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노바티스, 기간 연장한 끝에 약가협상 합의
원샷 고가 치료제로 빠르면 2월 임상현장 등장 예고
한국노바티스의 세계 첫 유전성망막질환(IRD, Inherited Retinal Dystrophy) 유전자치료제인 '럭스터나(보레티진 네파보벡)'가 약가협상에 합의했다.
빠르면 2월 급여 등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제 관심은 치료제를 활용 가능한 의료기관은 어디일지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노바티스는 한 차례 기한을 연장한 끝에 약가협상에 최종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킴리아와 졸겐스마에 이어 또 하나의 원샷 치료제인 동시에 9억 5000만원의 약값으로 '초고가'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럭스터나는 IRD 발생원인 중 하나인 결핍, 결함이 있는 RPE65 유전자를 단 1회 투여만으로 정상 유전자로 대체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PE65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IRD는 눈에 들어온 시각 정보를 신경 신호로 변환하고 뇌로 전달하는 망막 내 시각 회로(visual cycle)에 이상이 생긴다. RPE65 유전자 돌연변이로 시각 회로에 필수적인 RPE65 단백질이 감소, 망막세포가 파괴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즉 럭스터나 투여 시 문제된 RPE65 유전자를 대체해 시력과 시야 등을 유지시켜준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노바티스는 건보공단과 12월 초까지였던 럭스터나 약가협상 기한에 합의하지 못했지만 지난 달 말 최종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만 거치면 오는 2월 임상현장에서 급여로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이제 관심은 럭스터나를 활용 가능한 의료기관은 어디일지다.
노바티스 측은 급여 등재 과정에 맞춰 국내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의료기관과 협의를 거치고 있는 상황.
다만, 아직까지 치료제 활용 가능한 의료기관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A상급종합병원 안과 교수는 "럭스터나가 국내 의료현장에 도입될 경우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할 것 같다. 지난해부터 이미 노바티스 측에서 활용 여부를 찾아와 묻기도 했다"며 "문제는 급여 적용이 된다고 해서 의료기술 적으로 단순하게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니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럭스터나는 급여 등재가 확정된 후 임상현장 활용 논의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여의도성모병원 노영정 교수(안과)는 "망막 밑에 치료제를 주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시세포 바닥에 있는 RP에 정확하게 치료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망막단층촬영기(OCT)가 부착된 기기를 활용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한데 해당 기기도 6억원 안팎"이라며 "자칫 엉뚱한 곳에 치료제를 투여했다가는 고가 치료제이기에 책임 소재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럭스터나 급여 적용에 따라 도입된다면 초기 치료제 투여를 위한 수술을 진행할 시 노바티스 측에서 숙련된 의료인이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치료제 비용 또한 양안 치료 시 9억 5000만원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성과 평가를 위해서는 한쪽 눈만 치료제를 투여해 비교해야 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치료제 가격 설정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