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알포‧고덱스 처방 '평행이론'

발행날짜: 2022-08-01 05:00:00
  • 의약학술팀 문성호 기자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알포) 제제에 이어 올해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까지 보건복지부 주도 급여 재평가 파장이 제약업계를 넘어 의료계까지 번지고 있다.

앞서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약효 논란에 따라 콜린알포 제제에 이어 올해 고덱스도 '급여적정성이 없다'고 판단, 제약사 의견 수렴을 진행하며 급여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종근당 등 제약사들이 지난해 급여 재평가 결과에 불복, 콜린알포 급여 축소 소송을 진행했지만 패소하는 등 결과 뒤집기마저 역부족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대로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올해 재평가를 받고 있는 고덱스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정부의 급여 재평가 의지에도 불구하고 정작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임상현장에서는 규제와 거꾸로 가고 있다. 의약품 조시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콜린알포 성분 대표 품목인 글리아타민(대웅바이오)과 종근당 글리아티린(종근당)은 각각 538억원과 4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0.4%, 8.3% 처방액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덱스도 올해 상반기에만 392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355억원) 같은 기간 대비 10.6%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약효 논란으로 급여 축소 결정을 내리거나 추진하고 있지만 임상현장에서는 여전히 ‘쓸모 있는’ 약으로 통한다는 뜻이다.

이는 콜린알포와 고덱스가 각각 치매와 지방간 질환 치료에서 의사가 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안 되는 '무기'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의료현장 만의 ‘독특한 문화’가 콜린알포와 고덱스 처방 증가의 배경이 됐다. 환자는 진료를 본 후 '당연하게 약을 처방 받는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동시에 의사도 '진료 보고 약도 안주냐'는 핀잔을 듣기 싫어서라도 그동안의 임상현장 처방 경험이 밑바탕이 된 콜린알포와 고덱스를 처방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마땅히 해당 질환에서 줄 수 있는 다른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 무기'로 당연히 처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렇다고 건강보험 재정 상 약제비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의 급여 재평가를 추진 안할 수 없다. 다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급여 제외 결정이 불러올 후폭풍을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비급여 및 관련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팽창을 우려하는 시선들이 가득하다. 콜린알포와 고덱스가 가진 공통된 우려 속 평행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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