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세미나 열고 보험 상품화 전략 등 제시
패널들 디지털 치료기기 활성화 위해 급여화 중요성 강조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급여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은 27일 '디지털 치료제의 이해와 활용 : 정신건강관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시장 현황을 짚어보고 향후 보험산업계 전략을 검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보험연구원은 국내 보험사도 디지털 헬스케어 강화 전략을 세워야 하며 보험 상품화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해 눈길을 끌었다.
주제발표를 맡은 보험연구원 손재희 연구위원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디지털 헬스 영역의 하나로 의료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이 융합되면서 디지털 헬스 생태계에서 가장 첨단에 위치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웰니스 케어와 같은 단순 디지털 헬스가 아닌 디지털을 활용한 직접적인 질병 관리를 기대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인식은 아직 초기 단계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들어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어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고 봤다.
손 연구위원은 "투자 및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강화 전략으로 활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보험회사는 이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강화 전략의 하나로 디지털 치료제 활용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보험사처럼 국내 보험사도 디지털 치료기기 관련 스타트업 투자나 파트너십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이어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지정제를 통해 비급여로 선정된 디지털 치료기기는 보험상품화 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고대구로병원 송재준 교수(이비인후과, 뉴라이브 대표)는 웰니스와 헬스케어 장비를 구분해 웰니스 영역의 디지털 치료제는 확장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삼성화재 헬스케어 이해성 담당은 "B to C, B to C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 급여화 이전에도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웰니스 개념의 디지털 치료기기인 경우 보험 상품과의 연계성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고 시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또한 세미나 플로어 질문에 나선 삼성화재 박종문 파트장(헬스케어추진파트)은 현재 헬스케어 서비스 앱을 운영 중인데 향후 디지털 치료기기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특약상품으로 했을 때 의료법 위반 소지 여부를 물었다.
웰트 강성지 대표는 보험사에서 직접 (디지털 치료기기)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는 삼성화재가 아니라 삼성 바이오로직스와 연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그는 네비게이션을 통해 운전습관을 확인해 보험료와 연계하듯이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통해 건강한 습관을 유도하는 것은 해볼만 하다고 봤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은 디지털 치료기기 급여화의 중요성에 입을 모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용민 선임연구원은 "디지털 치료기기 확대 방안으로 급여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 파산의 결정적 원인은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선도적인 미국 스타트업 중 하나인 아킬리 인터렉티브 랩스의 경영 구조를 살펴볼 때 1700명 정도의 의료진이 연 4500건의 처방전을 발행했는데 이중 94%가 환자가 개인적으로 부담하고 3%만 급여, 3%는 무료 처방이 이뤄졌다. 그는 "선도 기업마저도 급여권 진입 여부가 재무적으로 좋은 않은 결과를 만들었다"면서 강조했다.
송 교수 또한 "해외 유명 디지털 치료기기 업체가 FDA 인증을 받고도 파산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이는 결국 보험금 지불자를 설득하는 게 실패했기 때문"이면서 "그나마 현 정부가 전향적인 입장에서 정책을 펼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