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의사 잡아라" 외과계 학회들 회원 늘리기 총력전

발행날짜: 2022-05-25 05:30:00
  • 대한외과학회, 비뇨의학회 등 회원 유인책 마련 안간힘
    별도 위원회 구성해 참여 유도…학회에 별도 세션 마련

새내기 의사 중 여성 비율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여성 의사 비중이 높아지자 의학회들도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별도의 여성 위원회를 만들거나 학술대회에서 여성 세션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것. 특히 여성 비율이 절대적으로 적은 외과 계열 학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외과 계열 학회들이 여성 의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24일 의학계에 따르면 최근 여성 의사 비중의 증가에 따라 이들을 배려하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학회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역사적으로 남성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외과 계열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한외과학회 등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외과학회는 이례적으로 올해 춘계학술대회에 '여성 외과 의사' 특별 세션을 별도로 마련하고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장을 열 예정이다.

외과 계열에서도 여성 의사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활동을 장려하고 학회에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이다.

그만큼 이번 세션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방암 전문가로 외과 계열 여성 전문의 1세대로 꼽히는 김은숙 국립암센터 전 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김 전 원장은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을 지낸 뒤 2017년 국립암센터 원장을 역임했으며 대한외과여자의사회를 창립해 회장을 맡으며 후배 여성 외과 의사들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 세션에서는 외과 계열에서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여성 의사들의 수련 문제와 근무 환경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단 외과학회 김진 수련교육이사가 여성 전공의의 수련 실태와 규정에 대해 주제 강연을 열며 계명의대 강선희 교수와 영남의대 최정은 교수 등이 패널로 나서 여성 외과 의사가 실제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후배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또한 전남의대 이주연 교수가 연자로 나서 한국에서 여성 외과 의사의 근무 실태 및 위상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대한여성외과의사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외과 전문의 및 전공의를 대상으로 여성 외과 의사의 실제 근무 행태와 관행 등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여자의사회에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전공의, 전임의 또는 교수 채용 과정 등에서 여성 의사에 대한 다양한 차별이 보고된 바 있는 만큼 외과 계열을 특화해 별도 조사를 진행한 셈. 이에 대한 결과가 발표되는 것은 이번 학회가 최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외과학회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남성 비율이 높은 전문과목인 비뇨의학과도 여성 의사들을 위한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대한비뇨의학회가 학회에 이례적으로 산하에 여성정책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전남의대 김선옥 교수가 맡고 있는 이 위원회는 비뇨의학 정책과 수련에 있어 여성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뇨의학과에 여성 전공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는 것이 비뇨의학회의 복안. 과별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비뇨의학과에 여성 비율이 너무 낮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현재 비뇨의학회 전체 회원인 3200명 중 여성 회원은 53명에 불과한 상태다. 이마저도 최근 젊은 의사들이 일부 지원해서 비중이 늘었을 뿐이다.

비뇨의학회 이상돈 회장(부산의대)은 "최근 여성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53명까지 늘었기는 하지만 아직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미국만 봐도 여성 비중이 10% 이상이며 유럽도 7%대, 일본도 5~7%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비뇨의학과가 남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의료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만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여성정책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비뇨의학회는 향후 여성정책위원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지속적으로 권익 증대 방안을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이상돈 회장은 "상임이사진에 여성 전문의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이를 통해 선후배간 튜토링 등의 장도 만들려 하고 있다"며 "그래야 의대생들은 물론 전공의들도 비뇨의학과에 대한 편견을 깨고 후배로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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