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원인 지목된 미생물…"여러 대사질환에 영향"

발행날짜: 2022-04-30 05:30:00
  • 심대사증후군학회, APCMS 국제학회서 마이크로바이옴 조명
    심혈관계에 TMAO 등 미생물 대사산물 영향…"추가 임상 필요"

최근 장내 미생물 균총과 질환간의 상관성이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과의 접점을 찾는 시도가 이뤄졌다.

섭취한 영양분이 미생물 균총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고 이런 경우 미생물이 생산하는 대사산물이 심혈관계 장기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비만 환자에서 높은 퍼미큐티스균 비율이 나타난 것처럼 인간 대상 임상에선 로제뷰리아균이 많은 사람에게서 수축기 혈압이 최대 6mmHg만큼 떨어지는 등 밀접한 연관성이 이목을 끌고 있다.

29일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여의도콘래드호텔에서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를 개최하고 최근 이슈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사질환과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최근 유산균 등을 활용해 질환 개선 및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학회뿐 아니라 제약업계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임상에 착수하는 등 상용화에 팔을 걷고 있다.

김병식 한양의대 교수는 고혈압과 미생물의 상관성을 점검했다.

29일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여의도콘래드호텔에서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를 개최하고 최근 이슈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사질환과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섬유질은 소화과정에서 분해되지 않지만 유익균에 먹이가 돼 병원균의 증가를 막는 역할을 한다. 장내 미생물에 의한 섬유질 발효 과정에서 지방산(SCFAs)이 생성되는데 이중 부티레이트는 장내 염증 완화에 사용되고 아세트산염과 프로피오네이트, 부티레이트는 체내 순환을 통해 혈압 조절 장기까지 도달한다.

김 교수는 "유럽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섬유질을 섭취하는 까닭에 아프리칸 아이들 대비 SCFA 수치가 낮고 퍼미큐테스 대 박테로이데테스 비율(firmicutes to bacteroidetes, F/B)은 더 높다"며 "2019년 나온 역학조사 연구에선 식이섬유의 섭취가 혈압 감소와 상관성을 시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연구에서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나라에선 체중 감소외에 특히 수축기 혈압이 1.27mmHg만큼 감소하는 경향성을 나타냈다"며 "SCFA는 루미노코카시에와 로제뷰리아를 생산하는데 HELIUS 코호트 연구 결과 로제뷰리아균이 많은 사람에게서 수축기 혈압의 2~6mmHg 감소가 관찰됐다"고 강조했다.

음식물 섭취가 미생물의 균총 변화 및 대사산물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 미생물의 대사산물은 다시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쳐 증상의 발현이나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보통 지방균으로 불리는 퍼미큐테스는 비만인 사람에게서 많이 분포하는 경향을 보인다. 식이섬유 섭취는 SCFA를 증가시키고 SCFA는 비피도박테리움과 락토바실러스를 생산하지만, 고염식은 퍼미큐티스와 프로테오박테리아, 프레보텔라를 증가시키고 염증을 유발 및 혈압 상승을 초래한다.

김병식 교수는 "2011년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오타가 면역과 염증 반응의 중요 조절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염증촉진 메모리 T셀과 Th17셀, Th1셀은 고혈압과 심혈관 장기의 손상을 유발하는데 비피도박테리움 아돌레센티스는 Th17셀을 유발하지만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는 Th17을 억제하고 혈압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그는 "SCFA는 신장, 뇌, 신경망, 심장 등 장기에서 여러 타입의 Gpr과 Olfr를 자극하는데 Gpr41과 Olfr78은 둘 다 혈압의 제어에 관여한다"며 "동물모델에서 Gpr41을 제거한 경우 고혈압을, Olfr78을 제거한 경우 저혈압이 유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붉은 고기(카르니틴)와 계란(포스파티딜콜린)는 미생물을 통해 TMO(트리메틸아민)로 전환되는데 이는 간에서 TMAO(트리메틸아민-N-산화물)로 바뀐다"며 "문제는 이 TMAO가 동물모델에서 죽상동맥경화증 및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 원인 사망을 유발했고 게다가 신장 기능 악화도 가속시켰다"고 환기시켰다.

실제로 최근의 인간 대상 연구에서 젊은 인구 대비 중장년층에서 TMAO 수치 증가가 관찰됐다. 혈장 TMAO는 동맥 혈관의 경직도를 나타내는 cfPWV 수치와 수축기 혈압에도 상관성이 있었다.

지질다당류(LPS) 역시 염증 촉진 과정을 통해 염증 작용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고혈압 유발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CARDIA 임상에서는 미생물 균총의 다양성 감소 시 혈압이 상승하는 역전관계(inverse relationship)이 관찰됐다.

김 교수는 "다양한 연구에서 클렙시엘라, 프레보텔라 등의 그램음성균의 증가는 고혈압과 상관성을 보고했다"며 "반대로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 함유 프로바이오틱스를 일일 10¹¹ CFU 이상 투약한 경우 3.78mmHg의 혈압 감소가, 8주 이상 투약한 경우 4.9mmHg의 혈압 감소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 고혈압임상지침에선 장내 미생물이 고혈압과 연관성이 있다는 문구가 있고, 채소와 신선한 과일, 물고기, 견과류,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늘리고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며 "장내 미생물과 질환의 상관성을 살피기 위해 대규모 인간 대상 임상이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범조 서울의대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과의 관계를 고찰했다.

오 교수는 "2005년 미국에서 비만을 좌우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인 것 같다는 논문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폭발해 오늘날에 이르렀다"며 "인종이 다르다고 해도 99.9%의 유전자가 일치하는 반면 장내 미생물은 훨씬 큰 폭의 변이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엔 어떤 새로운 균주가 있는지 밝히는 게 주된 연구였다면 지금은 다양한 균주들이 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특정 균이 특정 질환을 유발한다라고 오해를 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미생물 균총의 균형이 깨지면 특정 균이 많아지거나 적어질 뿐이지 하나의 균이 질환을 이끄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혈관계 질환과 미생물의 관계에서 제일 중요하게 TMAO, SCFA가 등장한다"며 "TMAO는 일종의 미생물 대사체로 주로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서구식 식습관에서 더 많이 생성되고, TMAO는 심혈관계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다만 인간마다 식습관이 다르고 특정 균주의 변화가 질환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확대 해석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오 교수는 "미생물과 심혈관계 질환 위험과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며 "이는 사람마다 생활 습관, 식습관이 달라 명확한 비교-대조군 설정 및 연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은 먹는 것이 80%, 운동이나 흡연이 2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무엇을 섭취하는지와 식습관까지 엄격하게 통제해야 제대로 된 변인 통제가 된다"며 "같은 것을 같은 시간에 먹는 교도소와 같은 곳이 아니라면 정확한 임상 및 효과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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