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칼럼]"리더가 수다스러우면 안된다?"(51편)

백진기 한독 대표
발행날짜: 2023-11-20 05:00:00

'저 사람 좀 수다스럽다'라고 하는 말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리더가 수다스럽다'는 말은 더욱 부정적이다. 심지어 리더가 수다스러우면 '너무 가벼워'란 평까지 듣는다. 나는 거꾸로 ‘리더는 수다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업무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단순업무라면 수다스럽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다. 이젠 단순업무는 없다. 할 일이 많고 그 할 일은 복잡하고 많은 직원이 관련되어 있다.

업무시작전, 중간, 업무완료 전과정에서 리더는 수다스러울 정도로 떠들어야 한다. 업무를 왜 해야 하는지? 이부분에 수다를 50%이상쓰는것을 권한다. 업무과정에는 뭘 참고해야 하고 어떤 부서나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업무완료가 되면 어떤 모양이 되는지에 대해 담당자와 끊임없이 수다를 떨어야 한다. 팀원이 저성과자나 신입이면 더욱더 그렇다. 전혀 다른방향으로 나가지 못할것이다. 아마 그 수다량만큼 업무완성도는 높아질 것이다.

리더는 지시를 하면 김대리가 일을 '별모양'으로 만들어 오겠지라고 기대했지만 원으로 만들어 오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리더 제일 큰 착각은 내생각처럼 팀원들이 움직일 것이라는 믿음이다.

내맘같이 될까? 택도 없다.

내 주관적인 생각이다.

업무말고 업무외적으로도 리더는 수다스러워야 한다.

매일 만나는 친구하고는 3, 4시간을 떠들어도 화제가 끊이지 않는다. 그 다음날도 또 만나 또 수다를 떤다. 고교시절 죽고 못 살던 친구를 오랫만에 보면 처음은 반가워 이것 저것 묻는다. 3분이면 대화종료다. 그리고 금방 데면데면해진다. 분위기가 어색하다.

두 사람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바스켓에 1리터든 2리터든 일정량의 수다가 차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 몇 년만에 만난 친구하고는 수다의 양이 바닥이다. 공동의 화제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니 그 모양이다. 커뮤니케이션 교집합은 "0"에 가깝다.

매일 만나 열나게 수다 떠는 친구하고의 화제는 풍성하다. 커뮤니케이션 교집합이 “1”에 가깝다.
척하면 알아듣는다. 일방적으로 하나는 듣고 나머지 하나는 수다를 떤다면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수다들(정보,의견,가십, 소문, 남에 대한 흉 등)이 왔다갔다 하기에 그런 관계가 유지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척하면 서로 알아듣는 팀이 되어야 시너지가 나온다. 가장 친해야 하는 팀원끼리 서로 말하기 힘든 상대라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사적인 것을 전부 배제하고 최고의 협업이 가능할까? 서로의 성격은 물론 장단점 조차도 모르는 팀장과 팀원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까?

하루중 가장 중요한 시간에 만나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팀원이다. 어떻게 가위로 오려내듯 공적인 면만 밝히며 직장생활을 할 수 있나?

커뮤니케이션 교집합부분을 사적:공적이 0.3 : 0.7이라면 공적인 면만 공유하면 그냥 0.7이고 일 때문에 만난사이다.
회사를 떠나면 끝이다.

그렇게 생활하면 일종의 선이 그어진다. 서로 넘지못할 선. 일도 거기 까지다. 두사람 사이를 이어줄 것은 끊임없는 수다다. 수다의 양을 늘려야 한다. 그 수다량에는 사적인 수다가 꼭 필요하다. 사적인 수다는 감정적 인연을 만들어 주는 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정량을 유지해야 한다.

누가 먼저 말을 걸어야 할까? 팀장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리더가 먼저 본인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disclosure)
리더가 되면 예수도,석가도 그랬듯이 같이 많이 떠든 제자(팀원)가 있고 그렇지 않은 제자(팀원)도 있다.

그래도 팀목표를 같이 달성해야 하는 팀원들이다. 수다에서 배제할 팀원은 없다

팀원이 10명이 있다면 커뮤니케이션 바스켓을 10개를 마련해보자. 어떤 팀원의 바스켓은 넘치지만 어떤 팀원의 바스켓은 밑바닥일 수가 있다. 개개인 팀원들의 바스켓에 의도적으로 최소한 기준의 수다량 이상을 채워보자
이 기회에 어떤 팀원과의 수다가 부족했는지를 파악해보자.

요는 척하면 알아듣고 행동할 수 있는 팀원과 팀장사이가 되어야 한다. 이는 선택사항이 아니고 필수사항이다.

‘수다떠는 것은 척하면 알아듣는 관계로 만드는 방법’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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