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 치료 1차와 3차병원 큰 차이…"표준화 필요"

발행날짜: 2023-04-18 05:30:00
  •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의사 272명 설문 결과
    내시경 및 생검 비중 3차병원 압도적…처방 약물도 차이

국내에서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 Iirritable bowel syndrome)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개원가와 대학병원간에 치료법에 많은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장내시경과 생검 등의 시행률은 물론 처방 약제 등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치료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이 괴리를 좁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과민성 대장 증후군 치료 패턴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는 국내 의사들을 대상으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 질환에 대한 인식과 치료 패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오는 24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를 통해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인구 기반 연구에 따르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도 1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크게 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유병률은 9~9.6%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인식은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를 중심으로 대한대장항문학회 등은 2018년 국내 의료 상황에 맞춰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 지침을 발간한 바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표준 진료 지침인 Rome IV를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정한 것이 특징. 이번 설문조사는 과연 이 지침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됐다.

이에 따라 학회는 대한소화기학회 회원 중에서 국내 1차, 2차, 3차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 272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총 37가지 문항을 통해 치료 패턴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같은 Rome IV과 국내 가이드라인을 통해 치료를 진행해도 1차와 2차, 3차 의료기관간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진단에 있어서는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상당히 많은 부분이 표준화되고 있었다. 응답자의 82%가 진단기준에 맞춰 검사를 진행하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진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단을 위한 검사법과 그 기저는 의료기관 종별로 차이가 있었다. 1차 기관과 3차 기관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것( P<0.001).

구체적인 기준을 묻자 1차 의료기관 의사들 대부분은 약물 치료로 효과가 없어 대장 내시경을 시행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3차 의료기관 의사들은 '50세 이상 환자의 배변 습관 변화'에 따라 내시경을 시행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무작위 생검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식 차이가 있었다. 1차 및 2차 의료기관에 근무중인 의사보다 3차 의료기관 의사에게서 월등하게 생검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나왔기 때문이다(P=0.033).

의료기관 종별 과민성 대장 증후군 치료에 패턴 차이

이러한 차이는 같은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의료기관 종별로, 의사별로 인식 차가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주요 치료법 중 하나인 저FODMAP 식이 요법에 대한 인식도 상당 부분 개선돼 있었다. 61%가 환자에게 이를 권했다고 답한 것.

그러나 저FODMAP 식이 요법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역시 종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1, 2차 의료기관 의사들은 '환자가 식이요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3차 의료기관 의사들은 '효과에 개인차가 있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러한 차이는 약물 치료에서도 현저하게 나타났다. 1, 2차 의료기관과 3차 의료기관간 처방 약제도 달랐다는 의미다.

실제로 변비 우세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경우 1, 2차 의료기관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세로토닌 3형 수용체 길항제가 주로 처방됐고 3차 의료기관에서는 세로토닌 4형 수용체 작용제의 처방 비중이 높았다.

설사 우세 과민성 대장 증후군도 진경제는 1차와 2차 의료기관에서 많이 처방됐고 세로토닌 3형 수용체 길항제의 경우 3차 의료기관에서 많이 사용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 국내에서도 상당수 의사들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주요 임상적 양상을 인지하고 있고 이에 맞춰 진단과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의료기관 종별로 진단과 치료에는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Rome IV 기준과 국내 가이드라인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차도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진단과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이러한 괴리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학술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