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석학 모시기 나선 제약사들 "병원 네트워크 확보"

발행날짜: 2022-03-10 05:30:00
  • 정기주총 시즌 맞아 의료계 주요 인사들 사외이사 후보로
    제약사 특화 분야 입지 늘리기 위한 명의 영입 경쟁 치열

국내 제약사들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의학 분야에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갖춘 이른바 의대 석학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제약사 대다수가 자신들의 특화 부분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명의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석학들이 가진 상징성에 더해 그들이 의료계에서 쌓은 인맥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3월 중으로 녹십자홀딩스, 일동제약, 셀트리온 등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 재선임 혹은 신규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으로 큰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취재 결과,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심으로 의료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주요 석학들이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녹십자홀딩스의 경우 분당차병원 성형외과 김석화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소아성형외과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 교수는 이전 서울의대 교수로 어린이병원장을 거치는 등 의료계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제약업계에서는 김 교수가 녹십자홀딩스가 '사내 부속의원' 설립‧운영하는 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왼쪽부터 분당차병원 김석화 교수, 삼성서울병원 김원석 교수, 한양대병원 유대현 교수, 제주한라병원 고영혜 병리과장, 서울의대 김붕년 교수, 서울아산병원 채희동 교수, 세브란스병원 송시영 교수, 우태하‧한승경 피부과 한승경 원장,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박원명 교수, 서울의대 임춘수 교수. 해당 의료계 인사들은 국내 제약사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자신들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이름 있는 의료계 석학을 영입하는데 집중했다.

셀트리온은 기존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의료계 주요 인사를 재선임하는 동시에 새로운 인물도 영입하기로 하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국내 최초 병원 내 'CAR T-세포치료센터' 설립을 이끈 김원석 교수와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을 지낸 유대현 한양의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여기에 대한병리학회 부회장을 지낸 제주한라병원 고영혜 병리과장이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영진약품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으로 활약 중인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며, 채희동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일동제약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췌장암 치료제 임상시험을 활발히 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송시영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참고로 송시영 교수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췌장암 1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아이발티노스타트(Ivaltinostat)'의 임상시험 총 책임자를 맡고 있다.

파미셀은 연세대 의대를 거친 후 개원의로서 대한피부과의사회장과 연세의대 동창회장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한 한승경 우태하‧한승경 피부과 원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한국파마는 정신과 전문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다양한 연구를 통해 수많은 발자취를 남긴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박원명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동시에 만성콩팥병 및 사구체질환 관련 치료의 권위자인 서울의대 신장내과 임춘수 교수도 한국파마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참고로 임춘수 교수는 차기 대한신장내과학회 이사장으로도 내정돼 향후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제약업계에서는 이전보다 사외이사로 진출하는 의료계 인사 수가 감소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국내사들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법적 소송 이슈와 경영 효율화 필요성에 따라 법조계 및 회계전문가의 사외이사 임명이 대부분이라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사 임원은 "제약사의 사외이사 임명은 해당 기업의 지향점을 보여준다"며 "의료계 분야에서 석학을 사외이사로 임명해 해당 치료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최근 약가인하 이슈와 함께 제약업계의 경영 효율화 요구가 맞물리면서 대형로펌 혹은 경영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것이 더 많다"며 "의료계 인사의 사외이사 임명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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