만 건보공단은 올해 수입 증가율이 둔화되고 지출 증가율은 높아지는 등 재정 변동성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보공단은 "올해 예정돼 있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 주택금융 부채 공제 등에 따른 지역가입자 재산공제 확대로 보험료 수입 증가율은 둔화될 것"이라며 "오미크론 환자수 급증에 따른 재택치료비 지원,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시행, 한시적 PCR 검사 비용 지원 등으로 코로나19 대응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척추 MRIㆍ두경부 초음파 급여화, 신경계‧근골격계 질환 보장성 확대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추진도 이어질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례적 메시지 "문 케어 지출 확대했지만 재정 양호"
정권 말기, 건보재정이 흑자를 기록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건보재정 흑자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이례적으로 남겼다.
문 대통령은 "20조원의 누적 적립금은 정부 출범 당시 보다 많은 금액"이라며 "문재인 케어를 우리 정부의 대표 정책으로 강력히 추진하며 지출을 대폭 확대했는데도 건보 재정 상황은 오히려 양호해졌다. 건보재정 악화니 부실이니 하는 말은 잘 모르고 하는 말에 지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누적 적립금은 당초 계획보다 두배 달성했고 보험료 인상률도 계획보다 낮은 평균 2.7%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라며 "특히 코로나 대응에도 2조1000억원의 건보 재정을 적극 투입했는데도 재정 상태가 오히려 양호해진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라고 자화자찬했다.
건보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를 향해서도 보장성 강화와 안정적 재정관리를 힘써줬다며 치하했다. 국민을 향해서도 방역수칙 준수 등이 건보재정 절감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도 건보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하고 오미크론 대응에도 건보 재정이 유용하게 활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