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 시장 후발주자? 기기가 아니라 플랫폼이다"

발행날짜: 2022-05-19 05:10:00
  • 휴이노 김주민 CTO와 이강우 사업개발팀장
    메모패치, 23일 정식 출시…ECG 데이터 수집, AI로 분석까지

건강보험 수가 신설 영향으로 심방세동 등 심장질환을 추적 관리하는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시장이 경쟁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규제샌드박스 1호 '메모워치(MEMO-Watch)'로 주목을 받았던 휴이노(HUINO)도 이 시장에 뛰어든 업체 중 하나다. 휴이노는 유한양행과 판권 계약을 맺고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 '메모패치'를 오는 23일 정식 출시한다.

이렇게 되면 2014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 셈. 관련 업계는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 시장을 1500억원대로 바라보고 있다.

휴이노 김주민 CTO(왼쪽)와 이강우 사업개발팀장

휴이노가 정부 규제 샌드박스 기업으로 선정돼 손목에 차는 '시계'로 심전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며 눈길을 끌었지만 결국 가슴에 부착하는 '패치'로 첫 매출을 올리게 된 데는 '건강보험'이라는 제도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선별급여 형태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활용 관련 수가를 확대했다.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고시 개정을 통해 심전도 검사를 위한 홀터기록(Holter Monitoring) 항목을 기존 ▲48시간 이내 외에 ▲48시간 초과 7일 이내 ▲7일 초과 14일 이내로 세분화했다.

행위료 중심으로 수가가 확대되면서 심전도 기기 활용 가능성도 커지면서 휴이노도 본격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강우 사업개발(BD)팀장은 "새로운 수가제도가 나오면서 심전도 기기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리나라를 넘어 아세안과 북미 시장까지 바라보고 있다. 2018년에는 베트남 병원들과도 임상을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 모니터링 기기의 시장 진출 방향은 보다 대중적인 시장인 매스 마켓(Mass market)이냐,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의료기기 시장이냐로 설정할 수 있는데 후자의 방향을 선택했다"라며 "전문적인 분야에서 인정 받은 후 매스마켓으로 나가자는 전략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인 메모패치(MEMO-Patch)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심전도를 모니터링한다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 'U-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성하는 하나의 기기라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게 홀터심전계가 아니라 'U-헬스케어 심전계 진단보조 소프트웨어'로 허가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마존 클라우드 활용, 전산망만 있으면 데이터 접근 가능"

메모패치로 들어오는 심전도 기록을 축적, 인공지능 기반 분석 데이터까지 제공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메모패치를 환자 몸에 부착해 최대 14일까지 심전도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집한 심전도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1차 분석해 병원에 할당된 웹 뷰어에서 심전도(ECG) 분석 리포트를 확인하고 생산한다. 의료진은 ECG 분석 리포트를 환자 처방 등에 진단 보조로 사용하는 구조다.

메모패치 활용 흐름도

데이터가 집적되다 보니 네트워크 보안 등 신경써야 할 문제가 많아 상품화까지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렸고, 심전도 기기 시장에도 후발주자로 뛰어들게 됐다. 실제 국내제약사와 판매 계약을 맺은 경쟁 업체들은 이미 일부 의료기관에 판매를 약속하는가 하면 처방까지 나오는 곳도 있다.

김주민 기술이사(CTO)는 "임상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패치 관련 290만건 이상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공지능(AI)으로 학습시켰다"라며 "2014년부터 인공지능센터를 설립해 데이터 학습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이노에 따르면 메모패치를 7일 연속 측정했을 때 기존 24시간 홀터 검사 대비 주요 부정맥 진단 정확도가 82% 상승했다. 주요 부정맥 진단율(심방세동, 심방조동,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심실빈맥 등)도 홀터심전도 대비 127% 증가했다.

이 팀장은 "데이터는 아마존(AWS) 클라우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산만 열려있고 와이파이만 되면 데이터 업로드, 저장, 편집이 비교적 자유롭게 가능하다"라며 "이렇게 구축된 시스템으로 의료진은 USB만으로도 환자의 심전도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게 되고, 일선 개원가에서도 접근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재 AI는 인간과 공존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라며 "결국 심전도 모니터링을 통해 의료진이 부정맥을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임상 교수와 임상병리사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패치에 기록되는 심전도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의 연동은 휴이노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각 병의원마다 갖고 있는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표준화를 시킬 수도 없는 문제다.

김 이사는 "심전도 신호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없고 병원 정보가 제각각이라서 아직 의료기관 EMR과 연결이 안 돼 있다"라며 "AI 정확도를 높이는 것도 애를 쓰고 있지만 메모패치 안에서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5년 안에 의료시장에서 디바이스 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며 "심전도와 혈압을 비롯해 산소포화도, 혈당 등 여러 생체신호를 통합할 수 있는 멀티 모덜리티(multi modality, 여러가지 형태와 의미로 컴퓨터와 대화하는 환경)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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