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개원의들 최저임금·금리·물가 인상 삼중고 토로
코로나19 지원책에서도 소외되는 개원가…"사면초가"
개원가가 2023년도 의원유형 수가 재논의를 촉구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경영 악화가 지속해 지금의 인상률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개원가에서 2023년도 의원유형 수가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른 유형은 지난해 3% 인상률을 유지하거나 인상했지만, 의원 유형만 0.9% 감소시킨 2.1%의 인상률을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결정된 2023년도 의원급 수가만으로는 최근 급등한 금리, 물가 등을 감당하며 병·의원 경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게 일선 개원의들의 하소연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역시 성명서를 내고 수가 계약의 불합리함을 강조했다. 앞서 2023년 의원유형 수가협상 과정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원 유형에 2.1%의 인상률을 제시했고 이에 반발한 수가협상단은 합의를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결국 2.1%의 인상률을 결정했다.
유형별 인상 순위를 정하는 SGR모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를 창안한 미국 역시 지금은 이를 폐기했을 정도라는 설명이다.
또 경제 관련 지표가 증가하는 것처럼, 의료가 발전할수록 재정이 더 소요되는 것이 당연한데 우리나라는 의료정책에서만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합리적인 의료재정의 증가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
대개협은 "고용주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목까지 죄이는 최저임금, 살인적인 금리, 모든 것이 올라버린 물가 등 대한민국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지표 상승을 서로 인정하고 순응하는 분위기다"라며 "코로나19 유행세에 봉사와 희생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맡아왔던 의원의 2023년 2.1%의 수가 인상은 사면초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 국가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의료계에 다방면의 지원을 제공하는 상황도 조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일반 사업자에게만 지원혜택이 제공되고 코로나19 관련 의료지원은 병원급에만 집중되는 등 개원가는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원가가 높은 고용 지표를 유지하는 상황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개협은 "경영 악화에 따른 폐원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도 개원가 고용 지표는 오히려 긍정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개원가의 합리적인 수가 인상은 경제적인 효과가 있는데, 이번 수가 결정에서 의원은 철저히 배신당한 셈"이라고 반발했다.
우리나라 원가에 못 미치는 비정상적인 수가로 필수의료체계 붕괴 우려가 커진 상황인데도, 정부는 국민 부담을 핑계로 정상화를 미루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또 정부는 이런 비정상적인 시스템이 유지하기 위해 의료계의 희생을 강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개협은 "이제 국민이 이런 의료의 위기를 피부에 느끼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수가 정상화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합리적의 수가를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정부가 수가 정상화를 외면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의료붕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5월, 수가 협상 당시와 모든 것이 달라진 상황에서 개원가는 2.1% 수가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원의 현실을 외면하는 수가 인상률을 취소하고 현실에 맞는 수가 인상을 결정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