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후보 인사 청문회, 대통령 욕설 논란으로 '파행'

발행날짜: 2022-09-27 11:49:40 수정: 2022-09-27 12:14:46
  • 복지위 전체회의 1시간만에 정회…야당 "자괴감 느낀다" 항의
    야당 "확인되지 않은 부분…상임위 소임 다하자" 청문회 설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7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한시간 만에 정회, 파행으로 치닫았다. (사진: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4개월 넘도록 공석인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윤석열 대통령 욕설·비속어 논란에 막혀 파행으로 시작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7일 오전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개회 한시간 만에 정회를 해야 했다.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욕설 비속어 논란을 지적하며 인사청문회를 할 수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여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의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원활하게 의사진행을 하기에는 지금 상황이 녹록치 않다"라며 "사고가 일어났을 때 진실을 바탕으로 진심어린 반성을 보이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국민에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은 거짓해명과 혹세무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직시하고 진정한 사과가 우선"이라며 "정부와 공동책임을 지고 있는 국민의 힘도 부화뇌동 하지 말고 민심을 제대로 전하고 대통령 사과,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일침했다.

최종윤 의원도 "대통령이 지명한 복지부 장관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인사청문 한다는 게 회의적"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에게 욕설과 비속어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의 의원(왼쪽)과 최종윤 의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신분으로써 대통령의 비속어 대상이 됐다는 데 자괴감을 느낀다는 호소도 나왔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논란이 있으면 해명을 해야 하는데 욕설인지, 비속어인지 해명도 없고 국회, 국민을 무시하는 부분도 해명이 안됐는데 정상적으로 청문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대통령실 해명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 내용은 대한민국 국회를 모욕하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126일째 복지부 수장이 공백인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청문회를 하고 싶다"라며 "국민을 대신해 청문회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제대로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영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은 특정 언론을 탄압하면서 국면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욕설과 비속어를 했음에도 인정하지 않는 나쁜태도를 취하고 있고 신뢰가 많이 무너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도 음성파일을 들으면 무슨 이야기인지 다 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고 하면 안된다"라며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드는 행동을 하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청문외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게 과연 맞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여당 "우선 복지위 소임을 다해 청문회부터 하자" 한목소리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공감을 한다면서도 복지위의 소임을 다해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개월 동안 복지부 장관 공석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왼쪽)과 이종성 의원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국민의힘)은 "복지부 장관 공석으로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라며 "한시바삐 인사청문회를 하고 복지부 장관을 임명해야 한다. 여야 모두가 바라는 부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대통령 개인의 발언에 대한 워딩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음성분석 후 그 내용이 나오면 그때가서 충분히 대응을 하겠다고 대통령실이 약속했다"라며 "지금은 원만한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자"고 여당을 설득했다.

이종성 의원 역시 "야당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라며 "아직 대통령 발언의 실체는 모르고 춫그만 나오고 있다. 결과가 나오고 대통령실이 결과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 장관이 5개월 동안 공석이다. 오늘 인사청문위는 복지위에 맡겨진 소임"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지만 복지위의 소임을 다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김미애 의원은 "여당의 문제 제기가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도 있는데 인사청문위원회를 파행으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라면서도 "공식적인 회의가 끝나고 혼잣말처럼 했는지, 외교부 장관에게 했는지, 정확한 워딩이 확인되기도 전에 자막이 입혀져서 공개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처음부터 분명하지 않은 것을 확정적인 자막을 써서 그렇게 읽히도록 한 것은 악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현재 공개된 내용이 맞다면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분석이 나올때까지 기다려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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