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고민

발행날짜: 2022-08-31 05:00:00
  • 의약학술팀 황병우 기자

4차 산업 혁명과 신약 개발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의료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실 '4차 산업혁명' 등의 구실을 붙이지 않아도 의료계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은 오랫동안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해묵은 과제이기도 하다.

가깝게는 의학전문대학원을 통해 이과계열 다른 전공을 경험한 융복합 인재를 육성하자는 취지의 제도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현재는 차의학전문대학원 1곳만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큰 틀에서 의료계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해부학, 생리학 등 기초의학의 비전을 제시하고 진출하는 의대생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 관련 연구비 확보가 쉽지 않은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원론적인 시각의 접근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의료계의 말처럼 의료계는 꾸준히 의사과학자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초의학의 길을 지원하는 학생은 과거 5%대에서 1%대로 떨어져 말 그대로 '기피'현상을 보이는 중이다.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있지만 미래 기초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것 못지않게 현재 임상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연구역량 강화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취재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지난 2019년 신진의사과학자를 선정하기 위해 시작된 해당 사업에 지원한 교수의 경쟁률은 2:1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지원하면 선정되는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것.

하지만 2년이 지나 지난 2021년 대상자를 선정할 때는 관련 경쟁률이 3:1 가까이 치솟았다. '신진 의사과학자'라는 이름처럼 병원 내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 나이 등의 제한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높은 경쟁률을 보인 셈이다.

이러한 지원의 원동력은 연구비 지원도 있었겠지만 가장 큰 동기부여가 이뤄진 부분은 '연구 시간'에 대한 보장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간혹 대학병원 교수의 인터뷰를 하다보면 의대, 병원의 소속으로 진료를 보면서도 연구역량 강화의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에 대한 부러움 혹은 국내 현실의 아쉬움을 들을 기회가 종종 있다.

결국 의사과학자의 양성에는 연구비라는 금전적 요인 못지않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교수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주제와 상관없이 묻는 질문은 현재 전공분야에 대해 어떠한 연구주제를 고민하고 있는가이다.

해당 질문을 던질 경우 대부분 큰 고민 없이 현재 가지고 있는 연구주제와 향후 하고 싶은 연구에 대해 답변을 전달한다. 대학병원 특성상 연구를 뗄 수 없긴 하지만 늘 연구에 대한 향상심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간혹 어떠한 문제에 대해 단어 하나에 매몰되는 경우가 있다. '의사 과학자'라는 문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이과 출신인 기자의 주변엔 석사, 박사를 졸업하고 제약회사 등에 연구파트에 근무하고 있는 지인들이 많다. 과연 이들을 '과학자'로 볼 수 있을 것인가 단순 기술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것은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기피 전문과 인력 양성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의사과학자 양성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의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상의들의 연구역량을 강화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실제로 연구 성과를 발휘하는 대학병원 내 여러 교수가 조명 받는 이유도 '실적' 외에 진료 중 없는 시간을 쪼개서 연구 성과를 냈다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의료계 내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은 뫼비우스의 띠 같이 끝없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화두이다. 한 가지 노선으로 방법을 찾기 어렵다면 기초의사과학자양성과 임상의 연구연량을 어떻게 강화시킬지에 대한 심도 있는 투 트랙 전략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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