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인기 '이유 있었네'…78% "다시 돌아가도 선택"

발행날짜: 2022-04-15 05:30:00
  • 신경정신의학회 주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직업 만족도 연구
    의사는 물론 다른 직업 대비 스트레스 낮아…61% "자녀도 추천"

신흥 인기 전문 과목으로 꼽히는 '정재영'의 선봉에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직업 만족도가 다른 의사들은 물론 타 직업군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의사들이 정신과를 선택하는 이유가 있었다는 의미. 실제로 정신과 전문의들은 78%가 다시 태어나도 정신과를 선택하겠다고 했으며 61%는 자녀에게도 추천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신과 전문의 대상 설문…직무 스트레스 타 직업군 대비 낮아

14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학술지(Journal of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에는 우리나라 정신과 의사의 직무 스트레스 및 직업 만족도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doi.org/10.4306/jknpa.2022.61.1.28).

병원 유형별로 정신과 전문의들의 스트레스 요인이 다르게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의 조사에 따르면 의사 직군에 대한 직업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하지만 과중한 업무량 등으로 인해 이에 대한 직무 스트레스 또한 늘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비교적 높은 소득 수준을 유지하지만 의료과실이나 막대한 책임감 등으로 인해 높은 직업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J Prev Med Public Health 2007;40:177–184).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경우 타 의사에 비해 폭력적인 환자와 자살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진료한다는 점에서 높은 직무 스트레스에 직면한다는 보고도 많다( Int J Psychiatry Med 2005;35:405–41).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신과 전문의의 직업적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국립춘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심대용 과장이 이끄는 연구진이 국내 의사들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업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우리나라 정신과 전문의 266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한국 직업 스트레스 척도(KOSS)로 이를 분석해 타 직업군과 비교 검토했다.

직업 환경과 직무 자율성, 직무상 관계 갈등, 안정성, 조직 체계, 보상 적절성 등 8개 하위 항목에 걸쳐 총 43문항의 설문에 4점의 리커트 척도로 이를 측정해 환산 점수 100점으로 총점을 매긴 것.

그 결과 우리나라 정신과 전문의들의 직무 스트레스 수준은 43.99점으로 우리나라 전체 직업군 평균인 46.03점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특히 전문의들은 직무 자율성과 안정성, 조직 체계, 보상, 직장 문화 등에서 다른 직업군보다 스트레스가 적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부 항목은 평균을 웃도는 사안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직무 환경으로 정신과 전문의 평균은 45.49점으로 직업군 평균 42.81점보다 높았다. 또한 직무상 관계 갈등도 40.57점으로 평균 39.50점을 웃돌았다.

이처럼 직무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은 이유로는 역시 업무상 위험성을 꼽았다. 무려 57.9%가 '내 일이 매우 위험하며 언제든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직무 스트레스를 다양한 방법으로 비교했을때 나이 등은 이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전공의와 전문의간에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전공의는 직무자율성 면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43.50점을 기록해 전문의 37.23보다 높았고 직장 문화에서도 43.06점으로 전문의 38.61점을 상회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업무 일정이나 업무량, 업무 시간 등을 내가 결정할 수 없다'는 항목이 가장 많았다.

반대로 전문의가 전공의에 비해 높은 스트레스를 보인 항목은 관계갈등(43.40vs33.76), 직무 안정성(42.08vs37.89)이었다.

국립대병원 전문의 가장 스트레스 많아…직업 만족도는 '높음'

근무 유형별로 보면 대학병원이 사립전문병원에 비해 유의하게 직무 스트레스가 높았다(p<0.001). 이러한 이유는 상대적 업무량에 있었다.

정신과 전문의들 대다수가 다시 선택해도 '정신과'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을 내놨다.

'일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문항에 대해 대학병원은 매우 그렇다는 비율이 35%에 달했지만 사립전문병원의 경우 8.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립대병원의 경우 이러한 직무 스트레스가 모든 병원군과 비교해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p=0.041). 이에 대한 이유에 대해 국립대병원 전문의들은 '나의 노력과 업적을 고려할 때 내 월급은 적절하다'는 문항에서 다른 전문의들에 비해 매우 낮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사립전문병원도 항목별로 다른 병원군에 비해 스트레스가 높은 항목이 있었다. 바로 직업 안정성에 대한 부분으로 '나는 실직하거나 해고 당할 위험이 없다'는 항목에서 스트레스를 표출했다(p=0.023).

연구진은 "근무 유형별 조사에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정신과 의사들의 직무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것은 병원 특성상 급성기 환자나 치료 거부 환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또한 교육, 연구, 행정 등 임상외의 업무를 추가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국립대병원의 경우 직무 자율성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정부의 조직 체계와 규정의 영향을 받는 공무원의 직업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월급과 수입 등 보상 항목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직무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신과 의사들의 직업 만족도는 매우 높은 수준에 있었다.

직업 만족도 평가에서 전체 응답자 중 88%가 다시 선택한다 해도 의사를 직업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신과를 다시 전공하겠다는 응답도 78%에 달해 높은 직업 만족도를 보여줬다.

특히 자녀에게 정신과 의사를 직업으로 추천하겠냐는 응답에도 61%가 '그렇다'는 답변을 내놨다.

유사하게 설계된 다른 조사에서 외과 의사의 경우 다시 의사를 하겠다는 응답이 64%, 외과를 다시 전공하겠다는 답변이 49%, 자녀에게 외과를 추천하겠다는 전문의가 17.6%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J Korean Med Sci 2015;30:133–139).

이러한 직업 만족도에는 근무 유형별로 통계적 차이가 없었지만 일부 항목에서는 분명하게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개인 시간에 대한 부분으로 이에 대한 보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립병원은 충분하다가 73.5%, 불충분하다가 불충분 26.5%로 나타난 반면 대학병원은 충분이 41.9%, 불충분이 58.1%로 집계됐으며 의원은 충분이 23.7%, 불충분이 76.3%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정신과 의사들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직업에 만족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병원 유형별, 환경별에 따라 서로 다른 부분에서 직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대다수 전문의들이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꼽은 진료 현장에서의 안전은 지속적 관심이 요구되는 부분"이라며 "이를 위한 직업 환경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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