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복지위, 보건의료 법안 대거 의결…의협·산과 "환영"
건보료 체납·불법개선 의료기관 관리 강화법안도 의결
선한 사마리아인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전액배상법과 CSO신고제법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보건의료 관련 법안을 대거 통과시켰다. 이날 의결한 법안은 법사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 절차가 밟는다.
의료계 특히 산부인과계의 염원인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가 전액 배상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사고피해구제 개정안이 8부 능선을 넘기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행법에선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재원 30%를 의료진에게 분담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과실이 없고,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전액 국가가 배상한다.
분만의료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의료기관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분만병원을 기피하는 현상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응급의료종사자가 업무수행 중이 아닐 때 실시한 응급의료·처치에 대해 형사책임 면제범위를 '사망'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복지위를 통과했다.
현행 응급의료법에선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을 감면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를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다'로 수정한 것.
이와 더불어 응급의료종사자가 실시한 응급의료행위에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감면하도록 했다. 현행법에선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로 정리하고 있지만 '감경 또는 면제한다'로 수정했다.
지난 8일 복지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도 일사천리로 의결했다.
이는 일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경우 요양급여비용 지급 과정에서 체납금을 공제하고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불법개설 사실 확인시 환수결정 통보 등을 거치지 않고 재산압류 처분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건보료를 체납하거나 불법개설 사무장병원 등은 상당한 여파가 예상된다.
재난적의료비도 법사위행에 올라탔다. 복지위는 현재 입원한 한해 적용 받았던 것에서 외래진료에서도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면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재난적의료비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희귀질환 진단·치료 과정에서 '희귀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료기기로서 국내에 대체 가능한 제품이 없는 의료기기'를 구입한 비용도 포함키로 했다.
제약 및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CSO신고제 법안도 법사위로 향했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에 신고 절차를 마친 CSO에게만 의약품 판촉·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으로 제약사도 신고된 CSO에게만 의약품 영업을 위탁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의료기사 면허규정을 강화한 의료기사법 개정안도 통과했다. 현재까지는 보건의료 관련 학과를 전공, 졸업하면 면허를 취득했지만 현장실습과목을 이수해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됐다.
이날 통과한 법안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산부인과의사회는 각각 성명서를 내고 "적극 환영한다"면서 법사위에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