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의약학술팀 기자
코로나 확진자가 최근 7만 명을 넘어서며 재유행 조짐을 보며 정부가 코로나 백신 4차접종 확대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는 코로나 재유행에 대비해 지난 17일부터 4차 접종대상을 60세 이상에서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까지 확대했으며, 병상 추가 확보를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한 상태다.
전문가들이 꾸준히 강조했던 것처럼 현 시점에서 코로나 백신이 재유행 방지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 백신접종을 통한 위중증이나 사망 예방인 만큼 4차접종을 통해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코로나 재유행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동안 쌓인 코로나 백신에 대한 피로도로 4차접종률이 예상보다 더 저조하다는데 있다.
21일 기준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4차접종의 인구대비 접종률은 9.6%(491만 명)으로 3차접종의 65.1%(2242만 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4차접종 대상자만으로 한정하면 접종률은 60세 이상에서 38.1%까지 올라가는 등 누적 접종자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항체형성 기간 등을 고려해 정부가 원하는 재유행 방지를 위해서는 보다 빠르게 접종률이 올라가 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4차접종 대상자를 50대로 확대했지만 여전히 2%(21일 기준)의 접종률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백신 접종 피로도가 꼽힌다. 백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2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의 경우 약 2주의 간격으로 접종하고 이후 3개월 후 3차접종까지 이어진 데 따른 회의감이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실내 마스크착용을 제외하고 사회적거리 두기가 완화 된 상태에서 현재 접종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은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오미크론 BA.5 변이에 대응에 만들어진 백신이 아니라는 접도 백신 회의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대패 정부는 최근 1주간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90.4%로 대다수이며,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코로나에 취약하다는 점과 연령대별 누적 중증화율이 40대 0.05%, 50대 0.14%, 60대 0.38%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중증화율이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50대의 누적 중증화율은 40대의 약 3배, 60대의 누적 중증화율은 50대의 약 2.5배로 50대의 중증화율이 고령층에 비해 낮지만, 40대에 비해 현저히 높다.
여기에 영국, 독일, 미국 등 국외 주요 국가의 고령층 4차접종 사례까지 언급 중이지만 실제 접종률 향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결국 백신 접종의 효과에는 전문가와 정부 모두 이견이 없지만 접종률 자체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또 다른 방책을 고민해야 될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상급종합병원 감염내과 A교수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코로나 백신을 계속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치료제가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균형점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4종) 에 대한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베클루리주 등 3종의 효능을 평가한 결과 경구 치료제(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는 기존 바이러스 델타 변이주 와 비교 시,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능이 유지돼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주사제인 베클루리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 4종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이 여전히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코로나 치료제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대해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감과 같이 백신접종과 치료제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A교수는 "코로나는 전문가별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접종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며 "코로나를 조기진단하고 조기치료하는 군과 백신 접종을 하는 군을 보다 세분화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모더나는 8월 말이면 글로벌 차원에서 코로나 2가 백신을 허가 받고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르게 바라보면 더 많은 범위를 예방하는 새로운 백신이 공급되더라도 접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또 백신 접종이야"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4차접종의 과정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한 피로도가 체감되는 중이다. 이는 고위험군보다 현재 4차접종 대상이 아닌 대상군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재유행 위기와 엔데믹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이제는 백신 일방향 외에 다양한 접근을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