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뇌심부자극술 효과성 입증 "10년 후 보행 가능"

발행날짜: 2022-10-07 11:11:59
  • 서울대병원·순천향대병원 공동 연구…145개월 장기 추적 결과 발표
    누적 생존율 1년 98.8%, 5년 95.1%…"40% 보행 유지, 삶의 질 개선"

중증 파킨슨병 환자에게 뇌심부자극술(DBS)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장기 추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신경과 전범석·김한준 교수, 순천향대병원 신경외과 박혜란 교수팀은 2005년 3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양측 하시상핵 뇌심부자극술을 받은 81명의 중증 파킨슨병 환자의 현재 생존 여부와 수술 전·후 추적 검사를 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신경과 전범석 교수, 김한준 교수, 순천향대병원 신경외과 박혜란 교수.

파킨슨병은 몸동작이 느려지는 서동증, 안정 시 떨림, 근육의 강직 등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중뇌의 흑질 부위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점 사멸하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다.

대부분 파킨슨병 환자는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약물 치료 기간이 오래될 경우 약물에 의한 부작용으로 치료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이럴 경우 뇌 기저부에 전극을 삽입하여 전기 자극을 통해 신경회로의 이상을 조절하는 뇌심부자극술이 대안적 치료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시상하핵에 대한 뇌심부자극술은 단기 및 중기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을 뿐 아니라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인정돼 더 많은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증 파킨슨병에 대하여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임에도 불구하고 생존율 및 장기적 예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연구팀은 대규모 환자 집단의 장기 추적 관찰을 기반으로 양측 하시상핵 뇌심부자극술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과 수술 전·후 상태를 분석했다.

남자 37명(45.7%), 여자 44명(54.3%)를 포함한 총 8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수술 당시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62세였으며 병원에 내원하여 추적 진료를 받은 기간의 중간값은 145개월이었다.

수술 후 누적 생존율은 1년 98.8%, 5년 95.1%, 10년 79%였다. 즉, 수술을 받은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율은 일반인 생존율과 최소 5년 이상 비슷했다.

뇌심부자극술로 자극용 전극 삽입한 모식도

11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35명(43%)이 사망했고, 46명(57%)이 생존했다. 비생존자는 뇌심부자극술을 받고 평균 110.46개월 동안 살았다.

81명의 환자 중 33명(40%)은 11년 이상 경과한 후에도 보행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됐다.

파킨슨병 증상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UPDRS 척도는 수술 후 5년까지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10년 경과 후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최초 수술시 전극이 양측 하시상핵 내에 잘 들어간 환자일수록 더 높은 생존율과 보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양측 하시상핵 뇌심부자극술이 중증 파킨슨병에 대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며, 파킨슨병의 진행에 대해서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경과 전범석 교수 "국내에 양측 하시상핵 뇌심부자극술이 도입된 후 수술을 받은 파킨슨병 환자들을 추적해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생존율과 장기적 예후 분석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을 받았던 많은 환자들이 10년 이상 경과한 후에도 보행까지 가능한 상태로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오랜 기간 파킨슨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SCI 저널인 'Neurosurgery'에 온라인판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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