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진단]당·정, 보여주기식 중재 그칠 가능성 높아…직역단체 '팽팽'
간호법, 윤 대통령 공약인데 과연? 국회 통과시 거부권 사용 물음표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을 둘러싸고 국회가 또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전초전에 불과했다면 이번엔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수싸움으로 뜨겁다.
쟁점 법안은 간호법 제정안과 일명 의사면허취소법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 앞서 의료계는 국회를 설득해 의사면허취소법 수정안을 준비했지만 국회 일정이 숨가쁘게 돌아가면서 일단 총력전으로 키를 잡았다.
결국 최대 쟁점 법안은 간호법.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이외 직역단체들의 시선은 13일 국회 본회의에 쏠렸다.
의협을 주축으로 한 13개 직역단체는 국회 본회의 통과시 총파업을 예고하며 배수의 진을 쳤고, 간호협회는 더이상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으로 팽팽하다. 평행선을 달리는 이들의 줄다리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
■쟁점1: 중재안 나올까?
일단 당·정이 직접 나서 11일 직역단체와의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해당 직역단체들의 분위기는 시큰둥하다.
간호협회 한 관계자는 "이제와서 무슨 중재안이냐"며 선을 그었다. 앞서 국회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복지부가 직역단체 입장을 수렴한 수정안을 제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쟁점 내용 상당수가 빠진 상황인데 이마저도 국회 통과를 못한다면 한치도 양보하기 어렵다는 게 간협의 입장이다.
의사협회 측도 강경하기는 마찬가지. 의료법 개정안은 몰라도 간호법은 협상할 여지없이 제정해선 안되는 법안이라는 입장으로 초강수를 두고 있어 협상의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당·정이 예고한 11일 민·당·정 간담회는 보여주기식 '중재'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쟁점 2: 간호법, 본회의 통과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통과 가능성 높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국회 본회의 통과를 전제로 후속 대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의료계 한 인사는 공식석상에서 "의협 내부에서도 간호법 통과를 기정사실로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얘기할 정도다.
앞서 간호법 등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직회부한 법안을 일괄 본회의 부의 여부를 결정짓는 표결 결과만 보더라도 과반수를 가볍게 넘긴 바 있다. 해당 법안처리 표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선이다.
■쟁점 3: 대통령 거부권 사용할까?
그렇다면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 등 복지위 법안이 통과될 경우 관심은 대통령 거부권 사용 여부로 쏠릴 전망이다. 의료계는 앞서 양곡관리법이 그러했듯 거부권 사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거부권을 사용한다면, 국회 본회의 정족수 2/3를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간호법 또한 양곡관리법의 뒤를 이어 폐기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윤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위키에서 간호개선방안 첫번째 공약으로 '간호법 제정 추진'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간호사의 근로환경 및 처우개선과 더불어 간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시 말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쓴다면 자신의 공약을 뒤집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과연 이를 감행할 것인가라는 물음표가 남는다.
특히 내년 총선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결국 이래도 저래도 보건의료계 상당한 여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간호법은 양곡관리법과는 결이 다르다. 특히 자신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의사협회를 주축으로 한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일정을 고려해 오는 19일까지 총파업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