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간호인력난…개원가, 간무사 알선 파견업체 등장

발행날짜: 2022-06-27 12:24:21 수정: 2022-06-27 16:50:48
  • 개원 시 초기인력 파견하는 컨설팅업체 행보에 간무계 우려
    저수가로 이도저도 못하는 개원가…"고용유지 지원해야"

간호조무사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일부 컨설팅 업체가 개원 시 초기 인력을 파견 형태로 알선해주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컨설팅 업체가 개원가에 간호조무사를 알선해주며 대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컨설팅 업체의 역할은 개원입지 선정, 인테리어 시공, 설비 및 의약품 구비에 도움을 주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간호조무사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이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

개원 초기엔 간호 인력을 구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만큼, 컨설팅 업체가 본인들과 관계된 간호조무사를 먼저 파견해주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대가를 챙기는 식이다.

간호조무사 구인난에 인력을 파견해주는 컨설팅업체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게 문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의료법 제2조와 80조에 의거해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파견 금지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 형사처벌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소식을 접한 간호조무사계는 즉각 반발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이 같은 행위를 벌이는 컨설팅업체가 적발된다면 즉각 노동부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간무협 전동환 기획실장은 "간호조무사 파견은 명백한 불법이다. 다만 업체 측은 계약상 간호조무사를 병·의원에 직접고용하는 형태로 법망을 피해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표면적으론 문제가 없어 계약 당사자는 불법임을 모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업체가 적발될 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확인한 뒤 본회 차원에서 노동부에 고발해 현장 조사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원가에서도 일련의 행태에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몇몇 컨설팅업체가 초기 병·의원을 세팅하면서 인력도 함께 배치해주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며 "개원엔 간호인력이 엄청나게 필요한데 구해지지 않으니 이 같은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증은 있는데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업체 측 역시 불법임을 알고 있어 의도적으로 증거를 남기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수가로 인한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저임금과 물가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데, 의원유형 수가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번 1~2%의 인상률에 그쳐 개원가가 고사 위기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병·의원이 제시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임금을 내걸고 있지만, 간호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병원 원장은 "본원만 해도 1년 내내 구인공고를 올리고 있는데 간호조무사가 안 구해진다. 반면 필요한 인력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기존엔 병상당 필요한 직원이 1.5배 정도였는데 이제 2배로 늘어났다. 30~40병상 병원이라고 하면 간호조무사를 포함해 직원이 70~80명 있어야 한다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다른 개원의 역시 "수가가 제자리걸음이다 보니 최저임금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간호조무사 입장에서도 파트타임과 임금이 비슷한데 더 힘든 간호업무를 하고 싶진 않을 것"이라며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임금을 올려줘야 하는데 현재 수가론 어려움이 많다. 지금도 임금도 빚을 내서 겨우겨우 주는 실정인데, 적어도 이를 위한 재정적 지원이라도 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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