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관심 높던 제약사…기류 변화에 손절각

발행날짜: 2022-07-06 12:11:17 수정: 2022-07-06 19:13:46
  • 스타트업 투자 고민하던 제약사들 '거리두기' 전환
    대면진료 보완 모니터링 플랫폼으로 방향성 기울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바라보는 제약업계의 '온도'가 급격히 차가워지고 있다.

닥터나우의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 화면. 현재 해당 서비스는 중단했다.

정부의 제도화 추진에 맞물려 최근 플랫폼을 향한 투자를 모색하던 제약사들도 일부 존재했지만 관련 서비스가 논란이 되면서 사실상 손절을 고민하고 있는 것.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은 보건복지부 질의, 답변 내용을 공개하며 닥터나우의 '원하는 약 담아두기 서비스'는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닥터나우는 지난 5월 '원하는 약 처방받기'를 통해 환자가 앱상에서 의약품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10분 내로 의사가 전화해 처방전을 발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에 서울시의사회는 의약품 오남용 유발 등을 우려하며 약사법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복지부도 해당 서비스가 약사법과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서비스가 전문의약품의 대중광고를 금지한 약사법 제68조제6항 위반 소지가 있으며, 약국 '자동매칭'은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 위반으로 약사법 제50조제1항 및 제61조의2제1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복지부 측의 판단이다.

또 복지부는 의사의 직접 진찰의무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의사가 실질적으로 진료하지 않고 단순히 환자가 요청하는 약의 처방만 한 경우라면, 의료법 제17조의2제1항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해당 서비스가 논란이 되면서 제약업계도 관련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향후 새로운 '신 시장'으로 여겨져 일부 대형 제약사들이 관련 플랫폼 업체들과 미팅을 하며 관심을 표시했지만, 때 아닌 논란이 되면서 다시 거리를 두려는 경향이 포착되고 있는 것.

사실상 최근 급증하는 양상인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임상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오히려 발을 들였다 의료계에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는 대면 진료를 보완하는 성격인 모니터링 플랫폼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이쿱은 지난 달 복지부 이기일 제2차관 주재로 열린 보건복지 규제혁신 2차 현장 간담회에 소개되며 향후 제도화 시 정부의 방향성을 시사했다.

오히려 비대면 진료가 아닌 대면 진료를 보완하는 성격인 플랫폼 시장에 더 크게 주목하고 있는 양상이다.

고혈압, 당뇨 만성질환 중심으로 의사와 환자가 대면 진료 보완 성격의 정기적인 원격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보험업계도 관련 플랫폼을 보유한 제약사에 관심 사실을 표시하며 협의를 제안하는 사례도 있다고.

현재 관련 시스템을 갖춘 제약사를 꼽는다면 대웅제약과 녹십자홀딩스, 일동제약이 대표적이다. 관계사와의 협업으로 현재 해당 플랫폼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사 임원은 "최근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화두다. 최근 강남성심병원 등 병원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보이지 않았나"라며 "하지만 현재 스타트업 중심 서비스는 제약사 입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관련 서비스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모를까 약사법과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상황"이라며 "서비스가 현실화된다면 모를까 전문의약품의 처방 증가와 이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기에 현재로서는 관련 업체들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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