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시달리는 전담분만병원…줄어든 일반 환자로 이중고

발행날짜: 2022-09-02 12:16:04
  • 인력풀 3분의 1로 줄어…별도 병동 마련해도 환자 인식 부정적
    인프라 붕괴하는데 감염병 대응할수록 손해…"기피과 심화 우려"

코로나19 분만 특화 거점 전담병원이 인력난과 줄어든 일반 환자로 인한 수익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분만 특화 거점 전담병원이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의료진 번아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담병원이 인력난과 줄어든 일반 환자로 인한 수익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기존에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하는 간호인력에게 1000만 원가량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권 들어 수당이 절반으로 줄자 지원자가 감소해 현장이 인력난을 겪는 상황이다.

분만병원 특성상 24시간 산모와 신생아를 동시에 간호해야 하는데 유행세 대비 인력풀이 3분의 1로 급감하면서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실제 수도권 한 전담병원은 32명의 인력이 3교대로 해야 할 일을 8명이 감당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선 수당 지급이 조삼모사 식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부터 750만 원씩 균등하게 지급됐다면 지금 같은 인력난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무가 과중되면서 기존 인력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도 문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 한 전담병원 관계자는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급하게 인력을 모아야 했던 정부 입장은 이해하지만 수당이 균등하게 지급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기존 직원들이 업무 공백을 메꾸고 있고 교대 근무할 직원도 부족해 내부적으로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감염병에 특히 민감한 산모 특성상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뒤 일반 환자 내원율이 감소한 것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300%의 가산이 적용되기는 했지만 전체 분만 과정이 아니라 특정 수가만 인상돼 일반 환자 감소로 인한 손해를 보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정부 지원이 있기는 했지만, 음압시설 설치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 상황에서 환자 감소세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어 병원 재정에 악영향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담병원은 동선 구분을 위해 아예 별도 병동을 마련했지만, 확진 산모를 진료한다는 인식이 생겨 전체 환자 내원율이 감소한 것은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전담병원 원장은 "관련 가산으로 실제로 인상되는 금액은 120만 원 수준인데 이 비용 만으로 인력·시설 확보 및 방역 업무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손해를 겨우 보전하는 수준이었는데 완화세로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전담병원에 참여하겠다는 곳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확보된 전담병원에 지역 편차가 있는 상황에서 추가 확보가 어려워진다면, 앞선 유행세 때 발생했던 문제가 반복되거나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수도권은 사정이 낫지만 지방소도시 등에선 병상이 없어 산모가 구급차에서 출산하거나 119헬기로 이송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오상윤 총무이사는 감염병 대응에 참여한 분만병원이 오히려 손해를 입는 상황을 지적했다. 분만 인프라 붕괴가 심화한 상황에서 관련 손해로 폐업하는 병원이 늘어난다면 기피과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오 총무이사는 "산부인과가 기피과로 전락한 상황에서 이렇다 할 지원도 없어 분만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 산부인과계는 15년 전부터 이를 경고해왔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아직도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특정 진료과에 대한 전문가를 키우려면 10년이 걸리는데 지원자가 없어 허리가 끊기고 있다. 분만 현장에선 50대 의사가 젊은 편이고 이 나이에도 야간에 당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필수의료 문제가 가속도가 붙은 채 내리막을 달리고 있는데 누가 제동할 것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의사를 형사 처벌하는 등 이를 부추기는 상황"이라며 "오랫동안 논의된 문제지만 대책 없이 시간만 지나버려 진부한 주제가 됐다. 시민단체를 만들거나 국회의원과의 면담 등으로 문제제기를 지속하고 있지만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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