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환자에서 적극적인 영양치료의 새로운 방안과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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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2-08-26 07:42:50 수정: 2022-09-07 09:46:46
박도중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

최근 의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 중 외과에서는 환자의 조기 회복을 위하여 최소 침습이 가능한 수술 로봇이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2000년 세계 최초 FDA 승인을 받은 수술 로봇인 Da Vinci(Intuitive Surgical, 미국) 시스템이 개발된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일본에서는 초미세 수술을 위한 마이크로 로봇, 중국에서는 암 수술 등에 이용하기 위한 마이크로 군집 로봇 제어 기술, 한국에서는 미세수술 로봇 ‘닥터 허준’의 개발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수술로봇은 전립선 수술부터 시작해서 산부인과, 외과로 확대되고 있어 점점 외과의 수술기법은 발전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1)

하지만 외과의사에게는 술기만큼 환자 치료에 중요한 분야가 있다. 바로 영양치료이다. 영양 중재라고도 불리우는 영양치료는 영양불량환자에게 영양을 지원하는 개념에서 이제는 임상결과의 변화를 가져오는 치료적 의미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외과 환자는 외상을 입거나 수술의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검사나 치료를 위한 경구 섭취 제한이 빈번하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약물이나 신체 활동 감소가 단백분해를 포함한 이화작용을 가속화시켜 영양불량의 위험을 높인다. 또한 복부 수술을 받았거나 복부 외상으로 입원하여 경구 섭취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위장관 질환에 의해 이미 장기간 영양불량인 환자도 많다. 2) 외과 의사는 이런 외과환자의 영양적 특성을 잘 이해하여 손상에 대한 대사적 반응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의사는 아무래도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영양 문제까지 고려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입원환자의 50% 이상이 영양 불량 상태인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영양 불량 환자에서는 합병증 발생률이 2배에서 2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 불량은 박테리아 식균작용을 저하시키고 중성구, 대식구, 림프구 등의 기능을 손상시켜 면역계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창상의 회복 속도가 지연되고 재원기간이 연장되는 등 불량한 예후와 상당한 관계가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하여야 한다.2,3)

역사적으로도 외과의사들은 일찍이 영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양과 관련한 의학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최근에는 더욱 이러한 적극적인 영양중재에 대한 관심도와 연구, 적절한 영양중재의 표준화 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흐름속에서 최근에 대표적으로 연구되고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는 개념이 ‘술 후 조기 회복 프로그램’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나 ‘보충 정맥 영양’ Supplemental Parenteral Nutrition (SPN)의 연구이다.

ERAS는 수술을 받는 환자의 조기 회복을 목적으로 수술 전/중/후의 모든 영역에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시스템이다. 그 중 영양 분야에서는 수술 전 탄수화물 음료의 투여를 통해 금식을 피하여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을 줄이고, 술 후 24시간 내 음식을 투여하여 장내점막의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 등 적극적 영양치료를 통해 환자의 대사스트레스를 감소시켜 회복을 증진시키고 합병증을 줄이며 재원기간을 줄이는데 그 목적이 있다.

SPN은 경장영양 단일요법으로 영양 요구량을 충족하기 어려울 때 보충적으로 투여하는 정맥영양을 의미한다. SPN의 시작 시기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SPN의 적용은 환자 개개인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 공급을 최적화하여 감염률, 항생제 사용기간과 기계환기의 기간이 짧아지는 등의 유용성이 확인된 바 있다.4) 3일간 경장영양을 시도했을 때 영양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한 중환자를 대상으로 SPN과 경장영양 단독 투여를 비교한 한 연구에서는 SPN을 적용했을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었으며 원내 감염률이 더 낮은 결과를 보이기도 하였다.5)

정맥 영양은 정맥을 통해 수분, 포도당, 지질, 아미노산, 미네랄 등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최근 이러한 정맥 영양의 지질 성분 중 하나로 오메가3인 DHA와 EPA의 항염작용, 면역 증진, 지방세포 조절, 심혈관 효과, 간 보호 기능6) 등이 각광을 받으며 fish oil을 함유한 다양한 정맥 영양 제제들이 시판되고 있다.

기존에 사용되던 지질유제 성분 중 soybean oil의 경우 필수 지방산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지만 염증작용 및 면역 억제를 나타내는 오메가6가 높고 phytosterol이 높아 간 지방증, 담도 침전물, 담석증 등의 PN으로 인한 간 장애를 일으켰다. 반면에 fish oil의 경우 phytosterol(식물성 스테로이드의 통칭) 함량이 낮고 장관 혈류와 간 기능을 개선시켜주는 오메가3 함량이 높아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PN으로 인한 간 장애가 발생한 경우 fish oil을 함유하고 있는 지질유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7,8,9,10)

Fish oil의 EPA와 DHA는 체내에서 오메가6와 경쟁적 역할을 하며 항염증 및 세포의 기능 회복을 일으키는 PGE3, Resolvin E1,2, Resolvin D1-6, Leukotrien B5의 생성을 자극한다. ESPEN (유럽 정맥 경장 영양 학회) 가이드라인 에서는 EPA와 DHA의 사용이 수술 환자에서 유의하게 감염률을 낮추었다는 연구를 소개하며 수술 환자에서의 EPA와 DHA의 사용을 제안하고 있다.7)

2020년 ASPEN (미국정맥경장영양학회)에서 49개 연구와 3,64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오메가3가 함유된 PN과 그렇지 않은 PN을 비교한 대규모 Meta-analysis를 발표하였다. 그 결과 오메가3가 함유된 PN에서 그렇지 않은 PN 대비 감염률은 무려 40%가 감소되었고 ICU 재원기간은 평균적으로 1.95일, 전체 입원일의 경우 총 1.95일을 감소시켰다. 또한 Sepsis 발생률 역시 56%가 감소하여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영양적 측면에서 이렇게 PN의 종류를 바꿔주는 것만으로 환자의 여러 예후 측면에서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외과 환자에게 있어서, 질환과 대사상태에 따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영양 평가와 영양치료 방법에 대한 고려는 수술 후 합병증이나 재원기간으로 대표되는 임상적 결과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모든 외과의 구성원들이 외과에서의 술기 연구와 마찬가지로 환자에게 적극적인 영양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환자 회복에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는 점을 인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영양치료를 적용하기를 기대한다.

  1. 1) Journal of Digital Convergence Vol. 19. No. 4, pp. 349-353, 2021
  2. 2) J Clin Nutr 2021;13:7-11
  3. 3) 외과대사영양지침서 2판 (2020)
  4. 4) Clin Nutr. 2019;38(5):2408-16.
  5. 5) Lancet. 2013;381(9864):385-93
  6. 6)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지 : 제 12권 1호 2009
  7. 7) Clin Nutr. 2019 Feb;38(1):48-79
  8. 8) 대한외과학회지:제 63 권 제 5 호 2002
  9. 9) Eur J Anaesthesiol 2009, 26:1076–1082
  10. 10) Int J Cancer. 2004 Sep 10;111(4):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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