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설치비 지원 국고보조 신청 안내…설치비 50%는 자부담
다음 달까지 보조금 신청…의협 "수면마취 포함 여부는 협의 중" 경계
수술실 CCTV 설치를 위한 재정 지원 대상 병원 및 의원은 전국에 2091곳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들 의료기관에 37억6700만원을 투입한다. 대상 병의원은 최소 245만원에서 최고 1935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올 하반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예산 집행 계획을 일선 지방자치단체 및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와 공유하고 있다.
올해 9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될 의료법 제38조의2에 따르면 수술실이 있는 모든 의료기관은 수술실 안에 CCTV를 꼭 설치해야 한다.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에 대해 복지부는 수술실 CCTV 설치비의 25%를 지원한다. 의료기관은 설치비의 50%를 부담해야 한다. 나머지 25%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국비 지원 대상 의료기관을 산출해 현재 전국 시도에서 지원 대상 해당 여부 등을 판단해 국고보조금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 법 개정일 이전에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CCTV 설치 기준을 모두 충족해 설치를 완료한 의료기관은 국비 지원 대상이 아니다. 법 시행에 맞춰 설치 기준 충족을 위해 개정일 이후 추가적으로 장비를 구입 및 설치했을 때 추가 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다.
수술실 CCTV 설치는 ▲수술실 내부 ▲영상 정보가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 ▲저장 장치와 네트워크의 분리 ▲접속기록의 보관 ▲영상 정보의 탐지·누출·변조 또는 훼손 금지 ▲영상 정보 30일 이상 보관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나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술실 내부를 환자 및 의료진 등이 확인 가능하도록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 설치 ▲수술실에 일정한 방향으로 지속 촬영할 수 있도록 설치 ▲임의로 조작이 가능하지 않도록 설치 ▲고해상도(HD)급 이상의 성능 보유 ▲영상 정보의 안전한 보관을 위한 보관시설의 마련 또는 잠금장치 설치 등의 기준도 논의되고 있다.
국회가 승인한 수술실 CCTV 설치 예산은 37억6700만원. 정부 연구용역에서 CCTV 한 대당 2850만~50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예산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원 대상도 종합병원급은 제외한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이다.
복지부는 수술실이 1~2개 있는 병의원은 CCTV 설치 단가로 490만원이 들어간다고 봤다. 수술실이 3~4개인 곳은 1020만원, 5~10개인 곳은 2300만원, 11개 이상인 병의원은 3870만원이 들어간다고 계산했다. 이들 금액은 카메라, 저장장치, 보안프로그램, 설치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며 절반은 의료기관이 부담해야 한다.
복지부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수요 조사 결과 CCTV 설치 국비 지원 대상 병의원은 총 2091곳이다. 이 중 수술실 1~2개를 보유한 병의원이 1523곳으로 가장 많았고 수술실 3~4개 병의원이 439곳, 수술실 5~10개 병의원이 119곳, 수술실 11개 이상 병의원은 10곳이었다. 수술실이 11개 이상인 병의원은 서울에 8곳이 집중돼 있었고 대구와 부산에 한 곳씩 있었다.
지원 대상 병의원의 절반 이상인 1076곳은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서울이 634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가 365곳, 부산 166곳, 대구 112곳 순이었다. 세종시가 11곳으로 지원 대상 기관 숫자가 가장 적었다.
국비 지원 대상인 개별 의료기관은 설치비 전부를 우선 결제한 후 15일 안에 각 지자체에 예산 교부를 신청하면 된다. 담당자는 견적비의 적정성 등을 확인 후 계약을 하는 식이다. 지자체는 서면 또는 현장점검 등을 통해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각 의료기관은 수술실 CCTV 운영 전,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 관리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부는 올해 상반기에는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공포할 예정이다. 지자체는 다음 달까지 국고보조금 교부 신청을 받아서 교부하고, 법 시행 전인 9월까지 CCTV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이후 올해 말까지는 CCTV 설치 현황을 전수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복지부의 국고보조금 지원을 위한 신청을 안내하면서도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 범위에 '수면마취' 포함 여부는 논의 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의 마취 방식에 수면마취를 포함토록 하는 것은 법적, 의학적 측면에서 부당하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와는 별개로 마취 방식과 관계없이 수술실이 있는 의료기관에서도 설치비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국고보조금을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