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 이어 원숭이두창까지…테코비리마트 효과 확인

발행날짜: 2022-08-27 05:30:00
  • 미국 UC 데이비스 연구진, 동정적 사용 결과 공개
    7일째 환자 40% 회복, 21일째 92% 완전 회복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가테크놀로지의 천연두 치료제 테코비리마트(Tecovirimat)가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의 원인 병원체와 같은 속에 속하는 동물성 오르토폭스 바이러스로서 비슷한 구조를 공유하는 만큼 원숭이두창에도 비슷한 효과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테코비리마트를 활용한 임상 결과 일주일만에 환자의 40%에서 병변의 완전한 소실이, 3주만에 환자 92%가 완전 회복하는 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UC 데이비스 메디컬센터 감염학과 소속 엔젤 데사이(Angel Desai) 등 연구진이 진행한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에 대한 테코비리마트의 동정적 사용 결과가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에 22일 게재됐다(doi:10.1001/jama.2022.15336).

자료사진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성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사람 두창인 천연두 바이러스와 비슷한 구조를 가졌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은 최근 전세계적인 발병으로 인해 8월 18일 기준 현재 보고된 감염은 3만 9000건이 넘어가고 있다.

문제는 2~4주간 지속되는 증상 및 환자의 13%에서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중증도가 높지만 백신은 물론 원숭이두창을 겨냥해 만들어진 치료제가 없다는 것.

바이러스의 전파, 독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p37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는 실험실 연구에서 천연두와 원숭이두창 모두에 대한 활성을 나타낸 바 있다는 점에 착안, 연구진은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치료제가 없을 때 개발 약제를 시험적으로 투약하는 동정적 사용 방식으로 테코비리마트의 효과·안전성을 확인코자 했다.

2022년 6월 3일부터 2022년 8월 13일 사이 UC 데이비스에 의뢰된 외래환자 및 얼굴이나 생식기 부위를 포함한 민감한 부위에 질병이나 병변이 퍼진 환자에게 치료가 제공됐다.

성인 환자를 위한 테코비리마트의 경구 치료는 체중을 기준으로 8시간 또는 12시간마다 투여됐으며 치료 기간은 14일에서 환자의 임상 상태에 따라 연장이 가능했다.

9명의 환자는 HIV에 감염됐고, 1명의 환자는 최소 25년 전에 천연두 백신을 맞았고, 4명은 증상 발병 후 덴마크 기업의 두창 백신 JYNNEOS를 1회 맞은 바 있다.

전신증상은 발열 19명(76%), 두통 8명(32%), 피로 7명(28%), 인후통 5명(20%), 오한 5명(20%), 요통 3명(12%), 근육통 2명(8%), 메스꺼움 1명(4%), 설사 1명(4%)이었다.

거의 모든 환자(92%)가 생식기 및/또는 항문 주위 병변이 있었고 13명(52%)은 전신에 10개 미만의 병변이 있었다. 모든 환자는 병변과 관련된 통증이 겪었다.

21일 동안 치료를 받은 한 환자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14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8월 13일 기준 원숭이두창 감염이 확인된 총 25명의 환자가 테코비리마트 치료 과정을 완료했다.

분석 결과 치료 7일째에 10명의 환자(40%)에서 병변의 완전한 소실이 보고됐고, 23명(92%)은 21일째에 병변과 통증이 소실됐다.

테코비리마트는 투약 과정에서 치료를 중단한 환자가 없어 우수한 내약성이 확인됐다. 치료 7일째에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피로 7명(28%), 두통 5명(20%), 메스꺼움 4명(16%), 가려움증 2명(8%), 설사 2명(8%)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경구 테코비리마트는 최소의 부작용으로 원숭이두 감염이 있는 모든 환자에게 좋은 내약성을 보였다"며 "그러나 부작용이 감염과 관련된 증상과 항상 구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조군이 포함되지 않았고, 적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해 제한된 데이터만이 존재한다"며 "연구가 선택 편향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항바이러스 효능, 용량 및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5월 30일 테코비리마트가 원숭이두창에도 효과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는 무작위 임상 시험이 없는 만큼 효용성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테코비리마트를 둘러싼 각국 보건당국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효과 확인 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은 약 500명을 대상으로 한 테코비리마트 임상에 착수했으며 미국 국립보건연구원도 임상에 착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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