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학술팀 문성호 기자
지난 3년간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던 SGLT-2 억제제 등 주요 당뇨병 치료제 병용투여 급여 확대 논의.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여 확대에 따른 막바지 재정 영향 분석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제약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심평원은 크게 세 가지의 급여기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우선 3제 병용요법 중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조합, SGLT-2 억제제와 티아졸리딘디온(TZD) 조합이다. 비급여 영역인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복합제도 3제 요법에서 급여 적용을 검토한다.
또 다른 하나는 SGLT-2 억제제 중 일부 품목과 설포닐우레아(Sulfonylurea) 또는 인슐린(insulin) 병용요법이다.
특히 심평원은 "SGLT-2 억제제 급여 확대에 대한 재정영향 분석 검토 단계에 있는데 급여화 과정에서 상당히 진척된 단계"라며 "처리기한 내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급여기준 변경 및 약가 관련 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기대감을 키웠다.
듣기에 따라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병용투여 급여 확대 논의가 '긍정적'으로 추진될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바라왔던 주요 제약사 입장에서는 '희소식'인 점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작 임상현장에서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실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왜 그런 것일까.
아직도 주요 학회 등 임상현장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정부가 고민해야 할 당뇨병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한 또 다른 현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동시에 급여 확대 시 진료환경이 실제로 개선될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당장 오는 8월부터 도입될 연속혈당측정기(CGM) 의료진 수가를 필두로 인슐린 펌프 건강보험 지원, 베타세포 부전 2형 당뇨병 환자 중증 분류 등 임상 현장에서 요구 중인 당뇨 관련 다른 현안들이 존재한다.
이들 모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야 할 정부 입장에서는 개별 사안이 아닌 당뇨병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한 '하나의 사안'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임상현장에서 요구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하되 전체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고려해 재정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길 수 있는 부분이다. 고가 신약에 국내에 속속 도입되는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재정을 관리해야 할 정부 입장에서 '당뇨' 분야에만 재정을 집중적으로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일부 제약사들은 벌써 주요 당뇨병 치료제 병용투여 급여 확대를 기대하고 다양한 조합의 치료제 허가를 받고 있다. 물론 정부가 병용투여 급여 확대를 당뇨병 치료 환경 개선에 있어 우선 시한다면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다만, 제약사들도 치료제 병용투여 급여 확대에만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전체 당뇨병 진료 환경을 개선할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는' 자세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