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 총선기획단 구성…400만 회원 낙선운동 가시화
이번 주말 단체별 총파업 로드맵 논의…치협 총회 분수령
의료계 10여개 직역이 총파업을 결정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총선까지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를 주축으로 야당에 대한 낙선운동이 벌어질 전망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의료인면허취소법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단체장회의를 열고 연대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총파업을 결정한 만큼 다른 소속 단체들도 이에 부분적으로 동참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의사·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응급구조사·방사선사·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보건의료정보관리사들의 파업이 기정사실화 됐다.
또 이들 단체는 즉각 보건복지의료연대 총선기획단을 구성해 22대 총선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간호법·의료인면허취소법을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에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단체 회원을 모두 합하면 4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의료계에서 대대적인 민주당 낙선운동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아직 대통령 거부권이 남아있지만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계 갈등을 유발한 민주당을 심판하겠다는 것.
간무협 1차 파업은 오는 3~4일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일정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만큼 지난 25일처럼 연가투쟁 형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의 투쟁이 주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부턴 평일에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다른 보건복지의료연대 참여 단체들도 이사회 등을 통해 이에 동참하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투쟁 동원력이 확인되지 않아 부분적으로만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턴 내부 전파력과 실행력 문제라는 것.
또 각 참여단체는 이번 주말 대표자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파업 방식과 참여 인원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9일 열리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치협은 여기서 총파업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2차 파업은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83%의 응답자가 이에 찬성하는 등 회원 민의로 모은 상황이며, 오는 주말 의사대표자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감행하게 된다면 전면 파업까진 아니더라도 반나절 휴진 등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형태일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간무협의 1차 파업 이후 투쟁 로드맵 설정은 아직이다. 다만 대통령 거부권 무산 시 최종적으로 지방 6000~7000명 수도권 1만 명을 동원해 최대 1만7000명 규모의 총파업을 감행하겠다는 목표다.
개원가 혼란은 우려스럽다. 간무협 역시 총파업에 앞서 개원가의 협조와 지원을 얻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당분간은 연차를 소진해 현장 피해를 최소화하겠지만 상황에 따라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것. 투쟁 지속성을 위해 개원가 협조와 참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간호조무사 고용주 단체인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의협의 구체적인 논의가 아직인 만큼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삼가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사태를 야기한 민주당을 규탄해야 한다는 것엔 뜻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파업에 대한 민의는 모였고 이제 실행 하느냐 안하느냐 문제다. 간호조무사들이 파업하겠다면 개원의들은 어쩔 수 없다"며 "다만 아직 대통령 거부권이 남아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해당 법안은 정부도 여당도 원하지 않았고 야당이 힘으로 밀어 붙인 것이지만, 파업은 정부를 흔드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이어 "더욱이 양대노총이 간호법을 지지하며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파업을 하겠다면 신중한 논의를 바탕으로 모든 것을 다 걸고 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간무협은 이로 인한 국민 피해가 우려되는 것과 관련해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방향으로 투쟁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된 것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간무협 곽지연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총파업으로 국민께 잠시나마 불편을 드릴 수 있는 점 송구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가 무너지고 국민건강과 환자안전에 지속해서 위협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임을 알아달라"고 전했다.
간무협 전동환 기획실장은 "대통령 거부권과 민주당에 책임을 묻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아직 법안이 대통령실에 넘어가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라며 "현 시점에선 대통령 거부권보다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이를 중심으로 투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