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소아·응급 확진자 시설 미비…"피해 늘 것"
팍스로비드 확진자 3분의 1 수준…"적극 확보해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검토에 대한의사협회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직 확진자 증가세가 최고점을 찍지 않았는데 이 같은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2일 저녁 정례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기 조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을 고려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확진자 자체를 억제하기보단 중증·사망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전주 대비 확진자 증가율이 둔화세인 것도 이유로 꼽혔다. 3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9만8803명으로 전날 대비 2만437명 감소했다.
중수본은 이날까지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및 산하 방역의료분과위원회 등과 회의를 열고 현재 방역상황에 대한 평가와 거리두기 조정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는 이 같은 논의가 시가상조라는 입장이다. 제반시설이 미비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오미크론 대응체계를 정비한 후에 일상화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응급실 등에서 환자 과밀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코로나19에 확진된 산모·소아·만성질환환자 등 의료취약계층을 수용할 시설도 부족하다는 것.
더욱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만 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후에 일상화를 진행해야 국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응급의료기관은 전국 300여 개소에 격리병상은 1000개 수준이다. 확진 산모를 수용할 수 있는 전국의 분만병상 역시 100여 곳 수준이며, 소아전담병원은 26개소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박수현 대변인은 "의료계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유명을 달리하는 환자의 대부분이 의료취약계층이며 신규 확진자가 정점을 찍고 감소할 때 이들을 뒷받침할 의료시스템이 마련돼야 일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도입된 팍스로비드 물량이 확진자 수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변인은 "현재 국내에 도입된 팍스로비드는 7만여 정으로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을 겨우 감당할 정도"라며 "물량 확보에 박차를 가해 이를 적극 처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