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자 임상시험 확줄어...'다국가 임상'도 하락세

발행날짜: 2023-05-16 05:30:00 수정: 2023-05-16 11:16:09
  •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통계 2021년 842건 대비 15.6% 감소
    한국 글로벌 임상 점유율 5위…단일국가 임상 점유율 한계

한국의 임상시험이 엔데믹 여파에 따른 감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점유율 측면에서 선방했지만 다국가 임상 성장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이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서 신약 접근성과 국제 표준 이해도 향상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국가 임상시험의 성장기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한국의 임상시험이 엔데믹 여파에 따른 감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점유율 측면에서 선방했지만, 다국가 임상 성장이라는 과제를 남겼다.(자료사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하 코넷, KoNETCT)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2년 한국 임상시험 산업 정보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식약처 승인 의약품 임상시험은 711건으로 2021년 842건 대비 15.6% 감소했다.

이러한 수치는 2019년 임상 숫자인 714건과 유사한 수준으로 2020~2021년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활발해진 임상시험의 엔데믹 상황에서 줄어들었다는 평가. 이중 제약사 주도의 임상 수는 595건으로 전년 대비 12.4% 감소했지만, 비중은 83.7%로 전년 80.6% 대비 3.1%p 증가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수행한 국내 임상시험 중심으로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라는 게 코넷의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가 원개발사인 임상시험은 338건으로 전년 대비 15.1% 줄어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다국가 임상시험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을 효능군별로 살펴봤을 때 가장 많이 수행되고 있는 분야는 항암제로 전체 임상의 36.4%(259건)를 차지했지만 2021년 321건 대비(19.3%p) 임상수가 줄었다.

국내・다국가 구분 국내 식약처 IND 승인현황 (출처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 KoNECT 재가공)

반대로 임상시험 비중이 많이 증가한 분야는 내분비계와 면역억제제였다. 내분비계 임상은 92건으로 전년 대비 48.4% 증가했으며, 특히 국내 제약사가 수행한 임상시험이 37.7% 증가했다.

코넷은 "당뇨병을 비롯한 내분비·대사성 질환에 대한 국내 제약사의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며 "고령화와 식습관 변화 등에 따른 의약품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의뢰자별로 임상시험 수행현황을 살펴봤을 때 제약사 중에는 한국MSD가 20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을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사 중에는 종근당이 19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을 수행했으며 ▲한국얀센 19건 ▲대웅제약 16건 ▲한국로슈 15건 ▲한국노바티스 14건 순으로 많은 임상시험 수행 건수를 보였다.

글로벌 내 한국 임상 경쟁력…단일국가 점유율↑·다국가 임상↓

그러나 한국의 임상시험을 글로벌 차원에서 바라봤을 때는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은 지난해 전 세계적인 임상 위축으로 글로벌 상위 10위권 이내 국가 대부분이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글로벌 단일국가 임상 점유율 순위를 유지했다는 점.

효능군별 국내 식약처 IND 승인현황
(출처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 KoNECT 재가공)

특히, 제약사 의약품 임상시험 순위를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상승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및 임상시험 시장이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가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다국가 임상시험'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의 다국가 임상은 2011년 19위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10위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3년을 살펴보면 ▲2020년 3.20%(10위) ▲2021년 3.13%(10위) ▲2022년 3.01%(11위) 등으로 점유율과 순위가 모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국가 임상시험이 글로벌 경쟁력의 지표가 되는 이유는 국제 표준에 대한 이해도 향상과 국내 제약사업으로의 기술 및 기술 이전 그리고 선진국들의 인식 전환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또 글로벌 임상시험에 참여할 경우 별도의 가교시험 없이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접근성 향상의 이점이 존재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현재 한국의 임상시험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에 따라 점유율은 유지와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 감소에 따른 경쟁력 약화라는 딜레마가 존재하는 셈.

결국 한국의 임상시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줄어든 다국가 임상을 확장시켜 국내 단일 임상과의 균형을 맞추는 게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신청자 구분별 상위 기관 (출처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 KoNECT 재가공)

코넷은 "전 세계적으로 신약 개발 R&D 투자 성장이 둔화하면서 제약기업들은 비용효율성과
성공률이 높은 파이프라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향후 임상시험은 우수한 소수의 국가 및 임상 실시기관에서 수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코넷은 "이 때문에 다국가 임상에 참여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규제 간소화 및 분산형 임상 등 효율적인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국가를 벤치마킹해 신약 개발 및 임상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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