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균 학생(가천의대 예과 1학년)
많은 대학생은 교환학생을 대학 생활의 로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의과대학을 다니는 학생이라면 교환학생 경험을 가지기는 힘들다. 필자 또한 USMLE 매칭을 준비하기 위해 옵저버십으로 해외를 나갔다 온 사람의 이야기 정도밖에 듣지 못했다. 다른 과 대학생은 한 학기 정도 해외에서 공부하며 언어도 배우고, 학점도 따고, 해외 경험을 쌓는 것이 가능하지만 자국 의과대학에서 공부해 의사국가고시를 응시해야 하는 한국 의대생들은 한 학기를 비우고 교환학생을 한다는 것은 거의 비현실에 가깝다.
다행히도 KMSA(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에서 협약을 맺어 한국의 의대생들이 교환학생 경험을 할 수 있도록 SCOPE/ SCORE 연구 또는 실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관심은 있지만 SCORE/SCOPE 프로그램을 잘 몰라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의대생들을 위해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개해보려 한다.
이 프로그램은 IFMSA(세계의대생협회연합)에서 주관한다. IFMSA에는 130여 개 국가 130만 명의 의과대학 학생이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단체다. 그렇기 때문에 교환학생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국가의 수가 매우 많다.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유럽 국가들 뿐만 아니라 대만, 브라질, 태국과 같이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의과대학의 연구실에서 본인이 관심 있는 연구 분야에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다.
SCORE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해외로 보내는 만큼 해외의 학생들을 모교에서 수용하는 양방향 계약으로 운영된다. 필자는 현재 가천대학교의 SCORE(Standing Committee on Research Exchange) 연구교환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데 내년 가천대학교에서는 3명의 학생을 유럽, 남미 등의 의과대학 연구실로 보낼 예정이다.
또 브라질과 같은 다른 국가의 학생들이 가천대학교 이길여 암.당뇨 연구소에서 연구 인턴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연구 주제는 크게 기초과학(basic science), 실험실 작업이 있는 임상 프로젝트(clinical project with lab work), 실험실 작업이 없는 임상 프로젝트(clinical project without lab work) 등 세 분야로 나뉜다. 학생들은 선호하는 연구 주제 및 관심 분야에 맞게 각 국가의 특정 연구실로 배정되어 4주간 교수님 지도아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은 4주라는 기간 동안 해외 의과대학에서 연구실 생활을 하며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값진 기회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학생주도의 프로그램이라는 점 때문에 학교에서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만큼 순탄하지는 못하다.
필자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해줄 수 있는 교수님들을 모집하기 위해 정말 많은 이메일을 썼었다. 그래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존재하기에 의과대학 학생들이 다른 국가의 의과대학 연구실 경험을 해보고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현재 전국 20개 의과대학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학교와 학생들이 SCORE/SCOPE 프로그램을 통해 교환학생 경험을 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