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 규제 강화 제약계와 의료기기업계 온도차 이유는?

발행날짜: 2023-04-17 05:10:00
  •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이어 신고제 도입…불법행위 정조준
    제약업계 위험 외주화 한계론 대두…의료기기 기업들은 느긋

의약품·의료기기 판촉 영업자(CSO)에 대한 관리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제약과 의료기기 기업들의 위기감도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제약계에서는 상당한 폭풍이 일고 있는 반면 의료기기업계는 다소 느긋한 표정을 짓는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 의료기기의 유통 특성상 영향이 적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CSO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제약계와 의료기기업계의 위기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CSO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하는 약사법 개정안과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약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CSO 영업자에게 신고를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법안에 따라 내년부터 모든 CSO는 영업소 소재지 지방자치단체에 영업활동을 신고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한 제약사와 의료기기사들과 반드시 판매촉진 영업에 대한 위탁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현재 CSO를 통한 리베이트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이를 하나의 산업군으로 묶어 신고하게 함으로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의료법 개정안은 CSO를 통한 리베이트 근절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의료법에도 CSO가 의료인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지만 이를 받은 의료인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료법 개정안은 CSO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을 경우 CSO에 대한 처벌과 함께 수수한 의료인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했다.

이처럼 리베이트 금지에 이어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신고제까지 CSO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약업계는 판촉과 영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내 A제약사 임원은 "사실 CSO가 영업망 확대라는 목적도 있지만 솔직히 위험의 외주화라는 측면이 더 컸다"며 "상당수 기업들도 마찬가지 이유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지출보고서와 위탁 계약서가 의무화되면 어떻게든 연대 책임을 피해갈 수가 없다"며 "위험의 외주화가 아니라 오히려 리스크가 두배가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마찬가지 상황인 의료기기 기업들은 다소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의료기기 유통의 특성상 문제될 것이 거의 없다는 의견.

다만 만약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업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B의료기기 기업 대표는 "제약사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회사들 외에는 의료기기 유통 구조 특성상 CSO를 활용하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며 "이들 기업들이야 기왕 CSO를 쓰는 김에 의료기기까지 더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료기기는 의약품과 달리 전국 총판, 지역 총판, 대리점, 간납사, 직접 영업 등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판촉과 영업이 이뤄지고 있어 CSO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도 영역도 매우 협소한 편"이라며 "다만 만약 CSO를 털다가 의료기기 부분까지 같이 적발될 경우 업계 전체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경각심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간납사 등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간납사 또한 굳이 카테고리를 분류하면 CSO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이참에 한데 묶어 규제책을 요구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내 C의료기기 기업 임원은 "솔직히 CSO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간납사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넓게 보면 간납사 또한 일종의 CSO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사실 의료기기 분야의 경우 유통 경로에서의 문제 대부분이 간납사에서 나온다"며 "CSO에 대한 관리 방안이 강화되는 만큼 같은 기준을 간납사에 적용해주면 어떨까 하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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